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박소향 시인] 가끔 우리는 인생의 스크래치가 생길 때 술을 마시곤 한다. 술을 마시면 울 수 있어서가 아니다. 

그것은 필시 눈물이 나도록 내버려 두고 싶어서이다.

본의 아니게 들이닥치는 부지불식간의 당황스런 고난이나 슬픔들을 이겨내기 위한 핑계라고 쳐두자. 

그래서 조금이라도 편해질 수 있다면 말이다.

인생의 한 가운데서 소중한 무엇을 잃어버리는 것만큼 큰 아픔은 없다. 

그 무엇으로도 위로를 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한 것을 잃는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지만 세상은 또, 인생은 또 우리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우리는 다시 그 시간을 견뎌낸다.

그래서 가끔 자신을 위로하며 멍 때리는 방법으로 술을 택한다.

그렇다고 고주망태나 술주정뱅이가 될 정도는 아니고 그저 자신을 조금 놓아주고 숨통을 트이기 위한 
하나의 작은 위안으로서 말이다.

“박 시인 술 마실 줄 알아요?” “아니요? 왜요?”
“에이 글을 쓰려면 술도 마실 줄 알아야지. 그래야 글이 술술 나오지”

그 이후로 가끔 글이 잘 써지지 않거나 힘든 일이 생길마다 때 홀짝홀짝 술을 마셨다.

그리고 지금은 몇 잔은 주고받을 정도?가 되었다는 거.....

그리고 또 울고 싶을 때는 술에 기대는 것도 괜찮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는 거.....

“너 많이 늘었다. 나보다 못 마시더니” 술을 마셔도 얼굴색 하나 안 변해서 부러하던 친구가 어느날 그랬다. 
기분이 묘했다.
“나이가 드니 술도 느네 ” 그러고 말았죠 뭐.....

살다보니 별 일이 다 있습디다. 살다보니 갑자기 욕도 먹습디다.

열심히 글 쓰고, 열심히 책 만들고,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산 것 뿐인데, 그래도 욕을 합디다.

“그렇게 사는게 부러웠나 봅니다.” 하고 말았죠 뭐.

세상 참 살기 힘듭디다. 압니다. 동감이라는 거.
동감하는 사람들끼리 파이팅하면 됩니다.

글 쓰는 사람이 술 한 잔도 못 한다는 말 듣기 싫어서 한 잔 했습니다.

아시죠? 그 이유를.......Sohyang

시인 박소향은
한국문인협회과 과천문인협회 회원으로, 시와수상문학 사무국장과 도서출판 지식과사람들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시사랑운동’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