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양제윤이 K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인 ‘ADT 캡스 챔피언십 2012’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하며 시즌 2승과 함께 대상 부문도 역전 1위를 차지했다.[사진제공=KLPGA]
[골프타임즈=최양수 기자] 모든 스포츠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의 역전승일 것이다. 올 시즌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양제윤(20·LIG손해보험)은 골프뿐만 아니라 인생의 역전승을 경험했다.
양제윤은 17일 싱가포르에 위치한 라구나 내셔널 골프 & 컨트리클럽(파72·6517야드)에서 열린 ‘ADT 캡스 챔피언십 2012’(총상금 4억원·우승 상금 8000만원)에서 최종 합계 10언더파 206타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1타차로 뒤지다 마지막 두 홀을 남기고 짜릿한 역전우승을 거두며 2위를 달리던 대상 부문도 역전 1위를 차지하게 됐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1라운드 때 선두로 치고 나갈 수 있었는데 오소(誤所) 플레이로 2벌타를 받으며 2위 자리를 맴돌았다.
하지만 행운의 신은 양제윤에게 미소를 보냈다. 최종 3라운드에서 양제윤은 16번홀(파4·364야드)까지 김자영(21·넵스)에 1타 차로 뒤지다. 그러나 17번홀(파3·155야드)에서 김자영이 친 티샷이 해저드에 빠져 더블 보기로 홀을 마친 반면, 양제윤은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2타 차로 앞서나가 끝까지 타수를 지켜내며 우승컵에 입맞춤했다.
올 시즌을 시작할 때 양제윤은 2012년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골프를 쳤다. “집안 형편이 여의치 않아 올해 성적이 좋지 않으면 그만두려 했다”며 “대회 출전 경비를 대기도 어려웠을 정도였다. 지난 시즌 상금이 7800만원 정도였지만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나이에 비해 일찍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양제윤은 “국가 상비군과 국가 대표를 지내는 동안 성적이 괜찮았다. 우승은 몇 번 못했지만 많은 대회를 2, 3위로 마쳤다. 우수한 아마추어 선수가 프로가 되면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내가 그런 사람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대로 사라지지 말자며 버텨왔다”고 말했다.
양제윤은 10살 때 박세리(35·KDB금융그룹)의 우승 장면을 TV에서 보고 골프를 몰랐던 부모를 졸라 2003년 골프를 시작했다.
양제윤은 2010년 KLPGA 드림투어(2부) 13개 대회에 출전, 9번 컷 통과했고, 1차 대회(1~5차전) 성적 상위자 특전으로 정회원에 입회했다. 시즌 최상위 성적은 ‘KLPGA 2010 그랜드 드림투어 10차전’에서 기록한 2위이다.
‘2011 KLPGA 정규투어 시드전’에서 23위로 KLPGA 투어에 합류한 양제윤의 지난 2011년 시즌 정규 투어에 나서 10여개 대회에서 톱 10에 세 차례 차지하며 KLPGA 상금 순위 44위(7360만6098원)에 올랐다.
올해는 지난 8월 ‘넵스 마스터피스 2012’에서 생애 첫 우승의 영광을 차지하며 꾸준한 성적을 올렸다.
마지막 대회인 ‘ADT 캡스 챔피언십 2012’에서 역전 우승에 성공, 시즌 2승 달성과 함께 대상 부문도 역전 1위를 차지하며 올해를 빛낸 최고의 별로 등극했다.
올 시즌 2승과 함께 대상을 거머쥐었지만 양제윤은 자신의 올 시즌에 대해 “나 자신에게 60점 밖에 못주겠다”고 냉정하게 말한다. “원래 욕심이 많고, 스스로에 대한 평가가 인색하다”고 말한 뒤 “올 시즌 2승 달성과 예선 탈락 없이 시즌을 마치는 목표가 있었는데 이 목표들을 달성해 너무 기쁘다”고 시즌을 마치 소감을 밝혔다.
양제윤은 “내년이나 내후년께 일본 혹은 미국 투어 Q(퀄리파잉) 스쿨을 치를 생각이다. 욕심이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양수 기자｜pluswa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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