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박관식 객원기자] “실제로 술수의 학문들을 근대적 합리성만의 입장에서 판단한다면, 많은 문제점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건 그렇지 않습니다. 엄청난 철학적 오해가 부가된 것이죠. 90년대 이후 등장한 포스트모던과 양자론적 세계관 속에서 살펴본다면, 실로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학문적 접근은 쉽게 폄하해도 되는 그런 종류의 앎이 아닙니다.”

며칠 남지 않은 제20대 대통령선거 정국에 뼈 있는 말을 전한 인물이 있어 화제다.

그는 명리학의 최고봉 서적인 『신완역 삼명통회』(도서출판 말벗 刊) 출간을 곧 앞둔 중원(中垣) 민영현(閔泳炫) 철학박사이다.

민영현 박사는 “사실 상수역학과 관련된 명리학 및 한국무속의 전통과 그 근원으로서의 단군학에 대한 연구를 겸하고 있는 저자로서, 최근의 대선 판국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여러 일이 있다는 점이 아쉽다.”며 “대선과 관련하여 불거진 여러 문제에 대해 전문적인 연구자로서의 남다른 고심이 있었고, 지금도 있음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 아무런 죄 없이 난타당하고 있는 술수학의 현실 때문에 그렇다.”고 밝혔다.

이어 “잘 아시다시피 철학에서는 형이상의 세계에 대한 ‘형이상학’이란 영역이 있다.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학문적 접근 자체를 주요한 지혜의 영역 속에 포함한 것이다.”며 “그런데 근대 물질문명과 과학적 검증이란 방법론들은 이런 고차원의 세계를 물질적 저차원의 현실로 끌어내리고 만다. 간단히 말해 보지 못하는 한, 알지도 믿지도 못하겠다는 것이다.”고 전했다.

덧붙여 민 박사는 “세상은 보이는 것으로만 판단해도 무방한 게 아니다. 오히려 존재의 이중성과 인식의 중층성, 차원의 다양성 등은 세상을 이해하는 가장 기본적인 토대가 된다.”며 “그런데 이런 걸 모르니까 함부로 떠들게 된다. 아마도 알고 나면, 세상은 참으로 오묘하고 신비로 가득 차 있음을 실감할 것이다. 오히려 두렵기까지 한 앎의 세계다. 어쩌면 명리(命理), 즉 운명의 이치란 것이 그런 의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민영현 철학박사는 이번에 ‘명리의 백과사전’인 『삼명통회』 전권을 완역하면서 오히려 운명과 현실 그리고 예측의 어려움을 더더욱 절감하는 계기가 되었다고….이는 이미 알고 판단함에도 길흉의 어려움은 결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민 박사는 “역(易) 계사(繫辭)에는 길흉이 대업을 이룬다고 한다. 그렇다면 대업이란 또 무엇일까? 이는 주역 전체가 말하고자 하는 철학이 지닌 어려움이기도 할 것”이라며 “물론 철학을 전공하고 박사학위도 받았지만, 여전히 철학을 알지 못하는 저 자신의 모습과 그 상태는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고 술회한다.

민 박사는 개인적으로 『삼명통회』를 번역 출간하는 데 최근의 양자역학에서 상당한 모티브를 얻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고백한다. 보이지 않는 양자의 떨림과 울림이 현실로 나타난다는 것인데, 이런 떨림과 울림이 동양에서 말해 온 기(氣)의 생극제화와 유사했기 때문이라고….

이런 기의 생극제화를 가르쳐주는 책들이 바로 명리학의 서적들이다. 5대 명서로 「연해자평」, 「적천수」, 「궁통보감」, 「자평진전」, 「명리약언」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삼명통회』가 최고봉으로 불리는 것은, 황제의 명에 따라 관찬된 작업이기도 하지만 기의 움직임에 대한 이론적인 접근이 가장 합리적으로 서술되어 있는 탓이다.

민영현 박사는 “따라서 이를 학습하고 잘 이해해 본다면, 실로 동양 지혜의 핵심에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운명을 이해하고 자신의 삶을 개척하며 대업을 이루고자 하는 많은 분에게, 책은 하나의 밀알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참으로 그런 날이 오기를 또한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