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정노천 기자] 강남구 청담동에서 인상적인 그림 초대전 하나가 막을 내렸다.

30회 ‘노춘석展-빛의 노래’ 그림 전시회가 19일부터 29일까지 10일간 ‘갤러리 두(Gallery DOO / 대표, 정두경)’에서 펼쳐졌다.

작품의 주제의식이나 표현방법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다양한 방식을 추구하는 노춘석 작가의 이번 초대전은 데뷔 30주년에 30번째의 개인전으로, 하나의 평가전이 됐다.

화가가 작품 전시회를 갖는다는 것은 피를 말리는 작업이다. 왜냐하면 세상을 향해 자기 내면에서 분출하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또한 주제와 가깝게 전달하느냐의 작품성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예술성에다 당대인이 호감을 갖고 작품을 구입을 하느냐 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작업의 고통을 넘어 선 모험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 의도에서 비틀리면 자칫 전시회 취지를 놓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화가에겐 전시회를 개최한다는 시도가 큰 모험이고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법이다.

자유의지를 충족시킬 작가의 용기나 이를 껴안아서 초대한 갤러리나 모두 상당한 모험심과 용기가 가능했기에 이뤄진 초대전이었다고 추측된다.

노춘석 작가의 작품들을 보면 어떤 하나의 패턴 속에 가두려는 주제나 화풍을 벗어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이 다양한 관람객들을 끌어들일 수는 장점일 수도 있겠지만 자신이 줄기차게 추구하는 하나의 패턴을 잡지 않고서는 매니어 층을 끌고 가는 견인력에서 치명적일 수도 있다는 지적도 무시할 수는 없다.

이곳 전시회를 찾은 성채목 시인은 “그의 작품을 대하다보면 취향면에서 호불호가 극명해지긴 하겠지만 그게 장단점의 문제이지 작품 수준의 평가는 아니라고 본다. 작가의 그림은 상당한 실험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마치 거친 밀림 속을 탐험하는 숨 가쁜 맛이다”고 느낌을 전한다. 이어 “금방 눈앞에 나타나는 일상적인 초식동물이나 이미 나타나 있는 동물들을 보는 정물성이 아니라 어딘가에 숨어서 나를 지켜보면서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맹수 즉 호랑이나 사자 등의 출몰을 염려하고 조바심을 갖고 한발자국 두발자국 옮겨놓는 기분이 든다“며 작풍에서 어떤 치열한 생명력을 감지한다고 피력했다.

왜냐하면 그의 작품들에는 무수한 기호들이 범람하고 그 코드들을 하나씩 풀어가는 수수께끼도 그의 그림을 대하는 재미가 아닐까.

화폭을 메꾸는 색상들도 강렬한 적색 기미에서 건너편에 버틴 청색을 두루 넘나들고 심지어 무채색까지 도입하고, 극사실에서 추상까지 세밀하거나 투박한 붓터치 등 다양하고 거친 우주적인 기법(?)을 그대로 투영시키고 있는 듯하다.

보기에 따라 호불호라는 선택의 경계가 갈리지만 작품에 대한 태도와 작풍은 진지하고 남다른 주제의식을 표출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그의 작품을 접하면서 받은 역동적인 에너지는 그 곳을 떠난 후에도 뇌리에 박혀 거듭 충동질하는 암시성이 강하다.

‘갤러리 두’ 진준길 이사는 ‘노작가님의 작업은 내면에서 꿈틀거리는 용암을 감춰둘 수가 없어 그림이란 승화된 방법론을 통해 분출하듯 자유의지를 외연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작풍을 평가했다.

‘작가의 창작 열의와 노력의 흔적이 흠씬 배어나는 부조형태의 작품’에 높은 점수를 주면서 ‘한 번 더 강남의 그림 애호가들 시선을 매료시킬 것’으로 ‘갤러리 두’ 정두경 대표는 내다봤다.

정노천 기자｜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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