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유동완 기자]

▲ 아놀드파머 인비테이셔널 우승한 브라이슨 디섐보, 대회 전통인 빨간 스웨터를 입고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사진=Golfweek)

‘괴력의 사나이’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아놀드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930만 달러) 역전 우승했다.

디섐보는 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베이힐 클럽&로지(파72. 7,466야드)에서 열린 최종라운드 버디 2개, 보기 1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대회를 마친 디섐보는 유럽의 강호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를 상대로 1타차 우승했다. 1, 2라운드 선두이던 코리 코너스(캐나다. 8언더파)와는 3타차 우승이다.

이날 디섐보는 드라이버 비거리 329야드를 넘나들었지만, 페어웨이 안착률 42.86%로 아주 저조했다. 아이언 샷이 그린 공략(77.78%)에 힘을 실었지만, 전반 1타를 줄이는데 그쳤고, 후반 9홀에선 좀처럼 스코어를 줄이지 못했다.

이틀 연속 6번 홀(파5) 해저드를 가로지르는 드라이버 티 샷으로 대회장을 찾은 갤러리들의 흥분과 환호성을 자아낸 디섐보는 원 온엔 실패했지만 ‘괴물 장타’의 존재감을 확연히 드러내며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날 6번 홀 드라이버 비거리는 377야드로 전날보다 7야드 더 보냈다.

17번 홀까지 1타를 앞섰던 디섐보는 박빙의 승부를 펼친 웨스트우드와 마지막 18번 홀 나란히 파세이브 하며 우승을 일궈냈다. 파 퍼트로 우승을 확정 지은 디섐보는 양팔을 힘차게 들어 올리며 승리를 자축했다.

디섐보의 이번 우승은 지난해 9월 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US 오픈 우승 이후 약 5개월 만에 쾌거이며 투어 통산 8승에 승수를 추가했다. 우승 상금 167만 4천 달러(약 18억 원)의 주인공이 된 디섐보는 상금 랭킹 1위로 올라섰고 페덱스컵 포인트 1위에 등극했다.

또한, PGA 투어에서 특정 선수의 이름을 걸고 열리는 ‘인비테이셔널’ 3개 대회 중 2개 대회를 석권했다. 디섐보는 2018년 ‘황금 곰’ 잭 니클라우스(미국)가 호스트로 나서는 메모리얼 토너먼트 정상에 올랐다.

이제 마지막 남은 인비테이셔널 대회는 최근 차량 전복 사고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이다. 2017년 투어에 데뷔한 디섐보는 그해 존디어 클래식을 시작으로 매년 1승 이상을 추가하고 있다.

디섐보는 대회 챔피언에게 주어지는 붉은 색 알파카 스웨터를 입고 시상식에 나선다. 이는 아놀드 파머가 생전에 즐겨 입던 가디건과 비슷한 스웨터로 아놀드파마를 기리는 이 대회 전통이다.

▲ 아놀드파머 인비테이셔널 최종라운드 18번 홀 파세이브 이후 리 웨스트우드 반응(사진= Golfweek)

올해 49살의 유럽의 강호 웨스트우드는 세계 랭킹 39위로 50세 이상 출전하는 챔피언스 투어를 1년여 남긴 상태지만 지난해 유러피언투어 상금왕에 오를 정도로 건재하다. PGA 투어 3승을 눈앞에 두고 역전패한 웨스트우드는 유러피언투어 통산 42승을 기록 중이다.

대회 3라운드 2번 홀(파3) 홀인원 등 전성기 시절의 플레이를 선보인 조던 스피스(미국. 6언더파)가 이날 3타를 잃는 등 전날의 경기력을 이어가지 못하고 공동 4위에 머물렀다.

올해 부활에 성공한 스피스는 피닉스 오픈 공동 4위, 페블비치 프로암 공동 3위,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공동 15위, 그리고 이번 대회 공동 4위 등 최근 4개 대회 순항하며 2017년 디 오픈 이후 통산 12승을 위해 힘찬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 올해 4개 대회 중 3개 대회 톱5에 이름을 올린 조던 스피스(사진=Golfweek)

한편, 우승 1순위로 기대치를 높였던 로리 매킬로리(북아일랜드)는 최종라운드 6번 홀(파5) 해저드를 가로지르는 티 샷을 선보였다 낭패 봤다. 티 샷을 두 번 물에 빠트린 매킬로이는 결국 이 홀에서 더블 보기를 적어내며 망연자실했다.

4라운드 버디 3개, 보기 4개, 더블 보기 1개를 묶어 친 매킬로이는 이날 4타를 잃는 등 최악의 하루를 보내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최종합계 3언더파 285타 공동 10위로 톱10에 진입한 매킬로이는 이번 주 2년 전 우승한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지난해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을 이유로 1라운드 직후 대회가 취소됐고 약 1년 만에 개최된다.

임성재(23. 1언더파) 역시 이날 4타를 잃으며 디펜딩 챔피언 티럴 해튼(잉글랜드) 등과 공동 21위에 머물렀고 안병훈(30. 3오버파)은 공동 43위다. 리키 파울러(미국. 11오버파)는 이번 대회 최하위인 72위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