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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인의 골프 칼럼] “사장님~ 나이스 샷!”(1)

‘캐디’가 예쁘면 공이 잘 맞을까? 최재인 칼럼니스트l승인2022.05.18l수정2022.05.18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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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린에서 캐디와 함께 퍼팅 라인을 살피는 권오상,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자료사진=KPGA 제공)

[골프타임즈=최재인 칼럼니스트] 골프에서 ‘캐디’는 비빔밥에 필요한 참기름이 아닐까 싶다.

물론 고소한 맛의 참기름이 없어도 비빔밥을 먹을 수 있지만, 그래도 역시 비빔밥에는 참기름이 들어가야 제 맛이 난다.

싼 맛에 퍼블릭 코스에서 캐디 없이 라운딩을 해보면 ‘캐디’님의 고마움을 절실히 느낄 수 있다.

‘캐디’님의 도움 없이 라운딩을 할 경우 그린 주변에 골프채를 남기기도 하고, 그린의 경사를 잘못 본 탓에 쓰리 퍼터로 OECD에 걸려 머리에서 김이 날 때가 많았다.

골프장에서 우연히 만난 ‘캐디’가 예쁘면 “이것이 웬 떡이냐~”고 하지만, 그림의 떡일 뿐 ‘캐디’님의 말씀은 하느님의 말씀처럼 꼭 믿어야 한다.

제주도에서 라운딩을 하다 보면 분명 내리막 퍼팅인데 오르막이라 하고, 좌측 라이인데 우측이라고 아주 상반된 ‘캐디’의 조언을 들을 때가 많다.

도대체 이해가 안 돼 물어 보면 ‘캐디’는 “한라산 방향은 내리막 같아도 분명 오르막이 맞다”고 말해 일단 믿고 쳤더니 정말 신기하게도 맞았다.

세상일이 다 그러하듯 모든 분야에는 전문가가 있는데, 골프장에서는 ‘캐디’가 전문가임이 분명한데도 믿지 않고 자기 생각을 섞어 치다 보면 들어갈 공도 안 들어간다.

흔히 “세 여자 말을 잘 들어라~”라는 말이 공연히 생긴 말은 분명 아니다.

젊었을 때는 ‘캐디’가 그냥 그랬는데, 나이가 들어 보니 ‘캐디’가 점점 어려지고 이제는 딸 같이 나이 차가 나니 여자라고 생각하기보다 그냥 귀여워 보이니 어느새 늙었는지 반추해 본다.

옛날에는 ‘캐디’랑 농담도 하고 우스갯소리도 했지만, 이제는 세상이 바뀌어 엉뚱한 소리를 하거나 ‘캐디’가 느끼기에 수치심이 든다면 심각한 문제가 된다니 일단은 조심하는 것이 상책이다.

그런데 세상에 이런 이상한 잣대가 어디에 있는가 싶은 것이 ‘본인 기준’이라는 것인데, 그것을 어찌 가늠하고 기준을 잡을 수 있나?

그러니 라운딩을 할 때는 부처님 가운데 토막이 돼야지 공연히 껄떡(?)거리다가는 “조진 스키” 되기는 아주 쉬운 일이다.

가끔 ‘캐디’에게 라이(lie)를 잘못 봤다고 덤터기를 씌우는 골퍼를 보게 되는데, 그럴 때 나는 한마디 꼭 하고 싶다.

“그렇게 잘 알면 네가 보고 네 멋대로 치지 왜 꼭 ‘캐디’에게 물어보는 겨?”

그러나 이쯤 나이가 드니 참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캐디’는 단지 조력자이므로 공을 닦아주며 라이에 대한 의견을 줄 수 있지만, 결국 퍼팅하는 것은 골퍼 자신인데 ‘캐디’가 친 것처럼 나무라는 짓은 소인배가 아닌가 싶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유난히 골프가 잘되는 날은 ‘캐디’가 더 예뻐 보이고, 목소리도 친근감이 가는 것으로 보아 “잘되면 내 탓, 못되면 캐디 탓”은 아닌 것 같다.

언제부터인지 버디를 하면 ‘캐디’에게 팁으로 1만원을 등록금처럼 주는 것이 일반화되었는데, 안 주면 좀생이 같아지고 할 때마다 주려니 좀 아깝기도 한데 팁이란 것이 원래 그렇듯 약간의 ‘묵계’가 있는 듯하다.

가까운 골프 친구 중에 버디를 하면 만원 지폐를 접어 반지를 만들어 ‘캐디’ 손가락에 끼워주는 친구가 있다. 한번은 그 친구가 유난히 공을 잘 쳐서 ‘캐디’ 손가락에 6개의 반지를 끼워 줬고, ‘캐디’는 끝날 때까지 싱글벙글하면서 무척 좋아하는 모습에 그날은 동반자 모두 즐거운 라운딩이 되었다.

양손 손가락에 반지를 낀 그 ‘캐디’가 소문을 어떻게 냈는지 모르지만, 그 다음 라운딩에는 ‘캐디’ 신청이 치열했고 지나치던 ‘캐디’도 찾아와서 그 친구에게 먼저 인사했다.

그 친구는 인사를 받고 마는 것이 아니라 그때마다 만원으로 접은 반지를 끼워 주니 그 골프장에서는 ‘클럽 챔피언’보다 유명한 인사가 되었고, 캐디들 사이에서 그 친구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정도가 되었다.

그런 친구를 골프 멤버로 둔 덕분에 그 골프장에서 우리는 덩달아 인기가 있었고, 그 친구가 안 오는 라운딩에서는 내게 그 친구의 안부를 묻는 ‘캐디’가 꽤나 많았다.

그래서 나는 “세상은 뿌린 만큼 거두리라~”는 말이 제법 그럴싸하다고 느낀다.(계속)

최재인 칼럼니스트는...
(주)신화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사무소 설계부문 대표

최재인 칼럼니스트  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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