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이상일 파리 특파원] 며칠 전 파리 4구에 있는 ‘38리버’ 라는 지하 석굴 재즈 클럽에 갈 기회가 있었다. 프랑스의 전설에 나오는 철가면이 갇혀 있었던 것 같은 지하공간 느낌이다.

필자는 70년대 학창시절에는 팝을 많이 좋아했었는데 너무 심취한 나머지 팝의 역사를 조명하고 그것을 찻집에서 음악을 들으며 떠들기를 무척 좋아했었다. 당시는 고고나 디스코가 장내를 판치기도 했는데 ‘존 트라볼타’의 ‘버스 스톱 포즈’는 단연 열광 그 자체였다. 장발의 대명사 비틀즈를 거쳐 이미 하드록이 들어와 딥프플이나 악마의 분장을 한 키스 같은 그룹이 나타나 마리화나를 피우고 노래를 한다는 등 온갖 뒷담화가 난무하던 시절이기도 했다.

실제 한국가요계는 대마초에 덥혀 된서리를 맞기도 했다. 그런 중에서도 선배들이 LP판 음악이 최고라 해서 기회 될 때마다 한두 장씩 수집을 하게 됐다. 원판이 없는 경우 백판(외국에서 가져온 원판을 형틀에 구워 만든 모조판-색깔이 분홍색이거나 하얀색이 많아 그렇게 불렸음) 까지도 사서 듣곤 했다.

대구 핸리 캠프(미8군 대구기지) 인근에 가서 웃돈을 두고 원판을 구하기도 했는데 필자는 그때 ‘닐 다이아몬드’의 원판 한 장을 구해서 엄청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그 판에 수록된 ‘스윗케롤라인’ 이나 영화 ‘갈매기의 꿈’ OST ‘조나단 리빙스톤 시걸 비’, ‘더 라스트 피카소’는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귀에 막 들려오고 있다. 늙수레 벌이 되어가는 지금도 내려놓지를 못해 담아 놓은 그 집착이 눈에 훤히 보인다. 당시 LP판 수백 장이 내 방에 떡 버티고 있는 것을 보아도, 그것이 싫지 않으니,

필자의 벗 중에 ‘이추택’이라는 학우가 있었다. 이 벗도 얼마나 음악을 좋아했던지 당시 대구 동성로에서 유명한, 아니 유일한 ‘팝 음악감상실’인 ‘빅토리아’를 필자와 교대로 지킨 이력을 갖고 있다. ‘음악다방’이라는 지금의 ‘카푸치노’, ‘아메리카노’를 즐기는 카페와 같은 곳에서도, 여학생과 같이 미팅을 하는 장소에도, 늘 그는 필자의 옆자리에 앉아 있었다.

친한 벗이라 선친에게 인사를 올리게도 했는데 ‘안동’의 ‘퇴계 이황’선생 후손이라는 사실을 아시고는 좋은 친구라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새삼 새롭다. 벗은 지금도 건설회사를 경영하며 젊은이들을 비웃고 있는데, 일을 하면서도 늘 귀엔 올드팝이 나오는 이어폰을 끼고 있단다. 그때 배운 고고나 트위스트 디스코가 지르박과 블루스로 발전하여 밤이면 코앞에서 샤넬 5의 여자 향수를 맡으며 빙글빙글 돌고 있단다.

각설하고, 딸애의 안내를 받아 클럽으로 들어가며 ‘이런 곳에?’ 계단을 따라 내려가는데 난간 옆에 있는 벽이 돌로 이루어진 좁은 석굴 모양을 하고 있다. 그 좁은 돌계단은 무려 2층이나 계속됐다. 공연장은 자그마한 ‘돌방’ 아니 우리나라 경주 ‘토함산’에 있는 ‘골굴암’같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암튼 그 곳에 4~5십 명도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주류와 음료를 파는 카페와 함께, 연주 공간이 자리하고 있었다. 외부 방음은 이보다 더 완벽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반면 내부는 음악을 해 본 사람은 불안해할 것 같다.

