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김한솔 기자] 3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가 엿새 동안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22일 오후 올림픽메달플라자에서 경쟁 부문 및 피칭 프로젝트 시상식을 통해서 상영작 가운데 영화제가 추구하는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을 부문별로 선정해 각각 심사위원대상, 심사위원상, 관객특별상을 수여했다.

올해 한국단편경쟁 심사위원대상은 임대청 감독의 <말리언니>에게 돌아갔다. 심사위원은 심사평에서 “<말리언니>는 알 수 없는 끌림에 의해 도착한 곳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만든 목적이 명징하다”며 “있었던 일을 담담하게 말하고, 등장하는 사람들의 삶 속에 끼어드는 것이 미안하다는 듯 멀리 떨어져 묵묵히 보여준다”고 전했다.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임대청 감독은 “<말리언니>는 제가 공무원 일을 하면서 알게 된 말리 홀트 여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라며 “전문 영화감독이 아님에도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심사위원상에는 박찬우 감독의 <국가유공자>가 선정됐다. 심사평에서 “국가와 가족, 세대와 가치관 등 많은 이야깃거리를 갖고 있지만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은 채 담백하고 소박한 태도로 인물들을 그려내며 그 안에 섬세한 표현들을 완성해 나간다”면서 “영화를 만들어내는 감독의 정직하고 단단한 언어가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전했다.

박찬우 감독은 “영화를 제작하면서 사실 아버지에 대해 이해하려고 했던 목적은 없었다”며 “다만 관찰하고 영화에 담는 과정에서 그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큰 상을 수상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관객심사단이 선정하는 관객특별상 역시 임대청 감독의 <말리언니>로 선정됐다. 관객심사단은 “평창국제평화영화제의 올해 슬로건인 ‘새로운 희망’에 걸맞게 새로운 가족의 형태를 보여준 영화”라며 “희망찬 미래를 향한 올곧은 가치를 훌륭하게 그려냈다”고 평했다. 또한, “누군가 반드시 말해야 하지만 누구나 쉽게 꺼낼 수 없던 이야기를 만날 수 있게 해준 영화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신인 감독 작품을 소개하는 섹션으로, 심사위원대상에는 맷 챔버스 감독의 <바이크 도둑>, 심사위원상은 니콜라스 브룩만 감독의 <멈추지 않아>, 관객특별상에는 이재은 감독의 <성적표의 김민영>이 선정됐다.

<바이크 도둑> 선정에 대해 “1948년 네오리얼리즘의 문제가 2021년 현재, 또 다른 의미로 재현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라며 “매우 현재적이면서도 보편적인 문제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 모두 대상 선정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참석하지 못한 맷 챔버스 감독은 “상황이 여의치 않아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해 아쉽다” 며 “<바이크 도둑> 크루와 배우진을 대표해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영국 런던에서 수상 소감을 보내왔다. 이어 “여러분 모두가 행복하고 건강하길 바란다”고 안부를 기원했다.

이어 심사위원 상을 받은 <멈추지 않아>에 대해서는 “루게릭병을 앓고 있으나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의지를 꺽지 않는 아디의 삶은 팬데믹의 힘겨운 현실에 또 다른 메시지를 전해 주었다”며 “다큐멘터리가 갖고 있는 사실과 실재의 힘을 보여주었다”고 심사평을 전했다.

니콜라스 브룩만 감독도 “주인공 아디의 이야기는 매우 미국적이지만 가족과 의료 서비스라는 주제 그리고 아디가 겪은 일들은 보편적이고 저에게 정말 중요하다”고 밝히면서 “한국에 있는 관객들의 마음도 울린 것 같아 기쁘다”고 영상으로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어 “이 이야기가 널리 알려지길 원했는데, 정말 그렇게 된 것 같아 심사위원 분들과 관객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관객특별상 수상작은 이재은, 임지선 감독의 <성적표의 김민영>. 관객심사단은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재치 있는 연출로 표현했다”며 “관객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영화 속 세 주인공의 서사를 따라가며 ‘치유’라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 받았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경쟁 부문에서 끝까지 논의됐던 작품으로 경쟁 부문 심사위원들은 “국제장편경쟁 9편 모두 일상에 젖어 둔해 졌던 감각을 완전히 새롭게 한 훌륭한 작품들이었다”며 “소중한 일상과 영화의 가치를 전하고자 하는 영화제의 메시지가 수상작에 담겨 있다”고 심사 소감을 마쳤다.

두 감독은 “사실 관객상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했었는데, 너무 감사한 마음”이라며 “앞으로도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방은진 집행위원장은 이날 시상식에서 “우리가 추구하던 각자의 희망이 이루어지길 바란다”며 “평창에서 많은 영화인들과 관객들이 만난 그 모든 순간이 기적이었다”고 전했다.

문성근 이사장 역시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치룰 수 있게 해준 강원도와 평창군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