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노경민 수필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어오르고, 빠드득빠드득 돌도 씹어 먹는 소화력. 그 튀어 오르던 몸은 어디로 갔는지 세월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한 끼만 먹어도 하루 칼로리 절반을 차지하는 돼지고기 수육. 온갖 먹을거리를 다 토핑하여 쫀득쫀득 치즈까지 올려 먹는 피자. 바싹하게 튀긴 치킨에 잘 숙성된 수제 맥주 한 잔! 혀 위에 올리면 스르르 눈이 감겨오는 달콤한 디저트! 세상 먹을거리가 포화상태다.

“얘는 뭐 음식 먹는데 까다롭게 야단이니. 뭔 순서를 지키라는 거야. 얼마나 오래 살려고. 여태 그렇게 먹고 살아도 탈 없이 살았다. 유난스럽긴.”

과일은 식사 중에 먹어야 하고, 물도 식사 한 시간 전에 먹어 위를 채워놓으면 식사량이 줄어드니 다이어트 효과 있단다. 밥보다 반찬을 더 많이 먹고 오색을 갖추어 먹으란다. 국도 먹지 말고, 매운 거 짠 거는 더 안 되고, 채소 먼저 먹고 다른 반찬 먹고 나서 밥을 먹는 식으로 탄수화물을 줄이란다.

어디서 들었는지 건강 챙기기 도우미로 나선 것 같다.

“먹어도, 먹어도 살이 안 찌는 나는 어찌해야 하니? 밤마다 라면 끓여 먹고 야식으로 채워도 살이 안 찐다.”

행복한 고민이다. 그야말로 희망 사항이다. 물만 먹어도 살찐다고 아우성인데…….

그러면 고 칼로리 식을 먹어야지. 말린 과일이나 삼계탕, 잡채, 갈비찜이랑 먹고, 너무 많이 움직이지 말고 지방을 저축해라. 어지간히 움직이고, 저런 애들은 그만큼 움직이니까 살이 안 찌고 먹는 것도 절제가 되나 봐.

아래턱이 투 턱이요, 뱃살은 삼겹살이다 못해 출렁이고 무릎은 체중에 눌려 삐거덕거리는데도 먹는 걸 줄일 수도 없고, 안 좋은 건 더 먹고 싶으니 어쩌란 말인가.

먹고 또 먹어도 ‘0’ 칼로리는 없는가? 매일 먹는 밥이 ‘0’ 칼로리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며 ‘치느’님이라도, 술이라도, 술보다 안주인가, 또 하나, 마음의 안정을 주는 디저트라도 ‘0’ 칼로리라면 살기 좋은 세상일 거다.

“얘! 맛나게 먹으면 그게 ‘0’칼로리야.”

여기저기서 쏘아댄다. 그러니 살찌지.

노경민 수필가｜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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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민 수필가는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스마트폰 전자책문학 ‘파란풍경마을’ 시낭송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간결한 문체의 정갈한 수필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