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길의 스타톡톡] 청소년 가요제 대상 손빈아, 성인가요계 돌풍의 주역으로

아이돌 거절 트롯 가수 선택, 타고난 ‘끼의 산물‘...’노래‘는 평생 해야 하고, 잘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 윤상길 칼럼니스트l승인2019.02.10l수정2019.02.1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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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타임즈=윤상길 칼럼니스트] 연예인들은 대중들로부터 자주 ‘끼 있는 사람’이란 소리를 듣는다. 자신의 몸속에 갈무리된 이른바 ‘끼’라는 것은 아무리 튀어나오지 못하도록 억누르고 제압하려고 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다. ‘끼’는 기(氣)에서 유래된 말로 남달리 두드러진 성향이나 성격을 가리키는 말이다.

늘 무대 위에서 활동하는 배우나 가수들이야말로 이 타고난 끼를 마음껏 발산하고 그 재주를 뽐내어야 비로소 대중적 스타로서의 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 오늘 여기서 이야기하려는 가수 손빈아는 여러 연예기획사의 아이돌그룹 영입 제의를 거절하고 자신의 젊음을 전통가요 트롯의 세계에 던진 보기 드문 신인가수이다. 그의 결단은 타고난 끼의 산물이다.

대중은 신인가수에 대해 편견을 지니고 있다. 용모가 출중한 남자 신인이 성공하려면 아이돌그룹 멤버이어야 된다고 믿는 것도 편견 중 하나이다. 이 편견은 일견 상식적이고 익숙한 주장으로 보인다. 우리가 모두 편견을 비난하지만 아직은 이처럼 모두가 편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신인 트롯가수의 스타로의 여정은 멀고 험난할 수밖에 없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이겠지만,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트롯가수로 산다는 것은 그리 녹록치 않은 일이다. 특히 앞에 ‘무명’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면, 아무리 ‘끼’가 넘치고 재능이 뛰어나고 열정이 활화산 같다 할지라도 대중에게 어필할 기회 자체가 그리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신인 트롯가수가 대중과 마주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방송 출연’이 쉽지 않다.

손빈아를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 설 명절, 손빈아는 MBCNET ‘쇼 성인가요 베스트’를 비롯해 음악케이블채널의 성인가요 프로그램 10여 곳에 초대를 받았다. 명절 프로그램이라고는 하지만 이제 음원 발표 2개월여에 지나지 않는 신인에게는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증거이고, 이에 부응하듯 그의 이름은 실시간 검색어 베스트10에 오르기도 했다.

이들 무대에서 손빈아는 그의 데뷔곡인 ‘다듬이’로 무대를 달구었다. 중견 작곡가 이충재가 손빈아의 간드러진 음색을 경쾌한 리듬에 담은 노래이다. 특히 ‘다듬이’는 원로 작사가이자 시인인 박정수 작가의 우리 정서를 담아낸 노랫말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원로, 중견 가요작가들이 막내 아들뻘인 가수와 성공적 콜라보레이션을 이룬 작품이다.

“겨울밤 창살 너머로 어머님의 다듬이 소리 / 한숨소리가 담장을 넘어 긴긴밤을 어이할거나 / 세상살이 고달파도 시집살이보다야 / 대추나무 방망이는 온 방을 울리고 / 장독대에 숨어 울던 그 세월이 그 얼마더냐 / 어머님의 다듬이 소리 / 수수대 걸려있는 처마 밑에 바람이 울고 / 부엉이소리가 온 산을 깨우고 긴긴밤을 어이할거나”

우리 어머니 할머니의 시름 가득한 인생살이가 담긴 노랫말이지만 곡의 진행은 경쾌하다. 요즘 표현을 빌자면 ‘다듬이’는 ‘웃픈’ 노래다. 가요평론가들은 “트롯은 연륜이 쌓이고 오래 부를수록 감칠맛이 나는 음악”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스물 중반의 신인가수가 ‘다듬이’ 같은 윗세대의 감성을 제대로 음률에 실을 수 있었던 것인지 궁금하다. ‘타고난 끼’가 아니면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손빈아는 기계설비를 전공한 공학도 출신이다. 박경리 소설 ‘토지’의 무대인 경남 하동군 악양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는 고교(창원기계공고)와 대학(연암공대 기계설계과)을 졸업하고 전공 관련 기업 취업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취준생 시절인 2017년 말 재미삼아 ‘청소년 트로트 가요제’에 나가 ‘뿐이고’를 불렀는데 덜컥 ‘대상’을 받았다.

이 가요제 심사위원이었던 이충재 작곡가가 “긴 호흡과 풍부한 성량, 찰 진 음색이 트롯가수로서 최적이다”라며 그와 그의 부모를 설득, 손빈아의 진로를 바꿔 놓았다. 그리고 1년여의 연습을 거쳐 데뷔곡 ‘다듬이’를 내놓았는데, 음원 발표 2개월여 만에 트롯가요 베스트 10에 오르고, 동료에 비해 방송출연 기회도 자주 갖는 등 괄목할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또한 그의 ‘타고난 끼’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손빈아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평생 해야 할 일은 노래 부르는 일이다.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과 가장 하고 싶은 일, 그리고 해야 할 일이 같은 것이라면 나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다”라고. 성큼성큼 스타의 길을 걷는 신인 트롯가수 그의 성장을 지켜볼 일이다.

윤상길 컬럼니스트|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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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윤상길
부산일보ㆍ국민일보 기자, 시사저널 기획위원을 역임하고 스포츠투데이 편집위원으로 있다. 장군의 딸들, 질투, 청개구리합창 등 소설과 희곡 등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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