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박소향 시인] 가볍게 부서지는 것에도 무게가 있듯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야 할 것들이 흔들릴 때 문득 세월의 깊이가 느껴진다.

슬픔은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이내 현실로 돌아와 흩어진 것들을 정리한다. 그렇게 나이의 연륜은 가끔 고뇌 앞에 무너진다.

한동안 무채색이었던 계절이 지독한 몸살기를 남기고 떠나갔다.

이제 나무와 꽃들을 기다리며 어떤 유토피아처럼 다가서는 삼윌. 오랫동안 꽃들의 부재가 너무 그리웠던 사람들에게 기다림의 유채색은 얼마나 큰 설렘인가.

햇살이 유영하는 그 봄날 내 존재의 의미가 조그맣게 떨리듯이 말이다.

환하게 필 목련의 그날

어쩌면
너의 부재가 그리웠는지 모른다

저 들판 나무들 사이마른 갈대가 짙은 호르몬을 날리고
슬픔의 이유도 없이 무작정
꽃이 되고 싶은 날

분주한 빗줄기처럼
허허로운 가지마다 물이 오르면
어디선가 그리움의 냄새가 난다

여윈 허공 가득 피어날
목련의 그날 앞에
존재의 의미는 언제나 떨리듯이

박소향 시인｜mas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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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박소향은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시와수상문학 사무국장으로, 스마트폰 전자책문학 ‘파란풍경마을’의 시낭송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시사랑운동’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