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인지가 우승트로피에 입 맞추고 있다.

[골프타임즈=문정호 기자] 14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클럽 오션코스(파72, 6,316야드)에서 열린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 최종라운드 전인지(24)는 보기 1개, 버디 7개를 잡고 6언더파 66타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70-70-66-66)로 역전 우승하며 시즌 첫 승과 함께 부활을 알렸다.

지난 2015년 US여자오픈 우승과 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 이후 2년 1개월 만에 승리다. 전인지는 최근 인천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여자골프 국가대항전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4전 전승으로 한국 우승에 견인차 역할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준우승 5번, 3위 2번 하는 등 우승과는 인연도 멀었고 힘든 시절을 보냈다.

시상을 끝내고 기자회견장에 돌아온 전인지는 “힘들었던 지난 시간들과 믿고 응원해 준 모든 사람들이 생각나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 우승 소감?
우승이 확정됐던 순간 지난 힘들었던 시간들과 함께 그래도 끝까지 믿고 응원해주신 분들이 생각나서 굉장히 눈물을 많이 보였다. 이곳에서는 울지 않으려고 노력할거고 너무 기쁘다.

▲ LPGA 통산 3승(2승 메이저대회)을 달성했다. 지난 2년 동안 힘들었던 점은?
메이저대회에서 두 번 우승하고 난 후 나도 모르게 3번째 우승도 메이저대회였으면 하는 욕심이 있었다. 그렇다고 다른 대회에서 집중하지 않거나 우승을 바라지 않고 플레이를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힘든 시간들이 있었는데 그 시간들을 되돌아보면 어느 순간 한 번에 온 게 아니라 조금씩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바닥으로 밀어 넣었던 것 같다. 그럴 때 옆에 있는 사람들이 힘들어했다. 가족과 매니지먼트 저를 생각해주는 사람들을 많이 힘들게 했는데 이번에 모든 분들 앞에서 우승으로 보답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

▲ 지난주 우승이 전환점이라고 생각했는지?
전환점이라고 생각을 하고 싶었다. 힘든 시간들이 한 번에 온 게 아니라 조금씩 힘들게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 대회가 터닝포인트가 될거야’라는 말에도 한 순간 좋아질 수 있지?라는 부정적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마음가짐을 건강하게 생각하고 나를 위해 노력해 주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려고 노력했다. 마지막 홀 플레이에서도 그 말들을 떠올리면서 나 자신을 믿었다.

▲ 소중하다고 생각할 것 같은데 본인 생각은?
솔직한 마음으로 잘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했는데 힘든 지난 시간동안 그런 것들을 볼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그래도 이번 주에 많은 팬들 앞에서 응원과 사랑을 받는 선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어 정말 감사했다.

▲ 이번 주는 그 어느 때보다 볼 스트라이킹이 좋았다.
대회 시작에 앞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보니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했다. 이번 대회는 샷이 잘됐다기보다 믿음이 우승으로 이끌어줬다고 생각한다. 언제 샷이 잘 돼 우승을 했었나 생각하면서 좀 더 타인들 경기에 반응하지 말고 내 스타일대로 해보자 했던 것이 샷 컨디션 여부와 상관없이 우승할 수 있었던 큰 이유다.

▲ 마음이 건강한 상태가 아니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이며 악성 댓글(악플)에도 관계있나?
관계가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큰 부분을 차지했었다. 20살, 21살 때 투어에 올라와서 우승하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면서 인터넷에 사진이 나오는 게 너무 신기했다.

응원의 댓글도 보이고 여자로서 참기 힘든 속상한 말들에 반응하지 않으려 해도 가슴에 남았다. 반응하는 자신이 밉고 한심했다. 다시 일어나 사람들 앞에서 웃으며 보여줄 수 있을지 그렇다고 다른 사람을 연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언제나 진실된 사람으로 생활하고 싶었고 기회가 된다면 앞장서서 그런 분위기를 바꿔보고 싶다. 상대선수를 깎아내리는 것 보다 어우러져 함께 응원하는 따뜻한 분위기를 원하고 싶다.

▲ 오늘 많은 버디를 잡았고 12번홀에서 파를 지켰다.
첫날, 둘째 날 더블보기가 하나씩 있었고 셋째 날은 보기 하나, 오늘은 10번홀에서 보기가 있었다. 매주 대회마다 한 번의 칩인이 목표였다. 지난주 UL크라운에서 안 돼 이번 주 2번 도전했는데 첫날 4번홀에서 칩인버디를 했고 이날 12번홀에서 시도했다. 자신감이 작용했고 넣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 이번에 라운드 돌며 하이파이브는 몇번했나?
전혀 모르겠다.(대회 기간 동안 전인지는 갤러리와 많은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 우승 자축은?
한국에서는 오늘이 와인데이다. 선수들이 파라다이스호텔에서 머무는데 가족들과 함께 와인으로 축하할 생각이다.

▲ 우승 소감을 말하던 중 눈물을 쏟아내는 전인지

▲ 5번홀에서 드라이브샷을 날리는 전인지

사진제공=KEB하나은행 대회본부
문정호 기자｜karam@thegolftimes.co.kr
<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