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문정호 기자] 편안하게 마주할 수 있는 시(詩)와의 만남을 행운이라고 말할 정도로 현대시는 공감의 소통이 어렵다. 마음의 안식을 위해 시를 찾았다가 오히려 무거운 발걸음으로 돌아선 분들에게 반가운 시집이 출간됐다.

2008년 문예계간 ‘시와수상문학’의 신인작품공모 시 부문에 당선, 13년 만에 첫 시집 ‘바람 부는 날이면’을 출간한 김 시인은 ‘순정적 향수 귀환의 서정시’라는 표제의 설명처럼 꾸밈없는 순수한 시로 독자에게 다가선다.

김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30년 넘게 한집에 살면서도 나만 보면 아이처럼 좋아하는 시어머니와, 내 삶의 든든한 버팀목인 친정어머니와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부끄럽지만 이 시집을 드리고 싶다’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

김송배 시인(전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은 ‘김선희 시인의 시세계’ 서평에서 ‘그는 이 시집 전체의 작품들을 어머니를 소재로 창작되어 그 이미지나 주제가 그리움과 사랑의 표본으로 적시하고 있다.’며 시의 내면에 얽혀있는 체험의 발산이 바로 생명 모체의 귀환으로 효심에 대한 절정을 형성하고 있다고 평했다.

‘바람 부는 날이면 친정엄마한테 간다/ 쓰러진 황소도 벌떡 일으켜 세운다는/ 산낙지 몇 마리 사 들고// 괜스레 울고 싶은 날에는 덤재를 넘는다/ 찰기가 자르르 흐르는/ 쇠고기 한 근 끊어서//

당연한 줄 알았다/ 마흔에 혼자 된 엄마가/ 자식들 다 키우고도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 혼자 밥을 먹고 잠을 자고 병원에 가면서/ 그렇게 늙어가는 것인 줄 알았다/ 우리 엄마는 그런 줄만 알았다(당연한 줄 알았다 전문)’에서 보듯이 김선희는 순정적인 향수 귀환의 서정시인임에 틀림없다.

또한 고향 한대리와 은적산, 장동 네거리, 덤재, 월출산, 무위사, 선암사, 그리고 영암장날, 독천장, 강진장 등 주변 풍광이 시적인 발상의 진원지가 되고 있어서 향수와 어머니의 시적 융합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시정신(poetry)을 더욱 감미롭게 충만 시키고 있다.

전남 영암 출생인 김 시인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영암장흥지사에 근무하고 있다.(지식과사람들/신국판 128쪽)

문정호 기자｜karam@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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