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유동완 기자]

▲ 강한서 캐스터가 번역한 'TIGER WOODS'

2019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우승 당시 美 대륙을 건너 대한민국에서 힘찬 응원의 목소리를 낸 사람이 있다.

그는 바로 PGA 투어 경기를 중계하는 JTBC GOLF 강한서(48) 캐스터로 “당시 우즈의 우승은 들뜬 마음을 추수리기 바빴고 중계 후 짜릿한 전율을 느꼈다.”며 “여운이 오래 남은 중계진은 방송(약 2시간)을 더 연장 진행한 추억이 있다”고 했다.

우즈는 긴 슬럼프(잦은 부상, 스캔들 등)끝에 2018년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우승하며 PGA 투어 통산 80승의 승전고를 울렸고 2013년 WGC-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이후 5년만에 부활에 성공했다.

이듬해 4월 마스터스 우승과 10월 조조 챔피언 정상에 오르며 샘 스니드(미국. 통산 82승)와 나란히 PGA 투어 최다승을 기록했다.

타이거 우즈와 강한서 캐스터는 1975년에 태어난 갑장으로 아주 특별한 인연이다. 수많은 사람들 중 같은 해에 태어난 것 만큼 값진 인연도 없을 것이다. 강 캐스터 역시 그렇게 믿고 있는 눈치다.

골프(GOLF)라는 스포츠를 몰랐던 강 캐스터에게 타이거 우즈는 골프라는 세상에 눈을 뜨게 했고 삶의 전부로 이끌었다.

우즈를 알게 된 시기는 미국 유학 시절인 23살, 공부 외 특별한 취미가 없던 강 캐스터는 TV 시청을 좋아했다. 우연히 TV를 통해 골프 경기를 보게 된 강 캐스터는 화면 속 흑인(유색인)골프 선수에 환호하는 미국인들의 함성을 들었고 그 주인공은 바로 타이거 우즈였다.

고등학교 졸업 후 미국 유학길에 오른 강 캐스터는 미국 웨스트 텍사스 A AND M 대학에 입학했다. 외국어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부모님의 권유로 유학길에 올랐고 자신감은 수월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이어졌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영어가 재미있었다는 강 캐스터는 다른 영역은 중위권이었지만 외국어 영어는 전교 1, 2등을 놓치지 않았다고 한다.

강한서 캐스터는 “고등학교 2학년(18세) 당시 청담동을 여행하는 외국인들과 주.중 저녁 시간 자연스레 얘기를 하게 되면서 영어에 흥미를 느꼈고 영어를 잘하지 못했던 자신이 더듬더듬 단어를 사용해 친구들의 질문에 답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고3 시절 영어에 대한 자신감(수능 모의고사)이 최고조였다는 강 캐스터는 “당시 외국어 영어 수업(시험)이 끝나면 반에서 1, 2등 하는 친구들과 답을 맞춰 본 시간이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1998년 한국에 돌아와 한국외대 무역학과에 편입한 그는 2년 후 졸업하고 일반 회사에 입사했지만 아나운서의 꿈을 접지 못하며 사표를 던졌다. 2003년 입사한 강원 민방(G1)은 강 캐스터의 아나운서 첫걸음 이었다.

이후 2004년 SBS 스포츠 중계를 맡았고 ANZ 레이디스 마스터스 첫 방송 후 각종 대회를 중계한 강 캐스터는 2007년 1월 센트리 오브 토너먼트 첫 중계 시작으로 올해까지 PGA 투어 중계를 진행중인 16년 차 베테랑이다.

▲ 호탕한 웃음이 트레이드 마크인 강한서 캐스터

우리에게 친근한 목소리를 들려주는 강한서 캐스터는 호탕한 웃음으로 중계방송을 이끌고 동반자(해설자)를 배려하며 매 라운드 상황에 걸맞는 주제와 플레이에 필요한 유창한 멘트로 경기를 지켜보는 골프 팬들을 유쾌하게 한다.

강 캐스터는 “PGA 투어 초년시절(2007년) 토너먼트 중계는 실수투성이였고 잘못된 정보로 현재 최고의 콤비를 자랑하는 장활영 해설위원에 눈총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고 얘기하며 환하게 웃었다.

한 달에 두 세 차례 PGA 투어를 중계하는 강한서 캐스터는 우연히 정우영(SBS 스포츠의 야구 캐스터)의 번역본(괴짜 야구 경제학. 미국 본)을 접하면서 자신도 번역을 한번 시도해 보고 싶었다.

물론 골프라는 스포츠가 중심이었던 강 캐스터는 여러 서점을 전전하던 중 타이거 우즈의 책에 눈이 갔다고 한다. 망설임조차 사치라고 생각한 그는 곧바로 출판사의 문을 두드렸고 서너 곳의 미팅 끝에 번역본 출간이 성사됐다고 전했다.

강 캐스터의 ‘TIGER WOODS’ 번역본은 약 1년의 시간이 걸렸다. 원본의 내용 중 자신이 마음을 빼앗긴 대목으로 ‘포기를 모르는 우즈’를 베스트로 손꼽았다.

이 내용은 온갖 부상으로부터 힘든 시간을 보내는 아들을 바라본 아버지 얼 우즈가 “그만”이라는 단어를 썼을 때 가장 무서웠고 “포기”를 두려워했던 우즈는 그 단어를 어릴 때도 절대 입 밖에 내지 않았다고 쓰여 있다.

책의 저자 제프 베네딕트-아먼 케티언은 ‘뉴욕 타임즈’의 베스트셀러였던 ‘더 시스템’(대학교 미식축구의 영광과 스캔들)의 작가들이다.

제프는 ‘스포츠 일러스트 레이티드’의 특집 기사에도 간간히 참여했고 15권의 책을 냈다. 아먼은 CBS 특파원으로 활동했고 ‘60미뉴츠’의 특파원을 오래 지냈으며 에미상을 11차례난 수상한 바 있다. 그 역시 10권의 책을 쓴 경력이 있다.

‘순수한 사람’ 강한서 캐스터는 “언젠가는 타이거 우즈는 만날 수도 있겠죠? 그 시기가 언제일지 알 수 없지만 그날이 내 인생 로또가 아닐까요(웃음)?”라며 수줍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