사방이 돌로 되어있기에, 이제까지 석회석이 음향을 흡수한다는 소리는 못 들었기에 필자도 솔직히 긴장됐다. 잠시 후 연주자들이 자리하고 연주를 시작했다. 보컬을 피아노가 겸한 4인조 밴드라고 보아야겠다. 좁은 공간이지만 피아노가 멜로디를 이끌었다. 베이스 드럼도 자기 몸짓을 다한다. 기타도 피아노가 나서면 빈 음만 채우는 자세로 나오고 ‘보컬’이 나타나면 리듬을 리드 해 나간다. 당초 우려했던 동굴의 하울링 현상도 거의 못 느꼈다. 생각해보니, 밴드들의 음향이 에코나 확성같은 증폭시설이 없는 밴드 조합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재즈는 최소 조합이 4명이라고 하지만 ‘케니-지’같은 천재 연주자는 혼자서도 ‘클라리넷’이나 ‘색소폰’으로 관객 수천 명을 감당한다. 실제로 케니-지는 색소폰을 연주하며 입으로 호흡을 내 쉬면서도 코로 들이킬 수 있다 하니 그 얼마나 대단한 뮤지션인가. 언젠가 음향실에서 케니지의 공연을 보다가 ‘알토색소폰’으로 마무리 음을 3분 이상 끌고 가기에 전문가에게 물었더니 교체 호흡을 하면 5분까지도 가능하단다.

‘두오’라 해서 2명이 하는 것도 있다. 이 경우는 거의 ‘피아노와 기타’가 협연을 하는데 피아노가 리듬을 잡으면 기타가 화성을 잡고 피아노가 화성을 잡으면 기타가 리듬을 잡는다. 이곳 ‘38리버’에서도 ‘두오’ 때 각자 분담 균형을 잘 잡아가는 것을 보았다. 3명이 하는 것이 ‘트리오’인데 피아노가 빠지거나 기타가 제외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니까 베이스 드럼은 필수로 보면 되겠다. 5~6인조 이상은 4인조 기본밴드에다 색소폰이나 클라리넷 같은 관악기가 다수 합세를 하여 중간 빈음을 채워 준다.

다음이 ‘재즈의 꽃’이라고도 할 수 있는 ‘빅-밴드’다 클래식 음악의 오케스트라처럼 많아도 된다. 보통 20인에서 25명 정도가 세계적인 추세이다. 여기 악기 조합은 기본구성에서 숫자를 늘리거나 줄이면서 밴드특성마다 다른 악기를 가미하여 연주에 동참시킨다. 지금은 프리재즈의 시대라 하며 뮤지션들이 제멋대로 전통 재즈의 형식을 앞 다투어 가며 탈피를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가야금이나 아쟁, 거문고도 합세하여 연주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재즈는 원래 ‘아프리카 아메리카인’의 음악이다(이하, 흑인). 노예가 되어 목화밭이나 사탕수수밭에서, 노동을 하며 부른 농요(農謠)다. 못난 자신을 조상에게 부끄러워하며, 언제 돌아갈지도,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슬픔과 두려움에 떨며 자기 영혼을 달래려 외치던 흑인 영가(靈歌)다. 노예탈출에 이용될까 해서 백인들이 처음엔 일하면서 부르는 노래도 금지시켰단다. 그러나 일의 효율을 위해 노래를 불렀고 더 잘 다스리기 위해 노예교회를 만들어 가스펠 송을 배우게 했다. 뜻도 모르는 음악을 다들 처음엔 입만 들썩였겠지. 그러나 그들을 다스리고 노동력을 착취하기 위하여 유일신을 가르치고 하느님을 믿으면 죽어서도 천국에 간다는 회유에, 아니 그것보다 교회에 가는 날 만큼은 백인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고 그들만의 리그가 교회 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으니 얼마나 그날을 기다리기까지 하지 않았겠느냐 하는 생각도 필자는 해 본다.

