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삽화=임중우)

[골프타임즈=노경민 작가] 온 산천에 봄이 가득하다.

나뭇가지마다 물이 오르고 땅을 뚫고 새싹들이 솟았다. 영산에 진달래피고 봄 처녀 제 오시네 노래한다. 봄나들이에 엉덩이가 들썩거린다. 산골친구가 기차 타고 내려오면 색다른 체험시켜준다고 전화다.

이제 막 땅을 뚫고 피어 오른 머우대를 꺾어 데쳐서 꼭 짠다. 두 세 장 겹쳐놓고 잡곡밥 한 수저 올리고 쌈장 조금 넣어 별미도시락 만든다. 커피와 뜨거운 물을 챙겨 배낭을 꾸리고 나선다. 자연이 주는 선물 찾아 나선다.

꽤 높은 산자락 아랫길을 빙 둘러 가면서 눈에 띄는 머우대와 두릅을 뜯고 청정지역 둘레길 에서 만나는 씀바귀가 너무 예쁘다. 취나물은 이제 손톱만큼 올라오고 있다. 작년 무성한 고사리 숲속길을 들어서니 새 고사리 순이 삐죽 고개를 내민다. 통통한 자태에 감탄이 절로 터지고 꺾는 순간 퍼지는 고사리향에 온 몸이 전율한다.

뜯어온 나물을 하나하나 분류하고 다듬어 데치면서도 나물마다의 향에 취한다. 머우대는 된장에 무치고 두릅은 초고추장 찍어먹고, 두릅전을 부쳐 달래장에 찍어 먹으니 힘이 솟는다. 엮어 놓은 굴비 꺼내 고사리 깔고 굴비매운탕을 하니 그 풍미가 최고다. 그야말로 봄이 입안에서 한바탕 잔치를 벌였다.

서울살이로 봄이면 쑥 밖에 몰라 답답한 마음에 야생화동호회도 가입하고 약초꾼동호회도 가입하여 따라다녀 보았으나 냉이를 가르쳐주고 나물종류 가르쳐주는 동호회는 없었다. 그러던 차에 친정살이 내려간 친구 집 찾았다 얻은 성과가 크다. 마트에서 만나는 하우스재배 나물에는 견줄 수가 없는 향과 직접 뜯고 다듬고 조리하니 더욱 맛이 배가 된다.

코로나19로 활동제한을 받아 겨우내 움츠렸던 몸에도 신진대사가 활발해졌다. 신진대사에 필요한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 등 각종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여야 한다. 섭취하지 못한 영양불균형은 온 몸의 기운이 없고 쉽게 피로하며 춘곤증이라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코로나19를 이겨낼 강정제는 ‘제철음식이 보약’이다.

봄이면 찾아 드는 춘곤증을 이겨내기 이만한 것이 없고 흙과 더불어 건강도 챙기고 체력도 키우는 산나물 뜯기다. 겨울 동안 저장한 땅의 기운을 뿜어내니 산삼이 따로 없다. 제철에 나는 식재료는 몸에 좋은 보약이 된다. 코로나19를 이겨낼 건강함이 가득하다.

봄의 생기가 온 몸에 활력을 준다.

노경민 작가는
시와수상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작가는 현재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운영이사로 순수문예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