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노경민 수필가] 내게 꿈이 무어냐고 묻지 않는다.

꿈을 가지기엔 이제 늙었다는 건가. 아니면 꿈이 있어도 이룰 시간이 없다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집 있고 자식들 잘 키워 손주까지 봐 다 이루었으니 뭘 더 바라는가 싶어 이제는　꿈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가 보다.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 나이 60은 새내기고, 70은 청년이며, 80이 되어야 어른 대접이라는데, 난 아직 새파란 새내기다.

헐! 다 산 줄 알았는데, 2~30년은 거뜬히 산다고 하니 무얼 해야 하나 싶어진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꿈들이 꿈틀거린다. 거창하게 돈을 벌어야 할 일도 아니고, 나라를 바꿀 일도 아닌 나만의 꿈이고자 한다.

“말해 무엇 하니. 그동안 다니지 못했던 여행이나 실컷 다니련다. 우선 우리나라 구석구석 찾아보고, 비행기도 타 봐야지. 저번 애들이랑 한강유람선 탔는데 무지개 분수에 불꽃놀이며, 그 밤에 한강에 웬 사람들이 그리 많던지. 다른 세상이더라.”

그래. 하긴 건강할 때 다녀야 한다고들 말한다. 체력이 받쳐줘야 뒤처지지 않고 남한테 민폐 끼치지 않고 구경할 수 있지.

90 가까운 어머니에게 여쭈어본다. 꿈이 무어냐고?

“못 배운 게 한이라 공부가 하고 싶었다. 배워 남 앞에 서서 시원하게 말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너무 늦었어. 학원에 갔는데 어제 배운 게 오늘이면 새로운 것도 하루 이틀이지. 공부는 다 때가 있는 거다.”

셈도 바르시고 작은 공장도 운영하였던 터라 최소한의 학식은 갖추었다 여겼다. 가르쳐놔야 소용없는 것이 자식인가 싶다는 옛말이 맞다. 제 살기 바빠 무심했다.

“난 이제 다 필요 없다. 하루하루 소소한 행복이나 누리며 살란다.”

그렇지. ‘소확행’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을 말한다. 아침 새소리에 눈 뜨는 기쁨과 팔, 다리 움직여 깨우는 하루가 고맙다.

다시 꾸어보는 나의 꿈은 무얼까?

‘해리 포터’ 같은 책을 내어 아이들에게 저작료 유산으로 남기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가당키나 하는 소린가. 여전히 세상 것에 연연한 모습이 부끄러워진다.

‘꿈’은 꾸는 자의 행복이다.

노경민 수필가｜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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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민 수필가는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스마트폰 전자책문학 ‘파란풍경마을’ 시낭송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간결한 문체의 정갈한 수필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