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박소향 시인] 바야흐로 해빙기다.

언젠가는 다시 돌아오는 부메랑처럼 봄이 오고 있다.

마른 풀밭 속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초록빛 물결. 자연의 신비와 위대함이 조금씩 고개를 들며 일어선다.

마른 갈대가 남은 호르몬을 날리며 저녁 강을 물들이면 가슴 속에서도 무엇인가 꿈틀거리듯 숨을 쉰다. 커피향이 유난히 짙게 풍겨오는 비 내리는 어느 날의 골목처럼 말이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두려움과 공존하던 과거의 시간들을 뒤로 하고 새롭게 시작해야 할 일들을 나열해 본다. 책상에 쌓였던 먼지를 털어내고 차곡차곡 시작을 알리는 과제들을 정리하며 머릿속을 뒤진다.

제목은 정해졌고 숙제를 시작해야 할 때.

낮은 자존감도 상처로 얼룩진 어느 한 페이지도 모두 지우고 일어나야 한다.

회복하는 힘은 위대하기에 대지를 물들이며 다가오는 봄의 전령처럼 마음의 창을 활짝 열기로 한다.

청춘은 오래 가지 않는다. 우리의 시간도 영원하지 않다. 목표를 알고 출항하는 배는 돛을 띄우고 대담하게 떠나는 것이다. 비로소 본격적인 자기만의 작업, 정착지를 찾은 사람들은 그 자리에 여장을 풀고 세상에 자랑할 수 있는 창조적 활동에 이바지하며 한 인간으로 성숙한 경지를 보여준다.

그리하여 언젠가 추억으로 사는 시절이 올 때 스스로를 달랠 수 있는 위안이 될 수 있도록....

윤리와 도덕이 내팽개쳐진 세상일지라도 우리는 남의 일에 시시비비를 따져가며 속을 끓일 필요가 없다. 간섭이란 선의의 충고와 훈계가 필요할 때만 있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낡은 윤리관에 대해 과감히 선전포고를 할 필요가 있다.

행복이란 신념과 용기가 있는 사람에게 부여된다.

상처를 입더라도 줄기차게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사람만이 그 댓가로 부여되는 행복을 차지할 수 있다.

바야흐로 해빙기가 왔으니 돛을 세우고 항해를 시작하자.

그간 가졌던 용기와 신념을 위하여.....박소향

시인 박소향은
한국문인협회과 과천문인협회 회원으로, 시와수상문학 사무국장과 도서출판 지식과사람들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시사랑운동’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