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 자녀가 있는 부부가 이혼을 하는 경우, 상처는 오롯이 두 사람에게만 남는 것이 아니다. 첨예한 갈등 한가운데에 있는 어린 자녀들 또한 평생 잊기 힘든 기억을 갖게 되고 큰 상처로 남는 경우가 많다.

두 사람이 원만히 협의하여 이혼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그동안의 결혼생활을 청산한다는 것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 재산분할, 양육권, 위자료 등 분쟁의 요소는 많은데, 끝까지 두 사람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결국 재판상의 절차를 진행하는 수밖에 없다.

특히 미성년자 자녀를 둔 부부가 이혼하는 경우에는, 위자료나 재산분할의 문제 이외에도 친권, 양육권, 양육비, 면접교섭권 등 자녀의 친권과 양육과 관련한 요소들에 대하여 합의를 이루지 못해 재판까지 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자녀에 대한 권리를 포기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다, 간혹 친권과 양육권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을 자녀를 포기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실무상 소송을 하다보면 반대의 경우(서로 양육권을 가지지 않으려고 하는)도 종종 마주하게 되지만, 어떤 형태가 되었든 자녀의 친권, 양육권에 관한 다툼은 첨예할 수밖에 없다.

양육권소송에 있어 친권과 양육권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재판부에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소송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자녀들의 상처가 더욱 커진다는 점에서 보다 이성적인 태도로 소송에 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법원 역시 미성년자녀가 있는 상황에서 분쟁을 길게 이어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상대방보다 더 나은 양육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주장해 가정법원으로부터 자녀의 복리를 책임질 수 있는 보호자로 인정받아야 한다. 가정법원은 양육권자를 결정할 때 ‘자녀가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는가’를 중점으로 두고 있는데, 그것이 유일한 판단기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관련하여 법원은, 자녀와의 친밀도는 물론이고 경제적인 능력, 보조 양육자의 유무, 보호자의 양육 의지, 자녀의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양육자를 판단한다. 자녀가 일정연령 이상인 경우라면 아이의 의견을 상당 부분 수용하기도 하지만, 이를테면 자녀를 찾아가 ‘나와 살고 싶다고 말하지 않으면 너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라는 등 발언을 한 것이 드러난 경우처럼 자녀의 의사를 듣는 것이 자칫 자녀의 복리에 위협을 가해질 수 있다고 판단된다면 자녀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고 다른 요소들을 통해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양육권을 지정받지 못한 보호자는 면접교섭권을 갖지만, 양육비 지급의무를 지게 된다. 다만 자녀가 면접교섭 의무자와의 만남을 거부하거나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 면접교섭권의 사용이 제한되거나 변경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사랑하는 자녀의 보호자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상대방보다 더 나은 양육 환경을 조성할 수 있고 보조양육자 등의 도움으로 자녀가 안정감 있는 일상을 보낼 수 있다는 등 객관적인 주장을 근거를 통해 적극 소명해야 할 뿐 아니라, 아이에 대한 사랑과 관심, 애정을 객관적인 증거로 명확하게 설명하여 법원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스스로 법원에서 인정될만한 자신의 강점을 찾는 과정은 쉽지 않고 가정법원이 인정하는 기준에 대해 상세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다. 본인의 아이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객관적으로 소명하고 표현하는 것도 쉽지 않다.

여느 소송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이혼 친권, 양육권의 다툼이 있는 경우라면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법률적으로 미리 유리한 증거를 수집하고 상대방의 대응에 따라 적절한 입장을 피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에 따라 가사조사 및 아동 종합 심리검사 등을 적절히 활용하여 자녀에 대한 진심을 인정받고 친권, 양육권자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두 사람의 감정싸움에 자녀를 끌어들여 친권, 양육권 다툼을 이어가서는 안 될 것이다.

도움말 : 법률사무소 도안 박정호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