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민 푸념에세이 72화] 데이트 통장, 그거 괜찮아!

연애에도 결혼에도 돈이 문제지 노경민 수필가l승인2018.03.14l수정2018.03.14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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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타임즈=노경민 수필가] 봄이다.

새싹 돋듯 새신랑‧신부가 첫걸음을 내디딘다. 긴 여정을 시작한다. 서로 다른 생활관이 만나 조율해 가는 시간이다.

살아봐서 알지만, 사랑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사랑 위에 쌓이는 믿음과 희망, 행복을 만들어가는 과정만이 남아있다. 난 상대에게 괜찮은 배우자감일까. ‘남자 잘 만나서 팔자 고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요즘 애들은 어찌나 똑똑한지. 연애하면서도 데이트통장 만들어 데이트비용 쓴다잖아. 경제개념이 제대로 선 거 아니야?”

서로 동등하게 반반씩 통장에 넣고, 체크카드로 결제하며 편안하게 즐긴다는 거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자신의 돈으로 무엇을 하는지 밝히며 투명한 생각을 보인다. 나를 위해 돈 쓰는 남자가 좋기야 하겠지만, 늘 그럴 수 없는 것이 내 돈은 물론 남자친구 돈도 아끼고 싶어지는 단계가 온다. 결혼을 생각하는 시기다.

“소식 들었어? 연애할 때 외제차에 현금 펑펑 쓰고 다니다 결혼하고 보니 신용불량자래. 그래 결혼 일 년도 안 돼 이혼했잖아. 돈 씀씀이도 알아봐야 해.”

결혼은 현실이다. 아이도 낳아야 하고 기나긴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사랑 이외에도 무수히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10년 후엔 어떤 모습이 될지, 어떤 집에서 살고 싶은지, 어떤 차를 몰고 싶은지, 그렇게 하려면 결혼한 순간부터 어떻게 돈을 모아야 할지를 정해야 한다. 제일 더러운 게 돈이라고 그 말을 뱉어내기도 어렵다.

“그래! 걱정은 걱정이야. 둘 다 반듯한 직장에 맞벌이하니 걱정 없다 했는데, 사위는 손안에 쥔 돈은 안 풀려고 하고, 딸년은 여윳돈은 즐겨야 한다고 매번 싸우더라고. 누구 편을 들어야 하는지.”

인생을 즐겨야 한다고 외친다. 취미 생활도 해야 하고, 해외여행도 떠나야 하고, 남들 하는 거 나도 하면서 살아야 하는데 돈은 한정되어 있다. 먹고 살기 힘들 때는 삼시 세끼 챙겨 먹고 거기에 덤으로 자식 교육만 잘 시키면 부모로서, 어른으로서 할 일은 다 하던 시대가 있었다. 그때는 정말 등골 빠지게 앞만 보고 일했다. 여가는 돌아볼 새도 없었다. 그렇게 키운 자식들에게 용돈 한 번 제대로 주어봤는가. 어쩌다 한 푼씩 쥐여 주니 경제관념은 제로다.

“웬만큼 먹고살 만하고, 빚 없고 보증 선 거 없고, 마이너스통장이 없는 정도만 돼도 괜찮겠다 싶었는데. 까뒤집어 볼 수도 없고 답답하다.”

살아봐서 안다. 그놈의 돈 때문에 사니, 안 사니 하던 날들도 참 많았다. 돈 얘기하자니 자존심 상하고, 안 하고 당하자니 허덕여 모양새도 안 난다. 혼자 싸안기보다는 함께 풀어나가는 데이트통장도 좋겠다. 둘이 번 것을 투명하게 펼쳐놓고 계획하고 수정하며 풀어나가는 요즘 아이들이 참 똑똑하다.

노경민 수필가|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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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민 수필가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스마트폰 전자책문학 ‘파란풍경마을’ 시낭송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간결한 문체의 정갈한 수필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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