우리나라에도 있었다. 우리나라에 처음 온 선교사가 이상한 음식이나 요상한 물건으로 우리 선민을 꼬드겨 독일 상인 ‘오페르’가 덕산에 있는 덕흥대원군의 묘를 도굴할 때 앞잡이로 세울 수 있었던 것도, 그런 비열한 백인들의 사고에서 나온 일환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몇 년 전 부처님 오신 날 불교단체를 이끌고 군부대에 장병위문을 간 적이 있었다.

그때 그 부대 연대장으로부터 재미있는 말을 들었다. 일요일이면 부대 내에 있는 군목(軍牧)이나 군승(軍僧)이 기도회나 법회를 주관하는데 장병들이 초만원을 이룬단다. 행사가 끝나면 초코파이를 나눠준다고 했더니 너도나도 참석하여 내무반이 텅 빌 정도란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종교를 얻어가는 장병도 많이 생긴다고 했다.

언젠가 사단장이 부대로 들어왔다가 그것을 보고 ‘우리 부대원 중 종교인이 많구나’ 하기에 따라온 부관이 즉석에서 둘러댄 말, ‘반수 이상이 회교도 들입니다’. ‘뭐라? 회교도? 이슬람교인도 우리 부대에 있다는 소린가?’ 하니, ‘아닙니다. 초코파이 얻어먹으려고 나타난 병사들입니다’ 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초코파이의 색이 회색이어서 엉겁결에 장병을 ‘회교 신자’들이라고 둘러됐다고 하자 사단장이 그 말을 듣고 대소(大笑)를 하고는 다들 잘 쉬어, 하고 부대를 떠났다고 한다. 그래서 회교도라는 말이 생겼단다. 이곳에도 많은 회교도들이, 앉아 있다기에, 법상에 있던 필자도 웃음이 내보인 기억이 난다.

이 시대에도 철조망 담장이 둘러쳐진 최전방 군부대 연병장에 매일 훈련을 받으며 국방의 임무를 다하고 있는 우리 자식들도 일요일이면 초코파이를 찾아 선임들의 눈치를 피하여 회교도가 되는데(요즘은 피자가 나오는 곳도 있다), 아프리카 흑인들은 생잡이로 잡혀 와서 해 보지도 못한 일을 시키니 말도 못 알아듣고 채찍과 회초리를 맞아가며 허둥지둥 이리 뛰고, 저리 뛰었을 것이다.

초창기에는 일시키는 백인들도 많이 힘이 들었겠지만, 영문도 모르고 가족들과 생이별하고 생면부지의 하늘 아래로 잡혀 온 흑인들과 어찌 비유할 수가 있겠는가, 그들의 심중을 역지사지로 생각해본다면 백인이 재즈를 가스펠송에서 나왔다고 쉽게 얘기해 선 안 된다는 것이다.

필자는 가스펠송(흑인교회음악)과 흑인 영가를 다르게 보고 재즈는 흑인 영가에서 출발하여 그들만의 우월한 음악성(자유분방하던 아프리카의 자연주의음악)이 고통 받으며 쌓인 한과 엉켜져 인류 최고의 음악으로 이 세상에 존재해 있다고 표현해야 당연하다고 본다. 혹자는 가스펠송을 흑인에게 영어와 리듬을 가르치고 일하면서 노래를 따라하게 했고 연속선상에서 교회에서 가스펠송을 가르쳐 흑인들이 노래를 할 수 있었으니 천지창조를 여호와가 했듯이 재즈도 흑인음악이라고는 하나 그것을 태동시킨 이가 백인이라고 하고 있다.

