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 올해 초 번번이 불발되던 재개발 재건축 수주전이 곳곳에서 도화선에 불을 붙이며 업계를 달굴 예정이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를 조성할 수 있는 대규모 사업장은 물론 200가구 미만의 소규모재건축 사업지에도 다수의 건설사가 출사표를 던지며 불꽃 튀는 수주전이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수주전이 펼쳐지다 보니 특정 조합과 시공자의 유착관계 등에 대해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 갈등이 벌어지며 단지가 시끄러워지는 곳이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도시정비업계의 주목을 상대적으로 덜 받던 제주지역에서도 상반기 최대어로 꼽히고 있는 이도주공1단지에서 빅 매치가 열려 눈길을 끌고 있는 가운데 단지 곳곳에서 일부 조합원들의 반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오는 4월 13일 총회를 열어 시공사를 선정하는 이 단지는 대형 건설사들의 치열한 경쟁으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회사의 제주지역 첫 재건축 수주전’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파격적인 조건으로 입찰에 참여하면서 제주도는 물론이고 전국적으로도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시공자들의 열띤 수주전 분위기를 뒤로 한 채 일부 조합원들이 반발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어 그 배경에 전문가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합동홍보설명회를 앞두고 대안설계 이슈를 놓고 갈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 조합원들은 조합 집행부에서 석연치 않은 업무처리로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을 계속 발생시키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먼저 대안설계를 금지하는 입찰지침서를 확정하는 대의원회에서 주민들의 눈총이 거세지는 사건들이 벌어졌다.

최근 1차 대의원회에서는 과반수의 서면결의서를 통해 사전에 안건을 모두 통과시킨 상태였다. 이 과정에서 일부 대의원들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대안설계를 가능하게 하자는 긴급안건상정을 요구하고 나섰으나 조합 집행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대의원들은 집단 퇴장했다. 조합원들과 대의원들의 다양한 의견이 존중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또한 2차 대의원회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사전에 서면결의서를 징구해 안건을 모두 통과시켰으나 조합원들 사이에서 반대 여론이 커지면서 일부 대의원들이 서면결의를 철회해 홍보감시단 운영 안건이 부결됐다.

기호 배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당초 조합은 시공자들의 기호 배정을 입찰 순서로 하겠다고 공지했다. 그러자 입찰마감 3일전부터 한 시공자가 입찰서를 제출하겠다며 조합 사무실에 박스를 쌓아놓고 직원들을 대기시키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 이후 입찰 당일 새벽에 입찰서를 제출하려는 다른 시공자를 막아 몸싸움을 벌이는 웃지못할 사건까지 벌어졌다.

조합 집행부에서는 해당 사태에 대비해 입찰 참여를 희망한 회사들을 모두 돌려보내고 ‘전자입찰 50%, 추첨 30%, 현장입찰 20%’라는 새로운 룰을 정해 기호를 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이 역시 전자입찰에 먼저 참여한 특정 회사에게 좋은 기호를 배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조합원들은 조합의 공정한 업무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입찰 이후 조합의 업무 처리는 더욱 의구심을 품게 하고 있다. 입찰제안서에 나온 내용을 지나치게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곳 조합은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내는 과정에서 ‘대안설계’를 원칙적으로 금지한 바 있다. 조합의 입찰지침서 상 ‘연면적, 동배치, 평면 등의 변경 사항이 없는 범위 내에서 조경, 외관, 공용부, 커뮤니티 등의 특화를 제시할 수 있다’라고 특화설계의 범위를 정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특정 건설사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형국이다. 평면 변경은 특화설계로 인정하면서 다른 회사의 공용부 변경은 대안설계로 판단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조합은 대안설계라며 입찰제안서에서 제외하라는 지침을 통보하는 한편 그 근거를 ‘발주처의 판단’이라는 모호한 답변으로 대신했다. 집행부가 건설사를 골라서 줄을 세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며 해당 회사는 이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향후 조합 집행부의 대응이 이슈화되고 있다.

문정호 기자｜karam@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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