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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향의 다듬이 소리 24회] 그리움이 그리워질 때

그래! 그렇게 잊으며 사는 거다 박소향 시인l승인2021.02.22l수정2021.02.22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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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타임즈=박소향 시인] 나이가 들어갈수록 가슴은 그리움으로 가득 찬다. 오래 전의 기억들이 추억이 아니라 짙은 그리움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마음껏 돌아다닐 수도, 멀리 여행을 갈 수도 없는 시절이다 보니 그 그리움들은 더욱더 짙어진다.

학창시절의 짝사랑한 암으로 일찍 세상을 떠난 교회 오빠, 여고 졸업 후 아름다운 꿈을 품은 채 교통사고로 떠난 단짝 은경이, 성폭행당한 후 혼자 임신중절 수술을 받다가 과다출혈로 사망한 친구, 5년간 동고동락하던 애견이 텅 빈 집에서 혼자 가버린 충격에 한동안 울었던 기억도 그리움이 됐다.

생각할수록 가슴 아프고 그리운 것들, 그런 그리움들이 한꺼번에 몰려올 때면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그냥 울어버리곤 한다. 오래간만에 설날 연휴 마지막 날 동해바다로 여행을 떠났다. 한꺼번에 몰려와 슬픔을 안겨주는 그리운 것들을 잊으려고, 힘들고 어려운 날들의 스트레스를 던져버리려고.

쪽빛으로 출렁대는 동해바다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오랜만에 방콕을 탈출해 멋진 해안도로를 달리고 달려 강릉의 밤바다 품에 안겼다. 시간 가는 줄 모른 원 없는 밤바다와의 해후, 멋졌다. 조금은 숨통이 트였다.

그래! 이렇게 잊으며 사는 거다.
잊으면서 살다가 그리움으로 너무 아플 때는 여행을 떠나는 거다. 삶이 견디기 어렵고, 힘들고, 아프고, 우울하고 슬플 때에도 훌쩍 떠나는 거다. ‘그리움은 별거 아냐. 인생도 뭐 별거 있나’ 라는 말이 저절로 떠오르는 여행으로 자신을 위로하며 오늘과 내일, 먼 미래까지 사랑하자.

목숨 거는 사랑 하나 아직 갖지 못한 쓸쓸한 너의 제단 위에
야윈 촛불 한 줌 켜두고 눈물도 없는 이 뜨거운 감성의 말로를
아직도 고백하고 있는 나…박소향

시인 박소향
한국문인협회과 과천문인협회 회원으로, 시와수상문학 사무국장과 도서출판 지식과사람들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시사랑운동’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박소향 시인  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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