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술쟁이

봄바람 살랑살랑 아지랑이 피어나고
눈 녹은 땅을 밀고 새싹이 돋았는데
얄밉다 심술쟁이야 꽃샘추위 바람아

솜이불 덮어쓰고 잠자던 꽃봉오리
따뜻한 봄볕 만나 꽃잎을 피웠는데
어디서 진눈개비가 길을 잘못 찾았나

한세상 살다 보면 꽃길도 가시밭도
얽이고 설키면서 사는 게 인생이라
고난이 친구다 하고 맘 편하게 지내자.

※ 연말이 어제 같았는데, 3월이라는 달력을 보고 다시 한 번 세월이 정말로 빠르다는 것을 느껴 봅니다.

해야 할 일은 태산 같으나,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삶인 것을 깊이 생각해 보면서, 만물이 소생하는 희망의 계절에, 우리 모두를 위한 하늘의 은총이 내리시길 기원 드립니다.

김보환 시조시인은
한국문학정신 시,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시조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 등단했다. 제2회 한하운문학상 시조 부문 최우수상 수상했으며 시조집 ‘물 따라 살아가니’를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