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31회 GS칼텍스 매경오픈 골프선수권대회’ 우승자 김비오.[사진제공=KPGA]
[골프타임즈=최양수 기자] 2012년 힘겹게 달려온 KPGA(한국프로골프협회) 투어가 지난 28일 경기도 포천의 일동레이크CC(파71·7169야드)에서 열리는 ‘SBS투어 윈저클래식’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2012 시즌 주요 타이틀 부문 수상자들을 살펴보면 상금왕은 올해 ‘제31회 GS칼텍스 매경오픈 골프선수권대회’와 ‘SK telecom 오픈’을 우승하는 등 단 3개 대회만을 뛰고도 4억4400만원을 벌어들인 김비오(22·넥슨)가 차지했다.
PGA(미국프로골프협회) 2부 투어인 웹닷컴투어에서 뛰고 있는 김비오는 지난해 5개 대회출전으로 상금왕에 오른 후 올해 일본과 미국 무대로 진출한 김경태(26·신한금융그룹)를 제치고, 역대 최소대회 상금왕이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최우수선수에게 주는 대상은 ‘SBS투어 해피니스 광주은행 제55회 KPGA 선수권대회’ 우승자 이상희(20·호반건설), 신인상은 ‘제28회 신한동해오픈’ 우승자 김민휘(20·신한금융그룹)에게 각각 돌아갔다.
최소타수상인 덕춘상에는 시즌 평균 70.417타를 친 김기환(21),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309.087야드를 때린 김봉섭(29·엘코드)이 장타왕에 올랐다.
위너스클럽을 살펴보면 올 시즌 개최된 13개 대회 중 김비오와 김대섭(31·아리지CC)이 각각 2승씩을 챙겼고, 이상희, 최진호(28·현대하이스코), 이인우(40·현대스위스), 김대현(24·하이트진로), 최경주(42·SK텔레콤) 등 기존 챔피언들과 김민휘, 백주엽(25) 등이 프로데뷔 첫 승을 거두며 새롭게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사진=‘제28회 신한동해오픈 우승자’ 김민휘.[사진제공=KPGA]
올해 역시 매해 그래왔던 것처럼 국내 남자골프투어에서 절대강자가 없는 춘추전국시대의 모습을 이어갔지만 2012 시즌에는 새로운 스타플레이어가 탄생하지는 않았다.
그 원인으로 이미 3∼4년 전부터 정상급 선수들이 해외 투어로 빠져나가면서 스타플레이어 부재 현상의 심화를 불러왔다.
또한 KPGA가 내분에 휩싸여 투어를 활성화하지 못하며 국내 남자 선수들이 제 기량을 펼칠 무대를 갖지 못한 것도 원인 중 하나다.
KPGA는 올해 초부터 협회장 자리를 놓고 집행부와 반대파가 법정 소송을 벌이고 준회원과 정회원의 갈등 등 집안싸움이 심해지면서 지난해 17개였던 정규대회는 올해 13개로 축소되며 피해는 선수들에게 돌아갔다.
그리고 올해 열린 13개 대회 중 7개가 유럽프로골프투어, 아시아투어, 원아시아투어 등 해외 투어와 공동 주관한 대회여서 외국선수들에게 일정 시드가 배정돼 국내 선수들의 대회 출전 숫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 전반기에는 국내 시드권자가 모두 나설 수 있는 대회가 지난 6월에 끝난 ‘제7회 메리츠솔모로 오픈’ 단 1개밖에 없을 정도였다.
아시안투어 시드권을 가진 선수들은 아시안투어에 출전하는 등 활동을 이어갔지만, 그렇지 못한 선수들은 대회에도 출전하지 못한 채 반년을 보내야만 했다.
▲사진=‘코오롱 제55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 우승자 김대섭.[사진제공=KPGA]
스타플레이어의 부재와 협회 내분 등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쇼트게임의 달인’ 예비역 김대섭의 선전은 돋보였다.
지난 8월 군복무를 마치고 투어로 복귀한 김대섭은 9월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에서 시즌 첫 승을 올린 뒤 10월 열린 국내 최고의 권위와 명성을 자랑하는 ‘코오롱 제55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서도 정상을 차지하는 실력을 뽐내는 등 올 시즌 7개 대회에서 2승을 수확하는 저력을 선보이며 개인 통산 10승째를 수확했다.
특히 김대섭은 아마추어 시절이던 1998년 ‘제41회 한국오픈’과 2001년 ‘제44회 한국오픈’을 제패한데 이어 올해도 ‘코오롱 제55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서도 정상에 올라서며 ‘한국오픈의 사나이’라는 명성을 이어갔다.
김대섭은 시즌 막판 상금 랭킹 2위로 뛰어올라 상금 레이스에 불을 붙였지만 대회 출전 수가 적어 마지막 역전에 성공하지 못했다.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해야만 개인 통산 첫 상금왕이 가능했던 김대섭은 ‘루키’ 백주엽이 우승을 차지하면 아쉽게 시즌을 마쳤다.
이와 함께 국내 남자 골프계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올해 스무 살인 이상희가 올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선보이며 대상 포인트 2995점을 획득, 강경남(2720점)을 275점 차로 따돌리고 대상을 수상했고 프로데뷔 후 첫 우승과 함께 신인왕을 차지한 김민휘 등 국내 젊은 선수들이 2012 시즌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그렇지만 이들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국내 무대에서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올해를 빛낸 국내 젊은 선수들 역시 국내 투어가 활성화되지 않는다면 우수한 유망주들의 설 자리가 없어지고 해외로 눈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결국 새로운 스타플레이어가 탄생되지 않으며 흥행몰이에 실패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남자골프는 미래 스타플레이어로 대성할 젊은 선수들을 국내 무대에서 더 활약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대책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에 놓였다.
최양수 기자｜pluswa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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