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문정호 기자] 깊은 밤 적막을 깨고 얼음이 깨지는 소리는 봄을 알리는 메시지이다. 푸른 하늘을 날고 싶은 새들이 제일 먼저 봄이 오는 길목에서 봄소식을 알리고 싶어 할 것이다. 봄은 환희의 계절이요 희망을 안겨주는 계절이다.

송인관 제4수필집 표제인 ‘봄이 오는 길목’ 수필의 끝 부분이다.

송 작가는 본 수필의 중간 부분에서 ‘봄은 희망의 계절로 새싹을 돋아나게 한다. 외롭고 각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삶의 활력소인 한 줄기 빛’으로 정의하고 있다. 무심히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문맥이지만, 어쩌면 송 작가의 인생을 바라보는 눈길이 아닐까. 매사를 긍정적으로, 고통도 감사하며 살아간다면 누릴 수 있는 것이 바로 ‘삶의 행복’, 즉 고진감래(苦盡甘來) 인생관이 아닐까.

이러한 삶을 바라보며 받아들이는 ‘암시’가 수필집 곳곳에 잔잔히 흐르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수필에서 일상적인 생활이 모두 정지되었다고 밝힌 후 그 고통의 내면세계를 이렇게 풀었다. 신(神)은 질투 과욕 등으로 얼룩진 지상의 모든 사람에게 옐로카드를 내밀었다. 그러나 자가격리 등 제반 통제와 규제를 오히려 냉엄한 자기 성찰 기회로 삼았다. 계속 확산되는 코로나 바이러스도 곧 정복되어 꽃이 피고 벌 나비가 날아든다는 봄의 믿음이 깔린 성찰이다.

송 작가의 수필 문체는 담백하다. 때문에 읽기에 부담이 없다. 자칫 범하기 쉬운 설득과 계도의 흐름도 없다. 국내외 삶의 현장에서 느낀 감성을 솔직하게, 담담하게 풀어내어 수필의 따뜻한 정서를 안겨 준다. 송 작가는 ‘적막 속에 나를 가둬놓고’ 등 4권의 시집을 냈다.(네오딕/신국판/146쪽)

문정호 기자｜karam@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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