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유동완 기자]

▲ DB그룹 한국여자오픈 3라운드 단독 선두로 나선 박민지, 1번 홀 티 샷

파4 18번 홀 약 10m 거리의 내리막 성 버디를 성공시킨 박민지(23)가 DB그룹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2억 원) 셋째 날 단독 선두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박민지는 19일 충북 음성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 남,동 코스(파72. 6,763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 보기 프리 경기로 버디만 8개를 그려내며 8언더파 64타를 적어냈다.

3라운드 중간합계 15언더파 201타를 기록한 박민지는 이날 공동 선두로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박현경(21. 14언더파)에 1타 앞서며 시즌 4승의 챔피언다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버디를 잡아낸 8개 홀, 박민지의 플레이는 파 온 100%의 성공률을 기본으로 아이언 샷이 홀 컵 약 4m 안쪽에 여섯 홀이나 가깝게 붙이는 등 정교한 플레이로 내셔널타이틀 대회인 한국여자오픈을 빛냈다. 파4 2번 홀과 18번 홀 8m와 10m 거리의 버디 퍼트 역시 시즌 독보적인 챔피언의 플레이였다.

1, 2라운드 보기 2개씩을 범한 박민지는 이날 보기 없이 8타를 줄이며 데일리베스트로 선정, 대회 조직위가 준비한 태그호이어 고급시계를 증정(각 라운드당 최저타 기록선수에 지급)받게 된다.

2라운드 오전조로 경기를 마쳤던 박민지는 남은 3, 4라운드 스코어를 지켜갈지에 대한 질문에 “제가 지킬 것은 오직 페어웨이뿐입니다.”라는 얘기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녀의 얘기는 ‘메이저대회 셋팅으로 긴 러프에 볼이 들어가면 자신이 원하는 플레이를 할 수 없다’는 얘기로 페어웨이를 무조건 지켜야 한다는 자신만의 소신으로 해석됐다.

지난 4월 넥센-세인트나인마스터즈를 시작으로 시즌 4승 행보를 이어가는 박민지는 투어 통산 8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는 그녀는 내심 메이저  대회 우승을 기원하는 눈치다. 2라운드 직후 “굳이 메이저 대회 우승을 목표하지 않지만 모든 대회 우승하면 좋겠다.”고 얘기한 바 있다.

박민지는 방송 인터뷰에서 “박현경 프로가 앞서 나가서 현경이를 따라가려고 했고 버디 찬스를 만들어야만 따라갈 수 있었고 그렇게 하다 보니까 9언더가 된 줄 몰랐다. 내일도 페어웨이를 최대한 지키려고 할 거고 페어웨이만 지키면 기회가 오는 골프장이다. 최대한 공격적으로 쳐서 우승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DB그룹 한국여자오픈 3라운드 단독 2위 박현경, 1번 홀 티 샷

박민지와 3라운드를 함께한 박현경도 이날 7타를 줄였다. 파3 3번 홀과 11번 홀 약 9m, 10m 거리의 버디 퍼트로 전·후반 기세를 잡은 박현경은 박민지를 상대로 장군 멍군을 부르며 한 치의 양보 없는 경기를 펼쳤다.

13번 홀까지 한 타를 앞서 있던 균형은 파4 14번 홀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하고 쓰리온 투 퍼트로 보기를 적어낸 후 깨졌다. 이어 파4 15번 홀 버디를 추가하며 또다시 한 타를 앞섰지만 기쁨도 잠시, 17번 홀 버디를 잡아낸 박민지가 마지막 18번 홀 롱 퍼트 버디를 성공 시키자 박현경은 단숨에 2위로 밀렸다.

경기 후 박현경도 “오늘 즐거운 경기를 했다. 더 잘 친 박민지 프로가 있지만 후회 없는 경기였다. 더 이상 뒤를 볼 수 없고 피해 갈 수 없으니 위만 보고 달려야 할 거 같다.”며, “우승할 때는 역전을 많이 했고 선두로 나가서 우승한 적이 없었기에 따라가는 입장이 편하다. 내일 즐거운 경기가 될 거 같고 기대가 많이 된다.”고 전했다.

박현경은 올 시즌 제43회 KLPGA 챔피언십 우승하며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2년 연속 ‘메이저 퀸’에 등극한 그녀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지난주 박민지가 우승한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준우승했다.

2021 가장 핫 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박민지vs박현경이 20일 최종라운드 챔피언조에서 내셔널타이틀에 도전한다. 특히 시즌 5승 행보를 앞둔 박민지가 생애 첫 메이저 퀸에 도전하며 박현경은 통산 3번째 메이저 퀸을 위해 자웅에 나선다.

최종라운드 선의의 경쟁을 앞둔 박민지는 2016년 국가대표 시절을 보냈고 박현경 역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국가대표를 지냈다. 최종라운드 우승 경쟁에 나서는 그녀들은 2016년 국가대표 선후배 사이다.

5타를 줄인 이정민이 8언더파 단독 3위에 이름을 올렸고, 아마추어 황유민(국가대표)이 투어 통산 14승의 장하나(29)와 5언더파 공동 4위에 나란히 했다. 임희정, 최예림(이상 3언더파)이 공동 6위로 그 뒤를 이었다.

최혜진, 한진선, 김지영2 등이 2언더파 공동 8위를 마크했고 1라운드 단독 선두로 나섰던 이가영은 이날 3타를 잃는 등 경기력 저하로 공동 11위에 머물렀다.

한편, 2라운드 직후 부상 등을 이유로 14명의 선수가 대회를 기권했다. 본선 진출이 확정된 3라운드 기권한 선수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지만 언더파 경기를 소화한 선수는 단 12명에 그쳤다.

사진=대회조직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