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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의 편지 송수복 제4회] 요양원의 친정어머니 ‘둘째딸’

슬픈 지난날을 그리움의 감동으로 만들어준 간호사 송수복 시인l승인2021.02.10l수정2021.02.10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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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타임즈=송수복 시인] ‘언니! 출출할 때 간식으로 드세요,’
카카오톡의 친절한 문구와 초콜릿 케이크 선물을 보는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그녀는 친정어머니가 치매판정을 받고 입소했던 요양원의 친절한 간호사입니다.

어머니는 낯선 요양원에서 상냥하고 다정하게 다가온 그녀에게 남다른 깊은 정이 들었나봅니다. 아예 둘째 딸로 여기며 호칭도 ‘둘째 딸’이라고 했습니다.

어머니는 부지런하고 인정이 많은 분이셨습니다. 사탕 하나도 둘째딸과 나눠먹고 당신 밥그릇은 꼭 당신이 치우셨다고 합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 사이로 함께 생활하면서 많은 의지가 됐었나 봅니다. 첫째인 나는 주말에 한 번씩 뵙지만…….

시어머니는 지병과 치매로 많은 고통을 겪다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얼마 안 있다가 친정어머니가 치매라니 기가 막혔습니다. 내가 살갑게 보살펴 드릴 수 없어 요양원을 친정집이라 여기며 입소시킨 그날은 평생 씻을 수 없는 불효의 날이 되었습니다.

요양원 원장과 요양보호사들도 어르신들을 성심껏 보살폈습니다. 저도 친정집처럼 편안하게 드나들며 어머니가 오래오래 살아계시기를 바라고 원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2015년 음력 섣달 그믐날 95세로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친정어머니에게 ‘둘째딸’의 인연이 되어준 그녀는 요양원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어른이 보고 싶다며 안타까운 목소리로 안부 전화를 주곤 합니다. 심성 고운 그녀의 목소리는 언제나 따뜻합니다.

올해도 친정어머니를 잊지 않고 보내준 그녀의 깊은 사랑에 감사를 전합니다. 설날과 겹친 어머니 기일을 앞두고 그녀가 보내온 초콜릿 케이크에 촛불을 켠 후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슬픈 지난날을 그리움의 감동으로 만들어준 간호사, 그녀가 늘 무탈하기를.

시인 송수복
시와수상문학작가회 수석부회장 송수복 시인은 서울시 청소년지도자 문화예술 대상·시와수상문학 문학상 수상. 시낭송과 시극 등 다양하게 활동하는 송 시인은 첫 시집 ‘황혼의 숲길에’ 이어 두 번째 시집을 준비 중이다.

송수복 시인  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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