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네시스 대상 이형준

제네시스 대상 시상식, 13일 오후 그랜드 하얏트 서울호텔 열려

[골프타임즈=문정호 기자] KPGA(한국프로골프) 코리안투어 선수라면 열망하는 꿈이 있다. 그해 가장 뛰어난 선수에게 주어지는 올해의 선수상이라 할 수 있는 ‘제네시스 대상’이다.

매년 선수들 간에 경쟁이 치열한 까닭도 상(賞)의 영광과 함께 주어지는 특전이 대단하다. 우승 보너스 1억원, 유러피언투어 출전권, 5년간 코리안투어 출전권, 제네시스 차량 1대가 부상이다.

제네시스 대상은 선수에게 성공의 보증수표다. 선수들에게 도전의욕을 자극한다. 지난해 대상 수상자 최진호(34)는 코리안투어가 아닌 유러피언투어에 진출해 짜릿한 경험을 하고 있다.

제네시스 포인트 시스템은 코리안투어 각 대회 상위 60위 내 선수에게 차등 포인트를 부여해 우승 1,000점, 준우승 600점이 주어진다. 시즌 종료 후 포인트 합산 상위 10명에게 총 3억원의 보너스 상금을 지급한다.

2018년 대상 주인공 이형준(26)은 이번 시즌 우승이 없는 수상자다. 코리안투어 17개 대회 출전 모두 컷 통과에 성공했다. 전 경기 출전, 전 경기 컷 통과는 이형준이 유일했다.

준우승 2번, 3위 2번, 톱10 5회 등 출전 대회마다 고른 성적만으로도 대상 수상이 가능한 제네시스 포인트의 분배 시스템 때문이다. 우승이 곧 대상의 첩경(捷徑) 아닌 선수의 부지런함과 대회장에서의 열정이 우선한다는 반증이다.

사실 이번 시즌은 신한동해오픈(9월)에서 우승하며 2007년 이후 11년 만에 코리안투어 시즌 3승(매경오픈-5월,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6월)을 거둔 박상현(35)에게 대상의 주인공이 일찌감치 결정되는 듯 했다.

그러나 박상현은 다른 목표를 향해 뛰었다. 아시아 지역에서 열리는 PGA(미국프로골프) 투어 세 경기에 출전하며 명예보다 빅리그 도전을 선택했다.

박상현이 PGA투어 CIMB 클래식(총상금 700만달러), CJ컵@나인브릿지(총상금 950만달러), WGC(월드골프챔피언십) HSBC 챔피언스(총상금 1,000만달러)에 출전하는 동안 국내 투어에서 제네시스 대상 경쟁에 파란(波瀾)이 일었다.

굳건했던 박상현의 선두자리는 10월 마지막 주 열린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부터 요동치기 시작했다. 부동의 선두 박상현을 이형준과 박효원(31)이 시즌 막바지에 2주 연속 우승을 다투면서 박상현의 독주를 흔들었다.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준우승 한 이형준은 박상현과의 포인트 차를 498점 차로 좁혔다. 이후 A+라이프 효담 제주오픈에서도 준우승, 2주 대회 연속 2위 오르며 포인트 1,200점을 추가한 이형준은 결국 박상현을 따돌리고 선두에 올라섰다.

▲ 제네시스 2위 박효원

이제 선두자리를 위협하는 복병은 박효원이었다. 휴온스 셀러브리티 프로암에서 공동 27위로 제네시스 포인트 7위에 오른 박효원은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준우승, A+라이프 효담 제주오픈에서 연장 접전 끝에 이형준을 따돌리며 투어 데뷔 첫 승을 달성한 박효원이 포인트 점수 1,600점을 추가하며 대상부분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대상 부문 선두를 지켰던 박상현은 3위로 밀렸고 제네시스 대상을 결정짓는 경기는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1개 대회만을 남겼다. 대상 1위 이형준(4,514점)과 2위 박효원(4,434점)의 표차는 80점에 불과했다.

치열한 혈투를 예상했던 결과는 대상 경쟁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우승은 아이언 맨 이정환(27)에 넘겨주고 이형준 27위, 박효원 공동 38위를 기록하며 2018시즌 코리안투어를 마감했다.

끝까지 빅뱅으로 치닫던 대상 경쟁은 138점차로 이형준(4,662점)이 차지했고 박효원(4,524점), 박상현(4,412점)이 2위와 3위가 됐다. 4위 맹동섭(3,893점), 5위 문도엽(3,742점), 6위 엄재웅(3,583점), 7위 이준석(3,363점, 호주교포), 8위 이정환(3,317점), 9위 문경준(3,284점), 10위 김준성(3,269점) 등이다.

대회 우승 없이도 대상이라는 큰 영광의 주인공이 된 이형준은 올해 가장 뛰어난 선수가 됐다.

우승 보너스와 국내와 해외 출전권이 주어지는 특전에서 유러피언투어 출전권을 박효원에게 양보한 이형준의 통 큰 마음은 골프계에 회자(膾炙)됐다. 유럽무대 진출을 꿈꾸던 박효원은 일본투어 큐스쿨 출전 차 일본에 머물다 이형준의 양보 의사를 듣고는 기쁨을 표했다.

제네시스 대상은 KPGA 코리안투어 선수들의 꿈이며 도전이며 희망이다.

2018 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대상 시상식은 13일 오후 그랜드 하얏트 서울호텔(서울 용산구)에서 열린다.

▲ 제네시스 3위 박상현

사진제공=KPGA
문정호 기자｜karam@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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