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여백

[노경민의 샘터조롱박 23회] 하루를 살아내기

즐거운 나날에 감사의 마음 늘 함께하기를 노경민 작가l승인2021.02.18l수정2021.02.18 08:45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삽화=임중우)

[골프타임즈=노경민 작가] 하루에도 마음이 열두 번은 바뀐다. 아니 어디 열두 번뿐이랴. 시시때때로 요동친다. 갈피를 못 잡고 이리 해볼까, 저리 해 볼까, 아니면 아예 아무것도 하지 말까…생각이 많다.

하루의 시작 중 어려운 것은 6살 손자 녀석 유치원 등원이다. 제시간에 자고 일어나면 문제가 없는데 놀기 바빠 자는 시간을 넘어 늦으면 아침도 늦어진다. 동요가 안 되면 유투브의 미니특공대나 레고시티를 머리맡에 틀어놓는다.

아침 먹거리를 챙기는 것도 쉽지 않다. 손자가 좋아하는 블루베리를 놓을 것인가, 사과를 깎아줄까, 바나나를 줘야 되나? 우유에 포스트를 타고 비타민도 챙겨 곤한 잠을 깨운다. 제시간에 일어나 식탁에 앉아서 ‘밥 주세요’ 하는 날의 기쁨이란 안 키워보신 분은 모르리라.

옷 입힌 후 마스크까지 씌워 가방은 내가 들고 유치원 등원차를 기다리며 도둑과 경찰놀이를 한다. 차가 일찍 오면 많이 못 놀았다 툴툴거리는 녀석을 차에 올리고 바이바이 손 흔들면 어찌나 시원하던지…….

엄마 앞에서는 혼자 옷도 입고 밥도 잘 먹는 녀석인데 할미 손엔 다 해 달란다. 밥도 먹여 줘야 하고, 양말이며 옷도 입혀줘야 하고, 가방은 할미 몫이다. 선택의 여지없이 오냐오냐 다 받아주는 게 할머니이다 보니 뉘 탓을 할꼬. 함께 할 수 있는 그것만으로도 행복이니 포기할 수 없다.

녀석을 등원시킨 후 한숨 돌리며 오늘의 일정을 챙겨본다. 이대로 누워 한잠 더 잘까…지친 심신이 누우란다. 누웠다가 아까운 시간을 이리 보낼 수 없지 싶어 벌떡 일어나 책상 앞에 앉는다. 컴퓨터를 켜고 블로그 정리를 한다. 지나간 시간과 현재의 시간이 공존하는 곳에서 새로운 오늘을 만든다.

창밖을 보니 햇살도 좋고 바람도 없는 듯싶어 간단한 차림으로 이어폰을 챙겨 집을 나선다. 오랜만의 만보걷기로 땅 냄새의 안부를 물으며 주변 풍경도 둘러본다. 만보를 채운 몸을 욕조에 담그면 스며드는 나른한 만족감, 소소한 행복에 잘 걸었다고 칭찬한다.

점심은 무얼 할까? 혼자만의 점심이니 그냥 떡 하나? 아니면 컵라면? 아니지 만보 운동을 했으니 달걀을 삶고 잘 담근 피클과 함께 샐러드의 오찬을 즐기자. 식탁에 잘 차려진 음식의 하나하나마다에서 싱그러운 에너지가 살아난다. 헤이즐넛 한 잔으로 입을 가신 후 오후 3시 녀석의 귀가를 기다린다.

아침마다 일어나고 싶은 열정, 하루를 부지런히 사는 일거리가 있고, 잠자리에 들 때 즐거운 하루이었음에 감사하는 마음이 늘 함께하기를 갈망한다.

노경민 작가
시와수상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작가는 현재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 운영이사로 순수문예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노경민 작가  master@thegolftimes.co.kr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골프장TF전략사업기사제보광고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특별시 중구 충무로2가 50-5 태호빌딩 505호  |  발행·편집인 : 문정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문정호  |  전화 : 02-2277-7371  |  팩스 : 02-2277-1480  |  이메일 : master@thegolftimes.co.kr
제호명 : 골프타임즈  |  문광부등록번호: 서울 아 02033  |  사업자등록번호 : 202-16-92335  |  통신판매업사업자번호 : 제2012-서울중구-0827호  |  출원번호 : 40-2012-0016887
골프타임즈는 상표법에 의거하여 특허청에 상표(국,영문)등록이 되어있습니다.  |  골프타임즈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 보호를 받으며 무단복제 및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2021 골프타임즈.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