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정노천 기자] 9일 써닝포인트CC(파72, 6,622야드, 경기 용인)에서 열린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5억원, 우승상금 1억원) 최종라운드 정슬기(23)는 보기 2개, 버디 4개를 잡고 2언더파 70타 중간합계 10언더파 206타(69-67-70)로 공동 2위 그룹을 1타차로 따돌리며 생애 첫 승을 달성했다.

정슬기는 “리더보드도 안 보고 오로지 경기에만 집중했는데 뜻하지 않은 좋은 결과를 보답 받는 것 같아 기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올해 19경기에 출전 컷 탈락 7회, 두산 매치플레이에서 9위가 최고 성적일 만큼 무명에 가까운 정슬기는 상금순위 57위에 머물렀다. 첫날 공동 16위, 둘째 날 공동 4위를 기록했으나 우승을 예상한 사람들은 드물었다.

이날 선두권의 선수들이 필드에서 침묵했을 때 자신만의 플레이를 지키며 우승이라는 큰 그림을 만들어 냈다. 이번 우승으로 시드 걱정에서 해방됐고 우승상금 1억원도 챙겼다.

경기를 마치고 정슬기와 인터뷰를 가졌다.

▶ 경기 소감?
오늘 힘들게 경기했는데 우승까지 할 수 있어 너무나 기쁘고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 스스로 할 수 있다고 믿었는데 이를 증명했기에 뿌듯하다.

▶ 16번, 17번홀 보기했을 때 심정?
선두에 있는지 전혀 몰랐다. 일부러 리더보드도 안 보려 했고, 플레이에만 집중하고자 노력했다.

▶ 이번 대회 직전까지 상금순위 57위였다.
심적으로 부담은 많이 됐지만 이제부터라도 정신을 차려 경기에 더 집중하려고 노력했었는데 이런 부분들이 좋은 결과를 가져다준 것 같다.

▶ 골프 시작은?
당시 부모님이 양어장을 운영했는데 구석에 남는 공간에서 골프를 시작했다. 아버지가 골프를 좋아해 수동 연습기계가 가게에 있어 2달 정도 골프를 쳤다. 연습장을 가려면 20분은 나가야 하는 시골에 살았다. 중학교 때까지 아버지에게 골프를 배웠고 고등학교 때 경기도권으로 와서 레슨을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했다.

▶ 잘나가는 동기들을 보면 무슨 생각을 했나?
처음에 너무 막무가내로 골프를 시작해서 내가 못하는 거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하지만 투어에 계속 올라오고 경기를 뛰면서 자신감이 붙었고 내 게임에만 집중했다.

▶ 자신의 장점은?
어릴 때 연습장이 샷 위주 연습할 수 있는 곳이어서 샷을 중점적으로 가다듬었다. 드라이버, 우드, 아이언 등 풀스윙을 하는 데 자신이 있다.

▶ 어머니 생각이 나지는 않았는지?
어렸을 때 어머니가 많이 아파서 꼭 우승해 우승컵 들고 가겠다고 약속했다. 어머니가 결국 먼 곳으로 가셨지만 나를 지켜봐 주고 있다 생각해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 남은 시즌 목표?

하반기에 메이저대회도 많기 때문에 최대한 좋을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 체력은 자신이 있다.

[주요 홀별 상황]
4번홀(파4, 375야드) D→133야드 9i→핀 좌측 3.5m 1퍼트 버디
10번홀(파4, 344야드) D→111야드 PW→핀 좌측 1m 1퍼트 버디
12번홀(파3, 165야드) 7i→핀 좌측 4m 1퍼트 버디
14번홀(파5, 514야드) D→19도 하이브리드→60야드 58도 웨지→핀 뒤 7m 1퍼트 버디
16번홀(파3, 168야드) 7i→핀 앞 18m 3퍼트 보기
17번홀(파4, 388야드) D→142야드 8i→핀 좌측 14m 3퍼트 보기

사진제공=KLPGA
정노천 기자｜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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