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박인기 언어연구가] 우리나라 말에는 전통적으로 고저장단이 있었고, 오늘날보다 훨씬 우수한 표기법이 있었다.

일본이 강제 병탄하기 전에 일부 백성들이 구개음화, 두음법칙, 단모음화된 낱말들을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난다. 력사(歷史)에는 가정은 없지만 백성들에게도 서글(한자)을 배울 수 있도록 했었다면 이런 현상들은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 글을 정리하면서 내내 아픔을 느낀다. 하지만 이것은 전국적인 현상일 리가 없다. 현재 북한에서는 두음법칙을 허용하지 않아 초성 ‘ㄹ’ 발음을 잘 하는 것을 보면 느낄 수 있다. 향후 통일에 대한 대비를 위해서도 일본이 치밀하게 왜곡시킨 어문정책을 바로잡을 필요가 절실하다.

일본이 대한제국을 강탈하여 조선어를 말살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들을 취했다. 이런 조치들을 간단하게 언급하면 다음과 같다.(단 ㅉ은 서수인 첫 째(1st), 둘 째(2nd). 셋 째(3rd)······, 아홉 째(9th) 같은 서수를 줄인 기호이다)

1ㅉ, 1911년 일본어를 국어로 채택, 우리말은 제2외국어로 격하
2ㅉ, 1912년 <제 1차 언문철자법> – 순수 조선어 ‘아래 아’ 폐지
3ㅉ, 1920년 조선총독부 조선어사전 – 조선어 장단음 혼란 목적
4ㅉ, 1921년 <제 2차 언문철자법> – 서글의 ‘아래 아’마저 폐지
5ㅉ, 1930년 <제 3차 언문철자법> – 각자병서 폐지와 두음법칙, 단모음화 실시
6ㅉ, 1933년 한글 맞춤법 통일안 - 두음법칙
7ㅉ, 1938년 <우리말 사용 전격 금지>
8ㅉ, 조선어학회 사건
9ㅉ, 현행 ‘한글’은 일제의 <제 3차 언문철자법> 개정안과 거의 같다.

이와 같은 조치들을 혁파해야만 진정한 문화대국(文化大國)의 토대가 될 것이다.

구개음화(口蓋音化)와 단모음화
*의사(義士)와 의사(醫師)는 직접 발음해보거나 다른 사람의 발음을 들어보면 발음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의사(義士, patriotic martyr)는 장음으로 발음해야 하고, 의사(醫師, doctor)는 단음으로 발음해야 한다. 안중근 의사(義士)의 ‘의사’를 단음으로 발음하면 낱말 변별력이 떨어진다.

*일반적으로 ‘의 계열(긔 ~ 희)’의 발음을 ‘이’로 발음하는 경향이 높다.

의사(義士)와 이사(理事)라는 낱말을 ‘안중근 의사, 안중근 이사’에 적용했을 때 발음이 똑 같을까? 분명히 다르게 인식될 것이다.

이와 같이 다른 ‘의 계열(긔 ~ 희)’도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이 바르다고 보지만 표기법만큼이라도 본래대로 사용한다면 낱말 변별력이 향상된다.

영어 단어에서 소울져(soldier), 그랜져(grandeur), 네이쳐(nature) 같은 낱말을 외울 때 다소 어려움을 겪는다. 구개음화된 발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개음화된 발음으로 철자가 바뀌지 않았다. 원래 철자 그대로 두었으니 어원을 아는 데 도움이 된다. ‘베리’로 발음되는 낱말에 ‘berry, bury’, ‘브레이크’로 발음되는 낱말에 ‘break, brake’처럼 두 개씩 있다.

비록 발음은 동일하지만 철자로서 바로 변별할 수 있다. 이것들을 뭉뚱그려 하나의 철자법으로 통일하면 어떻겠는가? 이런 추악한 짓을 한 것이 일본 제국주의가 남긴 유산이다. 그것도 모르고 일본 압제에서 벗어난 지도 꽤 흘렀건만 여전히 잘못된 표기법이 고착돼 있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구개음화와 단모음화가 공식적으로 법제화된 것은 일본제국주의 유산이다. 이것은 제거돼야 할 적폐 중의 적폐이다. 그러면 1930년 조선총독부에서 시행시킨 ‘언문철자법(諺文綴字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순수한 조선어(朝鮮語)이거나 한자음(漢字音)임을 불문하고 ‘댜ㆍ쟈、뎌ㆍ져、됴ㆍ죠、듀ㆍ쥬、디’가 ‘자ㆍ저ㆍ조ㆍ주ㆍ지’로 발음되거나 ‘탸ㆍ챠、텨ㆍ쳐、툐ㆍ쵸、튜ㆍ츄、티’가 ‘차ㆍ처ㆍ초ㆍ추ㆍ치’로 발음되거나 ‘샤ㆍ셔ㆍ쇼ㆍ슈’가 ‘사ㆍ서ㆍ소ㆍ수’로 발음될 ᄯᅢ는 표음적(表音的) 표기법 조차 후자로 일정하야 좌열(左例) 갑호(甲號)와 가티 서(書)함。
(例)

*순수한 조선어이거나 한자음임을 불문하고 ‘뎨몌볘셰졔쳬켸톄폐’가 ‘제메베세제체케테페’로 발음되고 ‘믜븨싀츼킈픠’가 ‘미비시치키피’로 ᄯᅩ는 ‘ᄎᆔ’가 ‘취’로 발음될 ᄯᅢ는 표음적 표기법 조차 갑호(甲號)와 가티 서(書)함。
(例)

박인기 언어연구가｜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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