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문정호 기자] 제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정희 사진작가가 13번째 개인 사진전 ‘제주 4·3이야기-잃어버린 마을’을 15일부터 30일까지 서귀포 안덕면에 위치한 문화예술공간 ‘몬딱갤러리’에서 개최한다.

이번 사진전은 제주4·3 72주년을 기념해 열릴 예정이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4월 예정됐던 전시가 한 달 연기됐다.

서 작가가 다루는 주제는 제주4·3이야기로, 이 사건은 국가공권력에 의해 무고한 제주도민 약 3만명이 학살당한 비극적인 역사다.

이 이야기를 다루기 위해 서정희 작가는 수년에 걸쳐 중산간 지역을 유적 찾듯이 샅샅이 탐사해 ‘잃어버린 마을’을 사진에 담아내고, 그 노력의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았다.

서 작가는 “72년 전 사라져버린 마을들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어림잡아 100여 곳으로 알려진 곳들 대부분은 마을 표지석과 도자기 파편, 70년대 잠시 살았던 흔적만이 잃어버린 마을임을 증거한다”고 말했다.

전시작품은 1부 디지털 장노출로 표현한 흐르는 시간, 2부 필름 다중노출로 표현한 스치는 시간으로 구성돼 있다.

마을을 배경으로 구름과 바람을 표현한 디지털 장노출 사진은 잃어버린 72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옮겨 놓은 듯하다. 필름 사진으로 표현한 다중 노출사진들은 혼란과 공포의 그 때 그 시간에 멈춘 듯하다.

작가는 필름 작업을 위해 1950년대 독일에서 생산된 라이카 카메라를 구입했다. 비슷한 시대의 도구로 그 시대의 아픔을 표현하겠다는 의도였다.

서정희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제주의 아픔을 독자들과 함께 어루만지고 싶었다. 제주 4·3은 분명 기억해야할 역사이며, 현재진행형임을 전시작품과 사진집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 작가는 2년 전에 10번째 개인사진전 ‘4·3...사라진 기억들 RED HUNT’을 개최해 국내외 독자들로부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문정호 기자｜karam@thegolftimes.co.kr
<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