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만지다] 바라나시에서

골프타임즈l승인2018.07.11l수정2018.07.12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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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나시에서

발을 보았네

어둡고 축축한

심장과 함께 푸르게 뛰던 발
까만 눈동자를 응시하던 발
가끔은 신발을 신던 발
또 가끔은 자신에게로 향하던 발
밥을 위해 눈물 흘리던 발
자주 휘청이던 발
더 자주 무릎 꿇던 발
크고 작은 문들을 지나
모래사막을 걷고 또 걸으며
갠지스강에 도착한
앙상하게 낡은 저 두발
화장터 불 꺼진 장작 위에
가지런히 누워있네
끝내 죽음조차 가난한
발뿐인 발
발만 남은 발
아직도 이승에 남아
내 눈을 밟고
물컹한 내 삶을 밟고
저벅저벅 걸어 들어오는
타다 남은 저 두발
그 발에 걸려
자꾸 넘어지는 내발
    -성채목 시인의 시 <바라나시에서> 전문-

[생각 하나]
인도의 북부를 꿰뚫고 2,506 km를 흐르는 갠지스 강은 화장터를 방불케 한다. 그 강변의 도시가 바라나시다. 힌디어로는 강가(Ganga)인데, 어원을 따지면 산스크리트어로 '빠르게 가는 것'이란 뜻이라고 한다.

외국인들이 보기에 갠지스강은 그저 더러운 강이지만, 힌두교인 들에게는 성스러운 강이다. 또한 불경에도 언급된다. 갠지스 강에서 목욕도 하고 사람이 죽으면 시체를 화장해서 갠지스 강에 뿌려주기도 한다. 그만큼 갠지스 강은 힌두교인, 그리고 인도인에게 어머니와 같은 존재이고 또 공경의 대상이다.

힌두교에서 시체를 화장함은 영혼을 정화한다는 의미이다. 그렇기에 영혼을 정화할 필요가 없는 승려나 아이의 장례식일 경우 시체를 그냥 물에 흘려보낸다.

문화적 쇼크를 주는 곳이다. 시체, 그리고 말단부만 타서 사라진 정말 끔찍한 시체가 강물에 둥둥 떠다니고 그 시체를 파먹는 새나 파리도 볼 수 있다. 그렇게 옆에 시체가 흘러가는데 빨래와 목욕, 심지어 물병에 떠서 마시는 사람도 있다. 바로 조금 위에서 사람들이 똥오줌을 싸대고 청소부가 소똥을 강에 쓸어 넣는데도 말이다. 불결함과 충격이 가득한 최악의 여행지일 수도 있고 삶과 죽음 그리고 일상이 뒤섞인 곳에서 인생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계기를 갖는다.

발의 이미지는 여러 가지로 변용된다. 걸어 다니는 발, 이승과 저승을 오고가는 발, 그리고 치우의 발, 환웅의 거대한 발, 거인의 발, 이 지상에 도래한 천신의 발 이미지는 우리의 신화 속에서 의식 속으로 스며들었다.

‘타다 남은 저 두발/그 발에 걸려/자꾸 넘어지는 내발’ 참으로 충격적이고 삶과 죽음의 경계는 무너지고 있다.

시(詩)를 만지다 보러가기➧시를 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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