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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골프심리학] 아직도 피지 못한 진달래를 응원하며

피어나기 위한 삶, 늦었다 생각 말고 미래를 상상하며 ‘오늘’ 훈련에 집중해야 이종철 프로l승인2020.03.28l수정2020.03.2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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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도 피지 못한 봉오리(왼쪽)와 활짝 핀 진달래

[골프타임즈=이종철 프로] 이른 봄, 나지막한 산자락에 군데군데 핑크색이 물들었다. 아직은 앙상한 가지에, 지난 겨울동안 을씨년스럽게 싸여있는 나뭇잎 사이로 진달래가 용감하게 먼저 얼굴을 내밀었다. 원래 산에서 가장 먼저 피는 꽃이 진달래인지, 아니면 또 다른 꽃이 있는지 알 길이 없는 산행이지만 가끔씩 반겨주는 핑크빛이 발걸음을 잡는다.

산에는 진달래뿐만 아니라 여러 꽃이 있다. 좀 더 봄기운이 완연하면 다른 꽃들도 피어날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보자니, 어찌하여 꽃마다 시기를 달리하여 피는지 모르겠다. 그중에서도 진달래하고 꼭 닮은 꽃이 하나 있다. 바로 철쭉이다. 철쭉은 얼핏 보기에 진달래하고 구분하는 게 쉽지 않다. 분홍색 계열에 생김새도 비슷하다.

두 꽃을 비교하자면 진달래는 꽃이 먼저 피고 잎이 나중에 나온다. 철쭉은 잎이 먼저 나오고 그 다음에 꽃이 나온다. 둘을 쉽게 구분하자면, 꽃만 있으면 진달래이고 이파리와 함께 있는 꽃은 철쭉이다. 그래서인지 진달래가 철쭉보다 한 달 먼저 피어나게 된다. 철쭉은 도대체 뭣하고 한 달이나 늦게 나올까. 이렇게 닮았지만 다른, 꽃과 잎이 나는 순서가 다르다니 신기한 자연의 섭리다.

정상을 지나 이제 완만한 내리막을 걷는 길에 또 다시 진달래를 만났다. 뭐 진달래와 철쭉은 종이 다른 나무이니 개화시기에 차이가 있을 법도 하다. 잠시 멈춰 진달래를 유심히 살펴보니 한 나무에서도 활짝 핀 꽃이 있는 반면 이제 막 핑크빛을 머금고 있는 봉오리가 있다. 그리고 아직 핑크빛도 못 가진 봉오리도 있었다. 겨우내 똑같이 찬바람, 눈비 맞으며 버틴 봉오리였을 터인데 누구는 일찍 피고, 누구는 여태껏 피지 못하고 못내 불공평한 마음이 든다.

어찌 보면 인생도 그런 것 같다. 어떤 사람은 좋은 조건과 환경으로 인생의 꽃을 일찍 피우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남들 꽃 피울 때 인생의 쓴맛에 허우적거린다. 어떤 사람은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고도 걱정 없는 삶을 살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아무리 잘 살아보려 발버둥 쳐도 힘겨운 삶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사주팔자가 정말 있기는 한 것인가? 각자 타고난 운명이 있는 것인가? 문득 문득 궁금해진다.

내 삶도 그리 순탄치만은 않은 것 같다. 궁핍한 10대를 보냈고, 우울한 20대를 보냈으며, 그저 살아가기 바쁜 30대를 보냈다. 그리고 아직 못 다 핀 꽃을 피워보려 애쓰고 있는 40대를 보내고 있다. 누구는 평범한 삶이 잘 사는 것이라고 하지마는 TV속 성공하는 골퍼들을 보고 있노라면 내심 그들을 외면하고 싶은, 뭔지 모를 질투심이 가슴 한편에 남아 있음을 느끼곤 한다.

누군가 인생에 대해서 논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삶이 성공한 인생이라고. 또 누구는 행복한 가정이 있고 건강한 삶이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말한다. 나도 이 말에 동의한다. 돈이 아닌 다른 가치로 생각해보는 기준이라면 나는 성공한 삶이 틀림없다. 하지만 가슴 한편에 남은 여운이랄까 아직 채워지지 않은 허전함은 내 자신도 아직은 활짝 핀 다른 꽃들이 부러운 모양이다. 여전히 ‘더 성공해야 한다’는 무의식이 내 삶을 조르는 듯하다.

골프선수들을 생각해보자면 개화시기의 불공평은 더욱 눈에 띤다. 내가 보고 듣는 곳이 이 바닥이니 골프선수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누구는 이른 나이에 큰 무대에서 성공을 거두는 반면 어떤 누구는 성공에 이르지 못한다. 똑같이 훈련하고 똑같이 시합을 나갔어도 어떤 선수는 돈도 많이 벌고 명성을 얻는다. 또 어떤 선수는 꽃 한 번 제대로 피워보지도 못하고 이 따스한 봄날을 그냥 허망하게 지나치고 만다. 아직 핑크빛조차 가질 수 없는 봉오리는 활짝 핀 진달래가 부럽기 그지없다.

나는 선수들에게 부러워할 것 없다고 말하곤 한다. 일찍 핀 꽃들은 그들의 시계에 맞춰 꽃을 피운 것뿐이다. 모든 꽃이 그러하듯 때를 기다려야 한다. 아직은 때가 아닌 게다. 조급한 마음 갖지 말고 묵묵히 자기 할 일에 집중하다보면 곧 내 차례가 올 것이다. 어차피 꽃봉오리, 피어나기 위해 태어나지 않았나. ‘늦었다’ ‘안 된다’ 생각 말고 찬란한 나의 미래를 상상하며 오늘 훈련에 집중하자.

아직 터트리지 못한 꽃봉오리들을 힘껏 응원하며 ‘나 역시 오늘은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마음을 다잡으며 산행을 마친다.

[이종철의 골프멘탈] 골프도 인생도 마음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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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프로
한국체대 학사, 석사, 박사수료(스포츠교육학)
現 골프선수 심리코치
現 ‘필드의 신화’ 마헤스골프 소속프로
前 골프 국가대표(대학부) 감독
前 한국체대 골프부 코치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원
의상협찬-마헤스골프

이종철 프로|forallgolf@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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