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정노천 기자] 땅에 뿌리를 박고 움직일 수 없는 식물들은 자신의 존재감을 어떻게 나타내 보이는가? 옮겨갈 수 없는 제 몸의 생살을 찢고 터져 나오는 분출. 그걸 꽃이라고 부른다. 사람들아 꽃이 연약하다고만 볼 수 있는가? 움직이지 않고 묵묵히 인고의 노력으로 언 땅을 뚫고 저렇게 꽃을 피우는 것은 정말 엄청난 의지가 아니냐. 동토 속에서 서로 싸우고 이것저것 따졌다간 그대로 상처받고 내부에서 얼어 죽고 말았을 것이다. 끝내 참아내고 싹을 틔우는데 혼신을 다해 드디어 언 땅을 녹이고 싹을 드러내고 꽃을 피우는 저 모습.

인내는 아플수록 아름다움으로 증폭되는가? 홑으로 보지 말라고,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들의 힘. 식물성들의 영혼! 꽃 피우는 힘은 우주의 기운이다. 경외감으로 대하라. 그래야 나에게도 우주적인 기운이 들어온다. 꽃들의 향연에 초대된 그대들은 우주의 순환을 만끽하리라.

사진=김도준(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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