필자 생각은 많이 다르다. 그건 분명 왜곡이다. 물론 시대적 이유야 있었겠지만 아프리카에서 사람이 할 수 없는 만행을 하여, 재즈를 안 나오게 할 수 없는 여건을 만들었다는데 방점을 찍는다면 그건 이해를 해줄 수 있다. 하지만 그 고통의 역사 속에서 망가져가는 영혼을 불사르며 나타난 흑인의 재즈를 백인이 가르쳐 나온 음악이라는 오만 만은 없어져야 할 것이다.

일본 대중음악에 ‘엔까’가 있다. ‘미조라 희바리’라는 한국계 천재적인 가수가 있다. 전후 일본 국민가수로 우리나라 ‘동백아가씨’의 ‘이미자’와 같은 가수로 이해하면 된다. 일제는 우리나라를 36년이나 강점을 할 때 왜색문화도 함께 들어왔다. 그런데 어떤 이는 우리의 ‘트로트’가 일본의 ‘엔까’에서 유래됐다고 하는 실언을 하기도 했다. 심지어 정부에서 ‘동백아가씨’를 왜색풍이라고 금지곡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식민지즘’에 맛 들여져 아직도 식민주의 시각을 못 벗어난 몇몇 작자들의 무지막지한 소치로도 보이지만, 이것이 재즈를 백인이 태동하게 만들게 했다는 백인의 시각과 무엇이 다른가?

다시 재즈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1865년 미국의 남북전쟁이 끝나고 남부의 노예들은 뿔뿔이 흩어진다. 다수의 흑인들은 뉴올리언저에 몰려들고 버려진 군악기로 장례미사를 올리며 가스펠송을 연주하다 1890년경 모든 음악의 시조가 되는 클레식의 ‘바흐음악’같은 블루스(BLUES)가 나타난다. 드디어 10년 후 세기의 재즈스타 루이암스트롱이 탄생하고, 자그마한 선술집 같은 곳에서 군 악기로 연주하며 기량을 닦은 흑인연주자들이 이주해 멤피스로, 시카고로, 보스턴을 거쳐 뉴욕까지 동부로 건너간다. ‘제1차 세계대전’이 미국에 부를 안겨준 1920년대,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피츠제럴드’는 이 시대를 ‘재즈의 전성시대’라 한다. 빅밴드가 거대한 홀을 이용하여 연주를 하고, 정장을 한 남녀노소가 칵테일을 즐기며, 춤을 추고, 담소를 즐긴다.

필자는 이런 장면을 영화를 통해 많이 봤다. 마릴린몬로, 진케리, 케리쿠퍼, 버트랭카스타, 오드리헵번, 프랭크 시나트라, 엘비스 프레슬리 등도 화면에서 만날 수가 있었다. 밴드도 더 이상 흑인들만이 아니다. 백인들도 트럼펫을 들고 나타난다. ‘싱싱싱(sing sing sing)’이라는 영화를 보면 백인들의 빅밴드가 등장한다. 이때 나타난 음악을 스윙(swing)이라하는데 비평가들은 이 시기를 ‘재즈의 완성기’라고까지 한다.

‘싱싱싱’은 스윙 재즈의 대표적인 음악으로 알아주는 곡이다. 그리고 스윙이 나타나 온 나라가 흥청거렸는데 1929년에 닥친 대공황으로 수많은 회사가 도산하고, 실직자가 늘어나다 보니 모든 유흥업소는 문을 닫았고, 연주가들도 일자리를 얻을 수 없게 된다. 루이암스트롱도 유럽으로 건너갈 정도였다니, ‘재즈의 암흑기’였다고도 할 수 있겠다. 다시 스윙이 힘을 얻게 된 시기는 공황이 끝나고서다. 이 시점에 외부에서 음악이 많이 접목된다. 전 세계 음악이 재즈에 씌워진다고 해야겠다. 라틴아메리카, 특히 브라질의 ‘삼바’가 들어와 ‘보사노바’를 만들고, 멕시칸 음악도 믹서가 된다. 대표적인 것이 ‘리듬앤드 블루스’며 ‘소올 펑크 디스코’다. 이 당시 활동하던 조빔이나 산타나도 그런 맥락으로 보면 될 것이다.

