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정노천 기자] 어느 바닷가에 숱한 까마귀들이 모여 있다. 잡은 조개를 바위 위에 두고 부리로 쪼아 조개를 쪼개려 하나 껍질이 단단해서 쉽게 쪼갤 수가 없었다.

여러 까마귀들이 맛있는 먹이를 앞에 두고 모두 속수무책이라 넋을 놓고 있는데 그중에 한 마리가 고개를 숙이고 무슨 계책을 생각하더니 마침내 수를 냈다. 이 까마귀가 조개를 물고 공중에 높이 날아 올라가서 적당한 높이에서 조개를 그 아래 바위에 떨어뜨리니 조개가 쪼개졌다. 그 조개를 따라 내려가던 까마귀가 쪼개진 그 껍질 속에 있는 맛있는 고기를 쪼아 먹었다.

세상 사람이 일을 시작했다가 조금 어려우면 스스로 말하되 나는 도저히 이 일을 할 수 없다고 포기해버리는 사람이 더 많다. 이런 까마귀처럼 조개를 깰 수 없을 때 할 수 없다하고 그만 두었으면 맛있는 고기를 먹지 못했을 것이다.

<신정(新訂) 심상소학(尋常小學) 2 1898년 제25과>
새 중에서도 가장 두뇌가 좋은 새가 까마귀라 한다. 어느 실험 결과 호도를 깨먹는 새가 까마귀라 한다. 호두를 물고 공중으로 날아올라 떨어지면 단단한 호도가 깨질 높이까지 올랐다가 떨어뜨린다. 잽싸게 호도를 따라 낙하해서 바위에 부딪힌 호도가 깨지면 알맹이를 꺼내 먹는 새라고 할 정도로 머리가 뛰어나다고 한다. 날개 단 몫을 톡톡히 하는 새다. 그러니까 태양까지 가서 오르내리는 신수(神獸) 삼족오(三足烏)가 됐나보다.

오늘 칠월칠석이라서 그런지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견우와 직녀를 연결해 주는 오작교를 놓는 까마귀에 대해 생각해 본다.

정노천 기자｜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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