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유동완 기자]

▲ 2020 제네시스 챔피언십 챔피언 김태훈, 우승 상금 3억 원의 주인공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KPGA)

김태훈(35)이 KPGA 코리안투어 최고 상금 규모의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 정상에 올랐다.

김태훈은 11일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 어반, 링크스 코스(파72. 7,350야드)에서 열린 최종라운드 한 타를 잃으며 오버파 경기를 펼쳤음에도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전반 4번 홀(파4) 페어웨이를 지킨 김태훈이 파 온 성공 후 버디를 그려냈고, 이어진 6, 7번 홀 그린 위 퍼트 말썽으로 두 타를 잃었다. 9, 10번 홀 파 온 실패 후 연속 두 홀 보기를 범한 김태훈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날 두 번째 버디는 13번 홀(파3)에서 나왔다. 티 샷 한 볼이 홀 컵을 지나갔지만 내리막 경사를 타고 핀 약 1.5m에 붙으며 버디로 한 타를 줄였다.

단독 2위 이재경(21)에 두 타 앞선 김태훈이 14번 홀(파4) 파 온에 성공하며 다시 한번 버디 찬스를 만들었다. 반면, 이재경은 15번 홀(파5) 투온을 노리며 3번 우드로 그린을 공략, 이글 기회를 잡았다.

‘버디와 이글…’ 이재경은 그린 주변 프린지에서 퍼트로 이글을 노렸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버디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김태훈은 약 5m 거리의 버디를 그려내며 두 선수의 팽팽한 긴장감은 더욱 더해졌다.

파 행진을 이어온 두 선수의 2타차 승부는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결정됐다. 먼저 경기를 마친 이재경은 1m 남짓 버디 퍼트를 실패하며 연장 승부의 희망마저 사라졌다. 2타 차 앞선 김태훈은 18번 홀 우드로 안정적인 플레이로 페어웨이를 지켜갔다.

두 번째 샷 또한 아이언으로 구사한 김태훈은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며 약 7m 버디 찬스를 만들었다. 버디 퍼트는 홀 컵을 지나 1m 안쪽에 보내졌고 파 퍼트를 성공시킨 김태훈이 우승을 확정 지으며 양손을 번쩍 들어 올렸고, 캐디로 함께 한 아버지와 포옹으로 기쁨을 나눴다.

우승한 김태훈은 “최종라운드 웃게 되 기쁘다. 오늘 전반에 게임이 잘 안 풀렸다. 모든 게 항상 긴장을 하면 경기가 안 되는 걸 알기에 후반 마음을 비우고 플레이한 결과가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날 승부처로는 “13번 홀 파3에서 쉽게 버디를 잡은 것과 16번 홀 파 세이브가 오늘 우승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며, 지난해 태어난 아들에게 “시은아 아빠 우승했다.”고 소리치며 활짝 웃었다.

▲ 제네시스 챔피언십, 캐디로 함께 한 아버지와 우승확정 후 엄지척하는 김태훈(KPGA)

또한, 나흘 동안 캐디로 고생한 아버지를 향해 “아버지 고마워요. 사랑해요.”라고 얘기하며 우승한 김태훈이 그제서야 환한 미소로 아버지를 바라봤다.

김태훈은 2020시즌 코리안투어 9개 대회 출전했다. 개막전인 부산경남오픈 공동 3위를 시작으로 제63회 선수권대회 공동 4위, 그리고 최근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공동 2위로 우승 임박을 예고했다.

우승 상금 3억 원의 주인공이 된 김태훈은 투어 통산 4승에 승수를 추가하며 상금 순위 1위, 제네시스 포인트 2위에 등극했다. 제네시스 포인트 3위까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CJ컵 출전권이 주어지지만 김태훈은 출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김태훈과 박빙의 승부를 펼친 이재경은 이날 3타를 줄이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최종합계 4언더파 284타 단독 2위로 대회를 마치며 미국에서 열리는 CJ컵 출전을 자력으로 일궈냈다.

4타를 줄이며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친 이재경은 “아직은 내 자신이 부족한 게 많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대회다. 자력으로 CJ컵에 출전하게 되 기쁘다. 후회 없는 경기 펼치고 좋은 결과로 돌아오겠다.”고 토로했다.

▲ 제네시스 챔피언십 준우승 하며 자력으로 자신의 스폰서 대회인 CJ컵에 출전하는 이재경(KPGA)

2014년 최경주재단 골프 꿈나무로 자신의 꿈을 키운 이재경은 2012년 국가대표상비군과 2015년~2016년 국가대표 시절을 보냈다. 2018년 챌린지투어 3회대회와 11회대회에서 우승컵을 차지하며 챌린지투어 상금순위 2위에 올라 2019 시즌 코리안투어에 데뷔했다.

그해 코리안투어 개막전인 부산경남오픈 정상에 오르며 생애 첫 우승을 신고한 이재경은 명출상(까스텔바작 신인상)의 영예를 안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재경은 지난 최경주 인비테이셔널까지 총 7개 대회 출전, 준우승 2번과 공동 8위를 기록하는 등 우승 임박을 예고하고 있다.

2015년 개최된 ‘프레지던츠컵’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코스 세팅을 선보인 잭 니클라우스는 이에 걸맞게 2020 제네시스 챔피언십 역시 난이도 높은 코스 세팅했다. 출전 선수 대부분이 언더파 경기를 펼치지 못했고, 최종라운드 역시 언더파 스코어는 5명뿐이다.

2020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우승자에게 우승 상금 3억 원과 제네시스 차량 GV80을 부상으로 제공하며, 美 PGA 투어 2개 대회(더 CJ 컵 @ 섀도우 크릭 /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출전권이 주어진다.

우승한 김태훈이 CJ컵 출전을 포기한 만큼 제네시스 포인트 차등 순위가 출전한다. 선수권대회 김성현과 제네시스 포인트 1위 김한별을 필두로 이재경, 이태희, 함정우가 미국 무대 발을 딛는다. PGA 투어 CJ컵은 KPGA 선수권대회 챔피언과 이번 대회 우승자가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

김태훈은 캐디를 해준 아버지를 생각하며 “아무래도 아버지고 가족이다 보니까 투정도 부리고 화도 낸다. 아버지는 대회장에 오시면 캐디로서 역할을 수행할 뿐 아버지의 입장을 보이지 않는 편이다.”고 얘기하며 “아버지가 원하시면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