한편 이 시기에 미국 서부에서도 백인음악이 나타난다. 카우보이들이 부른다고 알려진 ‘칸추리송’, 당시 ‘존-덴버’로 유명한 칸추리송은 ‘짐미 로드게스’라는 가수가 천재적 재능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후 이 모든 리듬과 화성에 각종 리듬이 변형되어 스로우록이나, 칼립소, 유럽의 쇼팽이나 슈트라우스의 왈츠도 접목하여 나타난다. 우리들이 흔히 말하는 팝의 역사는 여기서부터 시작 된다. 전기를 사용한 ‘일렉기타’가 나오고, ‘앰프’가 등장해 전통 재즈와는 별개로, 흑인음악과는 별개로 인간 세상을 휘젓고 나다니게 되었다.

처크베리와 엘비스 프레슬리로 이어지는 진짜 백인만의 리그라고 자랑하는 리듬앤블루스와 칸추리송을 가미한 글자 그대로 큰 바위가 굴러 가는듯한 요란한 소리를 잠재한 ‘록큰롤’이 그것이다. 이후 한 세기를 아니 지금도 세계는 록큰롤을 즐기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모든 음악은 한 행 4마디의 삼행 12마디의 기본구조를 가진 블루스(blues)를 응용하고 있다. 이것의 창시자 아프리카 아메리카인을 고맙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매 맞고 죽어가면서 맺혀낸 영가(靈歌)를 말이다. 이제 전통 재즈는 우리 주변에 없다. 혹자는 말한다. 재즈는 연주자의 자기 기량을 만들어 뽐내기 위하여 생겨난 것이다. 그들은 이제 관객의 관심에는 연연하지 않는다고

다시 재즈로 돌아간다. 서울에 아주 대단한 재즈카페가 있다. 강남 청담동에 있는 ‘원스인 블루 문’ 70년 올드 팝송 세대라 재즈가 많이 궁금했었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들어가 보니 분위기가 좋았다. 그런데 카페 이름이 궁금했다. 같이 간 일행들도 모르겠단다. ‘푸른달?’ 지배인을 불러 알아보니 너무 예상외다. ‘가뭄에 콩나듯이’라는 뜻이라고 했다. 와인 잔을 돌리며 연주를 들었다. 보컬이 아주 좋았다. 그러나 필자가 생각하던 재즈는 아니었다.

우리 세대, 아니 필자는 지금 세대의 변한 재즈를 접할 수 없었고 영화에서 대형무도회에서 빅밴드에 맞춰 남녀가 군무 하는 장면만 뇌리에 남아 있기에 말이다. 6인조 밴드형식을 보였다. 베이스가 있고 피아노와 드럼 기타 보컬 색소폰이 눈에 들어왔다. 공연이 시작되고 합주를 하다가 솔로를 하고, 보컬이 맞아주고, 다시 합주를 하고 1시간 정도를 앉아 있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팝보다 재미가 없었다.

리듬을 너무 변형해서 노래가 다르게 귀에 전해진다. 어깨의 들썩임도 나오지 않는다. ‘브라보!’를 외치긴 했지만, 아이스크림 맛은 느끼지 못했다. 이곳 ‘38리버’에 보컬은 별로였다. 그러나 아주 가까이에서 악기를 식별하며 솔로를 들으니 조금은 눈과 귀에 들어왔다. 자주 접하면 솔로에 빠지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여기서도 1시간여를 귀와 눈으로 재즈를 주워 담다가 다시 석굴을 지나 세느강 둔치로 나와 불탄 노트르담의 종각을 멀거니 건너다보았다.

도담 이상일 파리 특파원｜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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