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문정호 기자] 24일 우정힐스CC(충남 천안, 파71, 7,328야드)에서 열린 KGA(대한골프협회)와 아시안투어 공동주관 코오롱 제61회 한국오픈(총상금 12억원, 우승상금 3억원) 최종라운드 최민철(30)은 보기 2개, 버디 4개를 잡고 2언더파 69타 최종합계 12언더파 272타(69-70-64-69)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연속 3개 대회 준우승의 한(恨)을 풀고 내셔널타이틀 대회에서 생애 첫 승을 거머쥔 최민철은 우승상금(3억원)과 디오픈 출전권까지 획득했다.

지난 2011년 코리안투어에 데뷔해 드라이버 입스로 고생하는 등 극심한 부진을 겪으며 2부 투어를 전전했다. 어렵게 코리안투어에 출전했던 최민철은 2016년 시드를 상실했다.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QT(퀄리파잉 토너먼트)에 출전 지난해 투어에 복귀했다.

최민철은 뉴질랜드 유학시절 골프를 시작했으나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한동안 골프채를 놓았다. 더 이상 골프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지인의 도움으로 다시 골프를 시작했다. 경제적인 이유로 투어와 레슨을 병행했던 지난해 최민철은 코리안투어 시즌 후반 3개 대회 연속 준우승 한(恨)을 마음에 품고 실력을 연마했다.

이번 대회에서 최민철은 안정된 기량과 탄탄한 경기력으로 내셔널타이틀 주인공이 됐다.

최민철은 16번홀(파3)에서 3퍼트 보기로 먼저 대회를 마친 박상현(35, 10언더파)과 1타차 선두로 두홀 만을 남겼다. 심리전에서 밀리면 패할 수도 상황에서 최민철은 흔들리지 않고 17번홀(파4)을 파로 마무리하고 18번홀(파5)에서는 통쾌한 버디를 잡아내며 환호했다. 12언더파, 2타차의 완벽한 승리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경기를 마치고 최민철과 인터뷰를 가졌다.

▲ 우승 소감은?
우승하기까지 위기 상황도 있었는데 잘 극복했다. 11번홀에서 럭키 바운스가 되면서 버디까지 연결됐다. 그러면서 우승까지 한 것 같다.

▲ 18번홀 세컨샷은 과감했다.
(박)상현이 형의 스코어를 몰랐다. 세컨샷 거리가 자신 있어 망설임 없이 공격적으로 쳤다. 그린 쪽으로 걸어오면서 스코어를 봤더니 1타 차였다. 핀까지 230m 됐다. 3번 우드로 쳤다.

▲ 본인만의 플레이 비결?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했고 스코어나 실수에 연연하지 않았다. 내 플레이에 최대한 집중했다.

▲ 디오픈 참가하게 됐다. 각오는?
유명 선수들도 많지만 이 기세를 몰아 잘 적응해서 디오픈까지 우승하겠다.

▲ 이 기쁨을 누구와 함께하고 싶나?
후원사를 비롯해 저를 도와주신 분들이 많지만 아무래도 함께해온 부모님과 양부모님께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

▲ 생애 첫 승을 하면 눈물을 흘리는데 덤덤하다.
원래 성격이 그런 것 같다. 울음보다는 너무 기뻤다. 드디어 해냈구나하는 느낌이고 기뻤던 감정이 더 컸다. 집에 가면 울 수도 있는데 지금은 이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

▲ 이번 대회 우승 비결?
사실 퍼팅이 안 됐는데 이번 대회 전 감을 좀 찾았다. 시합 때는 잘 됐다.

▲ 스윙 장점?
압박감 속에서도 확실히 칠 수 있다는 것이 나만의 장점인 것 같다. 오늘도 그랬다.

▲ 지난해 중반까지도 무명이었다. 짧은 시간에 준우승 3회와 우승까지 비결은?
이전에는 심리적으로 위축이 많이 됐다. 스스로에게 나도 우승할 수 있다고 말하고 위축된 경기를 했다. 지난해에는 ‘이번에도 잘 안 되면 미련 없이 골프를 접겠다’는 각오였다. 압박감 속에서 나만의 구질을 연습했던 결과가 지난 시합 때 자신감으로 왔다.

▲ 지난해 한국오픈이 올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나?
지난해 3라운드 선두권에서 경쟁했던 기억 때문인지 이 코스는 잘 맞는 것 같다. 올해도 남들 실수할 때 나는 지키면서 플레이를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 생각했다.

▲ 우정힐스는 지난해 첫 경험인가?
작년 예선전 때가 처음이었다. 이 대회에 두 번 나와 6위와 우승을 했다.

▲ 양아버지와의 만남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연습생 시절에 만났다. 양부모님의 아들(장태우)이 나보다 5살 많다. 형이랑 연습생 생활하면서 운동했고 그때 레슨을 해주면서 친해졌다. 당시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졌다(2007년). 형에게 사정을 얘기하니 부모님을 만나보라고 했다. 사정을 들은 양부모님은 “꿈을 키울 때니 돈 걱정하지 말고 연습을 하라”고 했다.
양부모님도 여유가 많았던 건 아니어서 그동안 힘들었다. 꿋꿋이 참으면서 했던 게 지금까지 왔다. 지난해 이름을 알리고 우승할 실력을 쌓으면서 혼자 많이 울었다. 이제 시작이니까 양쪽 부모님께 기쁘게 해드리고 싶다.

▲ 그 형이 레슨코치인가?
이번에도 형(장태우)이 첫날부터 와서 레슨을 해줬다. 틀어지면 많이 잡아줬고 오늘 아침까지도 점검받았다.

▲ 부모님께 해드리고 싶은 것은?
딱히 생각은 안 해봤는데 우승컵 드리면 좋아할 것 같다.

▲ 이번 우승으로 아시안투어와 유럽 대회도 출전한다.
이제 우승 물꼬를 텄다. 몸 관리 잘하고 장기 살려 많은 승수 쌓는 게 목표다.

▲ 스킬 부분에서 보완해야 할 점?
그린을 놓쳤을 때 리커버리 능력이다. 케빈 나 선배도 보면 그린을 놓쳐도 다 세이브에 성공했다. 그런 부분을 보완하겠다.

▲ 아시안 투어 출전 계획은?
원래 일본투어 큐스쿨을 보려고 했는데 그건 일단 보류하겠다. 시합을 다 나가는 것도 좋지만 몸 컨디션 보면서 참가할 계획이다.

▲ 여자 친구 있나?
있다.

▲ 여자친구에게 한마디 한다면?
우승했다.(웃음)

▲ 올 시즌 갖고 싶은 개인 타이틀이 있다면?
메이저대회인 신한동해오픈 욕심이 있다. 지난해 먼데이 예선에서 떨어져 출전하지 못했고 지난해 연장에서 졌던 현대해상 인비테이셔널에서 올해는 꼭 복수하고 싶다. 올해 3승 채우는 게 목표다. 그러다 보면 내게도 많은 기회가 올 것이다.

▲ KPGA선수권 출전 각오?
메이저 대회여서 욕심난다. 좋은 기억이 있으니 잘 하겠다.”

사진제공=KPGA
문정호 기자｜karam@thegolftimes.co.kr
< 저작권자 © 골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