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삽화=임중우)

[골프타임즈=노경민 작가] ‘그 다방에 들어설 때에 내 가슴은 뛰고 있었지’로 시작하는 찻집의 고독!

카페가 아닌 다방이라는 옛 이름이 정감 있다.

다방, 차를 나누는 방. 요즘과 달리 그 다방엔 꼭 약속이 있어서 찾아가기도 하고 행여 헤어진 연인이 올까 기웃거리기도 했다.

다방엔 예쁜 얼굴마담이 있고, 또 젊은 레지가 있어 손님을 맞아 주문도 받고 탁자에 커피 잔을 가져다주었다. 차 배달도 나가며 아직도 사무실에 생수나 보리차를 출근과 동시 서비스해주기도 한다. 나른한 오후를 깨워 줄 커피주문을 위해서다.

그녀가 들고 오는 보자기 안에는 동그란 쟁반에 커피 잔과 받침, 스푼 그리고 뜨거운 물이 담긴 보온물통이 있다. 입맛에 맞춰 커피 두 스푼에 프리마 두 스푼, 설탕 한 스푼 해서 커피를 타준다. 여유분도 있어 함께 목을 적신다.

동네다방에 동네 유지라도 나타나면 다방 안 레지에게 계란노른자 띄운 쌍화차가 돌려지고, 질겅질겅 씹던 껌을 탁자에 붙여주고 쌍화차를 비웠다.

이젠 보편화 된 커피문화로 식당보다 많은 카페가 들어섰다. 약속 없이도 혼자 찾아 들어 창가자리에 앉아 여유를 즐긴다. 노트북과 핸드폰 속에서 만나는 수많은 이야기 거리와 즐기기에 하루 종일도 부족하다.

집도 도서관도 아닌 카페에서 스터디하고 세미나도 연다. 글쟁이에겐 더 없이 좋은 미팅장소다. 옆 테이블의 수다가 반갑고 커피 향과 함께 관찰할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여름 더위 피하기도 이만한 피서지가 없고, 가을 단풍과 더불어 풍경을 즐긴다. 겨울추위도 이겨내는 곳이 이곳만 할까? 그렇게 따로 또 같이 차 한 잔으로 덥히며 산다. 아니 시원하게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나의 커피 잔, 그 잔 속에 위안이 있다.’는 카피가 뜨고 커피가 주는 안식에 베이커리 함께 하니 배가 되는 쉼터.

외로움이 아닌 자존감으로 가득 찬 그곳엔 찻집의 고독이 아닌 위안만이 가득하다. 오늘도 나는 카페순례에 나선다.

북카페로 갈까? 이색카페로 갈까? 아님 디저트 카페?

노경민 작가는
시와수상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작가는 현재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운영이사로 순수문예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