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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민의 샘터조롱박 81회] 잠자리

따로 또 같이 반복하며 노경민 작가l승인2022.05.12l수정2022.05.12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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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삽화=임중우)

[골프타임즈=노경민 작가] 결혼하는 딸에게 이른다.

“혹여 싸워도 한 이브자리에서 자야 하느니라. 부부가 따로 자면 마음도 멀어져 화해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부부는 함께 자는 거다.” 당부에 당부를 하신 대로 한 침대에서 잘 잤다. 그리 잘 자던 것이 큰 병을 앓으면서 수술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함께 잘 수가 없었다.

한 침대에서 뒤척이는 것도 신경 쓰이고, 자장가처럼 달콤하던 코고는 소리가 천둥소리처럼 신경을 거슬렸다. 몸에서 뿜어 내는 냄새까지 민감하다 보니 함께 자기는 고통이다. 결국 환자의 회복을 위해 거실로 내몰릴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홀가분하게 잘 지내다가 손자녀석의 출현으로 함께 자며 잠자리를 챙기느라 잠을 설친다. 그래도 행복한 것이 그 작은 녀석의 잠자리는 활기가 넘치고 천사를 품고 있어 행복함 그 자체다. 새근새근 코고는 소리도 예쁘고 발로 걷어차내는 이브자리 덮어주는 것도 기쁨이다.

어릴 적 단칸방에서 서로 엄마 옆에 자겠다고 소란을 피웠다. 결국 막내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벽을 보고 잤던 맏이의 설움이 있다. 아빠는 늘 문 앞쪽에 잤는데, 동생들은 왜 그리 많은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손자녀석도 초등학교 들어가면서 자기만의 공간으로 돌아갔다. 이제 혼자만의 잠자리로 돌아왔는데, 어느새 내 나이 60을 넘었다.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나이 들면 함께 자야 한다고. 홀로 자다 무슨 일이 생기면 대체능력이 떨어지니 서로의 숨소리를 들으며 자야 한단다.

주변에서 들리는 위급상황. 자다가 고르지 못한 숨소리를 듣고 일어나 살펴보니 이상하더란다. 깨워도 의식을 못 찾기에 바로 119 불러 병원응급실을 찾았단다. 지방 작은 병원에서 우선 응급처치하고 바로 서울 큰 병원으로 옮겼는데 큰 장애 없이 빠른 대체로 일상 생활로 돌아올 수 있었단다.

이제는 서로가 돌봐야 할 나이다. 잠자는 숨소리를 들으며 만일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방편이다. 뇌졸중이며 혈압으로 인한 장애를 빠른 시간 내 치료하면 큰 후유증 없이 생활 할 수 있다 하니 이제 함께 잔다.

아들녀석에게도 결혼 때 당부한 한방쓰기가 며늘애가 손자 낳아 산후원에서 집에 돌아오면서 각방이다. 코고는 아들 때문에 아기가 잠을 깬다고 거실로 밀려났다. 술까지 마신 날은 천둥 같은 코를 고니 함께 잔다는 건 민폐란다.

하긴 따로 또 같이 우리의 잠자리는 그렇게 색깔을 바꾸며 편안한 삶을 살아가리라.

노경민 작가
시와수상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작가는 현재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운영이사로 순수문예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노경민 작가  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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