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문정호 기자] 생활의 소소한 일도 글 그릇에 옮겨 담으니 소중한 삶의 온기가 된다. 슬픔도 되고, 아픔도 되어 가슴 저미게 한다. 때로는 절망의 늪이 오히려 내일의 희망으로 바뀌어 잔잔한 감동을 불러온다.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의 긴 고통이 다시 기승부리는 지난 유월 초순 출간된 최연숙 수필가의 에세이집 ‘작은 풀꽃의 사중주’는 사람 사는 게 다 이런 거라고 정겹게 이야기하는 것 같다. ‘기억의 울타리엔 경계가 없다’ ‘유다의 하늘에도 달이 뜬다’ 시집을 출간한 시인이자 수필가인 최 작가는 등단 만 20년에 첫 에세이집을 선보였다.

아저씨의 분꽃, 사랑하며 삽시다, 두 물이 만나 하나로 흐르듯, 밤에도 온기가 있다, 살구꽃 피는 마을 등 5부로 구성한 ‘작은 풀꽃의 사중주’ 에세이집 책머리에서 최 작가는 이렇게 고백한다.

지구별에서 살다간 흔적은 남아야 하지 않겠는가. 사물이 생각을 터치하는 찰나를 기록했다. 글의 길고 짧음을 의도하지 않았다. 형식에 구애됨이 없이 의식을 따라 편안하게 적었다. …중략… 글을 쓰며 삶이 하나하나 정리되어 가는 것이 수확이다. 정리하며 사는 삶은 그렇지 않는 삶과 완전히 다르다. 주로 SNS에 적었던 것을 수정 가감해서 묶었다. 작가에게는 공감해주는 한 사람의 독자만 있어도 글을 쓸 이유는 분명하다.

한 사람의 독자만 있어도 글을 쓸 이유는 분명하다고 밝힌 최 작가의 에세이는 마치 차 한 잔 나누며 도란도란 들려주는 이야기 같다. 그러다가도 슬그머니 화가 난 속내를 드러내기도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우리네 삶으로 ‘사랑하며 용서’하는 포용을 놓치지 않았다. 때문에 글이 낯설지가 않고 정겹다.(우인북스/변형 국판/224쪽)

문정호 기자｜karam@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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