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문정호 기자]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은 회원 되기도 쉽지 않다. 재력은 물론 경력과 사회봉사활동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받아들인 회원수는 300여명으로 알려졌다. 최근 공개된 회원 명부에는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 워렌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등 정·재계의 쟁쟁한 인물들이 들어 있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에는 골프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 아이젠하워가 그렇고 케네디, 포드 그리고 빌 클린턴도 무척 좋아했다. 멀리건(mulligan)을 잘 받기로 소문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에 입회신청서를 냈으나 회원가입을 거절당했다. 대통령까지 역임한 세계적 명사인데도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오거스타는 마스터즈보다 더 고답적이고 권위적이라는 볼멘소리도 듣고 있다.
회원이 사망하거나 탈퇴한 경우 기존 회원의 추천을 받아 입회하지만 그 절차는 아무도 알 수 가 없다. 희망자의 프로필을 보고 골프장 측에서 정하면 바로 회원이 되는 것이다. 이유나 절차를 묻는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오직 방법은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만이 알고 있다.
회원은 40대 초반에서 90대 후반으로 회원 평균 나이는 70대다. 은퇴한 노인이 골프장의 회원들이다. 나이 많은 노인들이 많아 골프장이 보수적인 것일까?
세계에서도 가장 폐쇄적인 골프장 오거스타내셔널은 1년 52주 중 51주는 회원들만 입장할 수 있다. 나머지 한주만 일반에게 개방한다. 4월 둘째 주에 여는 마스터스 대회가 끝난 직수 10월까지 6개월간은 문을 꽁꽁 닫는다.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은 회원만이 라운드가 허용되고 비회원은 출입조차 안된다. 그나마 회원과 동반해야만 가능하다. 여성회원은 없고 가능한 경우는 남편이 회원이거나 회원과 동반해야만 라운드 할 수 있다.
여성 철폐를 주장하지만 골프장측은 오히려 프라이빗 코스의 결정에 참견하지 말라는 으름장까지 해가면서 도도하기가 이를 데 없다. 흑인회원은 극소수, 부동산 신흥 졸부들도 제외된다.
돈이나 명예가 있다고 해서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 회원이 되는 것은 아니다. 기존 회원들과의 친화력, 절제성, 연륜, 영향력 등이 중요한 판단 요소다. 그 가운데서도 경제인이나 전직 고위관료 등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경제인은 왕년의 성장 기업이었던 은행, 금융, 유화, 가스, 제조, 유통업에 종사했거나 은퇴한 전문경영인이 많다. 그 가운데는 워런 버핏(버크셔 해서웨이),잭 웰치(제너럴 일렉트릭),케네스 시놀트(아메리칸 익스프레스),루 거스트너(IBM) 등이 들어있다.
정치인이나 관료 중에서는 샘 넌 전 상원의원,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 니컬러스 브래디 전 재무장관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사람들이 회원이다.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회장)조차도 상당기간 대기명단에 있다가 입회가 허용된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에서는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 회원이 아니면 유명인사라고 할 수 없을 정도다. 프로골퍼로는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잭 니클로스(6회)와 아널드 파머(4회)가 명예회원으로 등재돼 있다. 그런 반면 클린턴 전 대통령이나 도널드 트럼프 부동산 재벌, 신흥 IT업계 부호 등은 명단에 없다.
※ 멀리건(mulligan) : 친선 라운드 첫 홀에서 최초의 샷이 잘못되어 벌점없이 다시 한 번 치게 하는 샷을 말한다. 골퍼들 사이에는 간혹 ‘몰간 몰간’하고 부르지만 이것은 잘못된 발음이다. 아마추어나 프로 경기의 스코어로 시상하는 시합에서는 멀리건의 개념은 존재하지도 않는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문정호 기자｜karam@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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