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유동완 기자]

▲ 2020 롤렉스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김세영(사진=LPGA TOUR)

김세영(27)이 2020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에 이어 LPGA 롤렉스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김세영은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로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총상금 300만 달러) 최종라운드 버디 3개, 보기 3개를 묶어 이븐파 72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한 김세영은 이날 우승 경쟁을 펼친 고진영(25.18언더파)에 5타 뒤진 스코어로 호주의 한나 그린과 공동 2위로 올 시즌을 최종전을 마쳤다.

김세영에겐 아쉬움이 상당한 하루였다. 타이틀 방어에 나선 김세영이 우승을 했다면 대회 10년만 2연패 기록의 주인공은 물론 2년 연속 레이스 투 더 CME 글로브 챔피언에 등극하며 새로운 역사를 써냈을 것이다.

최종라운드 11번 홀 보기 이후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지며 자신의 경기를 펼치지 못한 김세영은 이날 페어웨이 안착률(85.71%)과 그린 적중률(83.33%)은 비교적 준수했지만 퍼트 수가 30개를 넘어 33개로 이 대회 최악의 퍼트 수를 기록하며 우승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친 김세영은 올 시즌 ‘메이저 퀸’에 등극했고 한 해를 마무리하며 LPGA 투어 최고 권위의 롤렉스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한국 선수로는 2013년 박인비(32)를 시작으로 2017년 박성현, 유소연이 공동 수상했고 지난해 2019년 고진영에 이어 김세영이 그 맥을 이었다.

또한, 공동 2위 상금 20만 9,555만 달러를 보너스로 받은 김세영은 LPGA 투어 통산 상금 1,000만 달러를 돌파(10,083,669달러)하며 역대 18번째 선수가 됐다.

한국 선수 중 1,000만 달러를 돌파한 선수는 박세리, 박인비, 최나연, 유소연 등으로 김세영이 5번째다.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김세영은 “너무 원하던 것 중 하나가 롤렉스 올해의 선수상인데, 이렇게 하게 돼서 너무 기쁘다. 비록 이번 주에 우승은 못 했지만 내가 올해 이루고 싶었던 것은 충분히 이뤄서 기쁘다.”며, “올 시즌을 잘 마무리해서 너무 기쁘다. 오프시즌에 준비를 잘해서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리도록 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최종라운드 10번 홀까지 동타를 이룬 김세영과 고진영의 승부처는 11번 홀(파4)이었다. 티 샷 한 볼이 페어웨이에서 튕겨 오른쪽 나무가 있는 곳으로 떨어진 김세영의 볼과 러프와 벙커 사이에 떨어진 고진영의 볼이 승부를 가렸다.

두 선수는 이 홀에서 파 온에 실패하며 세 번째 샷 만에 그린에 올렸다. 약 5m 거리의 파 퍼트를 실패한 김세영에 비해 프린지에서 약 10m가 넘는 거리를 퍼트로 파세이브에 성공한 고진영이 12번 홀(파3)부터 18번 홀(파4)까지 5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세계 랭킹 1, 2인 고진영과 김세영은 대회 첫날 공동 6위와 공동 3위로 1라운드를 소화했다. 이어 둘째 날 고진영이 선두에 올랐고, 셋째 날 김세영이 선두로 나서며 최종라운드까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우승 경쟁이 펼쳐졌다. 후반 집중력이 더했던 고진영이 최종전 우승하며 투어 통산 7승에 승수를 추가했다.

▲ 2020 LPGA 최종전 우승하며 상금왕에 오른 고진영(사진=게티 이미지)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랭킹 1위와 상금왕에 오른 고진영은 “아직 믿기지 않은다. 내가 쳤지만 내가 했나 싶을 정도로 후반에는 플레이를 잘했던 것 같고, 나도 잘하긴 했지만 언니도 잘했다. 그리고 언니보다 내가 조금 더 잘했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진영은 최종전 우승으로 상금왕에 올랐다. 올 시즌 4개 대회 출전 만에 상금왕이 된 고진영은 우승 상금 110만 달러(약 12억 1000만 원)를 보너스로 받으며 총상금 166만 7925달러(약 18억 3000만 원)로 상금왕에 등극했다.

베어 트로피(최저 타수상) 수상은 대니엘 강(미국)이 차지했다. 김세영은 현재 평균 타수 68.677타로 가장 좋지만, 수상을 하기 위한 최소 충족 요건인 48라운드를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에 베어 트로피 수상 조건이 성립하지 않았다.

지난 10월 미국으로의 출국을 하루 앞뒀던 김세영은 골프 타임즈와의 전화 통화에서 ‘명예의 전당, 세계 랭킹 1위, 그랜드 슬램’ 등 자신의 목표를 토로했다. 이를 위해 한 발 한 발 자신의 꿈을 위해 도약하는 김세영이 이제 막 한 계단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