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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향의 다듬이 소리 2회] 용감한 그녀? 미련한 그녀?

그 말들은 왠지 실패한 연애의 행복 박소향 시인l승인2020.09.21l수정2020.09.21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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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타임즈=박소향 시인] 그녀는 미혼모라고 했다.
요즘 세상에 이혼하고 혼자 사는 여자, 그리고 나이 들어 졸혼을 선언하고 혼자 사는 여자, 이런 저런 이유로 혼자 사는 여자들이 많다보니 여자가 혼자 산다고 해도, 누구 하나 흉을 보거나 손가락질하는 세상이 아니다.

오히려 혼자서의 삶을 더 멋지고 더 당당하게 살아내는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래도 미혼모라니…참으로 당돌하고 존경스러울 정도로 씩씩하게 대답을 한다. 어차피 혼자 살려고 했단다. 결혼은 안 하고 애만 키우고 싶었던 게 평소의 생각이었단다.

그런데 어떤 사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그 꿈이 이루어진 것이랄까 하면서 웃는다. “그래. 능력만 있으면 나도 혼자 살고 싶다.” “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 한다는데 그래 그냥 애 키우면서 혼자 재밌게 살아.” 한 마디씩 하는데 그 말들은 왠지 실패한 연애의 끝에서 듣고 싶지 않은 말 중의 하나일 것 같다는 생각에 씁쓸해지기도 한다.

위로를 해야 하는 것인지, 용기를 주어야 하는 것인지, 이럴 때는 할 말을 찾지 못하겠다. 오랫동안 한 사무실에서 같이 있으면서도 전혀 눈치를 채지 못 했는데, 가슴 한편에 그녀의 굴곡진 삶이 아프게 스며드는 오후였다.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을 꿈꾼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행복을 꿈꾸고, 자신의 이상과 꿈이 이루어지기를 꿈꾸고, 누구보다 잘 나가기를 꿈꾼다. 그 꿈을 이루는 사람도 있지만 유토피아처럼 끝나고 말기도 한다.

천천히 현실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빈 술병처럼 허무하지만, 그 현실을 직시하고 작지만,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것을 용기라고 생각한다. 혼자서도 얼마든지 자유롭게 웃으며 당당하게 말하고 살아가는 그녀처럼 말이다.

“조금 속상하고, 조금 고생스럽더라도 애가 있으니 그냥 그 남자를 잡지 그랬어.” “그냥 한 번 살아보지 그랬어.” 그런 말을 하고 싶었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의 생각이란……초우주적인 세상이란……이런 생각을 또 안 할 수는 없었다.

때로는 슬픈 이야기지만 내가 좋아서, 내가 사랑해서 내어 준 것도 있을 테니까, 그 기억과 그 아픈 경험만으로도 충분히 인생을 지켜낼 수 있는 힘과 살아낼 수 있는 용기가 되었을 테니까. 그런 생각들이 그녀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 하는 이유였는지도 모른다.

그래, 잘 했어, 남자? 없으면 어때. 혼자서도 잘 할 수 있어. 잘 살 수 있어.
다음날부터 그녀 책상 위에 유아용품이 하나 둘 씩 생기기 시작 했다. 누가 갖다 놓은 것인지 모를…….

그 여자
영원히 나올 수 없는 단 하나의 늪 / 박소향

시인 박소향
한국문인협회과 과천문인협회 회원으로, 시와수상문학 사무국장과 도서출판 지식과사람들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시사랑운동’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박소향 시인  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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