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문정호 기자] 6일 경기 파주에 위치한 서원밸리CC(파72, 7,010야드)에서 열린 2020시즌 KPGA(한국프로골프) 코리안투어 최종전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우승상금 2억원) 둘째 날 문경준(38)은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잡고 5언더파 67타 중간합계 12언더파 132타(65-67)로 이 시간 현재 단독 선두에 올랐다.

오전조로 10번홀(파4)에서 버디 잡고 출발해 12번홀(파4)로 전반 2타를 줄인 문경준은 후반 버디 3개를 추가해 3타를 줄여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리며 일찌감치 경기를 마쳤다.

지난해 대상과 함께 4관왕에 올라 꾸준함을 보여준 문경준은 이번 시즌 여러 차례 우승 찬스를 맞았으나 후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시즌 현재 대상 포인트 8위(2,145.55)에 올라있다.

문경준은 지난 2015년 제34회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첫 승 이후 5년 만에 2승에 도전한다.

경기를 마치고 문경준을 만나 소감을 들었다.

▲ 경기 소감?
첫날보다 핀 위치가 까다로웠다. 티샷 때 전략을 잘 세웠고 어려운 상황에서 리커버리가 잘돼 좋은 스코어를 기록했다. 경기 초반 바람이 거의 없다 후반에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분지 형태의 홀들이 몇 개 있는데 그 홀에서 바람 방향이 수시로 바뀌어 헷갈렸다.

▲ 올해 여러 우승 찬스가 있었지만 후반에 부진했다. 나름 아쉬움이 많을 것 같다.
2015년 첫 승 이후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 우승에 대한 기대도 크다. 조바심을 갖지 않고 우승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감이 좋아 흐름만 잘 타면 우승할 수 있다고 믿는다. 다만 스스로 생각이 많은 편이다. 선두권에 있을 때 단순하게 생각하려고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직전 대회(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에서 이원준 선수와 최종라운드 함께 플레이했는데 나처럼 긴장하고 있었다. 흐름이 좋으니 긴장감을 갖고 플레이해도 결국 우승해 우승을 할 때가 되면 나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 남은 라운드 전략?
그린 위에서 플레이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 같다. 그린 컨디션은 이번 시즌 열린 대회 중 제일 좋다. 그린 스피드(1R : 3.4m/s, 2R : 3.6m/s)도 빠르고 수분도 충분해 관리가 정말 잘 돼 있다. 그린 경사가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에 이 점에 신경 써서 경기해야 할 것이다.

사실 이곳에서 대회는 처음이다. 2라운드 돌았지만 아직 코스를 잘 몰라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 지난해 최종전(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3라운드까지 단독선두를 유지하다 최종라운드 샷 난조로 우승에 실패했다. 지난 경험이 시즌 최종전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지?
솔직히 다 잊었다. 당시 결과는 지금도 알지만 상황이나 과정 등은 모두 잊어 특별히 의식되고 있지 않다.

▲ 이번 시즌을 되돌아본다면?
코로나19로 인해 시즌 초반 대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 걱정되고 혼란스러웠다. KPGA와 대회 스폰서들이 대처를 잘했고 방역 관련 부분은 철저하고 완벽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개인은 물론 가족과 지인 등의 건강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하루빨리 갤러리들이 입장해 함께 했으면 좋겠다.

▲ 다른 시즌에 비해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냈을 것 같다.
아들이 3명(3세, 5세, 8세) 있다. 초반 대회가 없다 보니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했다. 집에 있으면서 공부도 가르쳐 주고 놀아도 하고 좋은 곳도 많이 데려갔다. ‘내가 사실 아빠인데 그동안 이들에게 제대로 아빠 역할을 한 것일까?’라는 생각도 했다. 아이들도 예전과 다르게 내가 대회장으로 가면 ‘아빠, 언제와?’ 연락하면서 빨리 오라고 떼를 쓸 때도 있다.

사진제공=KP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