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민 푸념에세이 85화] 제2의 쉴 자리

‘귀도(歸都)’ 말고 ‘전원’으로 노경민 수필가l승인2018.06.13l수정2018.06.1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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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타임즈=노경민 수필가] 저 하늘의 별도, 달도 다 따줄게.

조금만 기다려, 기다려라 하던 것이 벌써 60이 넘었다.

60세 전후해서 귀농이냐 귀촌이냐 한다는데, 농사지을 힘도 없으니 전원주택이나 지어 노후를 편안하게 즐겨야 하지 않은가.

“얘! 땅만 사서 들어간다고 될 일이 아니야. 잘못하다간 다시 도시로 ‘귀도’해야 한다고. 마을 사람들 등쌀에 못 견디고 돌아왔다잖아.”

농촌에도 자기들만의 향토애가 있어서 동네 발전을 위해 발전기금 내라고 한다. 그러기만 한가. 콩이야, 팥이야 오만 참견 다 하지.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일은 무에 그리 많은지 계속 오라 가란다. 그래서 이거 아니다 싶어 도망왔단다. 오붓하니 둘이 편안하게 살려던 것이 사람들한테 시달림만 당하고 돌아왔단다.

시골 인심이 더 무섭다고 고개를 내두르지만, 않은 사람도 있다. 이장이나 아는 연장자가 있으면 마을 사람들도 호의적이다. 인맥의 힘은 농촌도 마찬가지란다.

“그러니까 아예 전원마을로 들어가야 한다고. 전원택지 사서 큰 집도 필요 없어. 부부가 쉴 공간에 주말이면 자녀들이 와서 머물 거실만 있으면 돼. 마당 잔디밭에 손자를 위한 그네도 걸어놓고 한쪽에 텃밭이나 가꾸고. 장미 아치 덩굴에 꽃밭 만들어 꽃구경이나 하는 거지.”

저번 주 다녀온 친구의 전원마을이 마음에 들어 들썩들썩 야단이다. 그 친구가 처음 들어갈 때는 두 집밖에 없던 곳이었는데 서너 해가 지나면서 마을이 형성되어 집도 아담하게 꾸미고 정원도 잘 가꾸어 놓았다. 마당엔 블루베리 나무도 심고, 매화나무에 매실도 달려 있으니 금상첨화다. 오월에는 장미 덩굴이 아치로 뽐내고, 잔디밭의 통나무 그네는 흔들흔들, 지상천국이 여기다.

도시를 떠나면 일이 없을 것으로 여겼는데, 친구는 근처 공장에 아르바이트로 용돈도 벌며 생활을 누리고 있었다.

주말이면 아들, 딸 부부가 손주를 데리고 와 바비큐 파티도 벌리고, 친구들을 불러 즐기니 외로워질 새도 없이 바쁘단다.

시작도 못 한 도시 친구들은 부러운 눈길만 던지다가 도시로 돌아가며 옛 대중가요를 읊조린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임과 한 백 년 살고 싶어.

노경민 수필가|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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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민 수필가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스마트폰 전자책문학 ‘파란풍경마을’ 시낭송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간결한 문체의 정갈한 수필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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