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 이글 퍼트로 우승하는 순간 필름처럼 인생이 스쳐 지나갔다

국내 복귀 후 첫 승...연장 승부 첫 승 ‘행운의 이글’ 문정호 기자l승인2018.03.11l수정2018.03.1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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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타임즈=문정호 기자]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2018시즌 개막전에서 장하나(26)가 우승했다.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에서 활동하다 지난해 5월 국내 복귀 후 거둔 첫 우승이며 연장 승부에서 거둔 첫 승이다.

11일 베트남 호찌민 트윈도브스GC(파72, 6,457야드)에서 열린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한국투자증권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최종라운드 장하나는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고 최종합계 12언더파로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챔피언조에서 우승을 노리는 하민송(22)의 18번홀 세컨샷이 벙커에 빠지면서 위기에 몰렸으나 이글이 될 뻔한 극적인 벙커샷은 버디로 마무리되고 두 선수는 동타로 승부는 연장에서 결정났다.

그동안 세 번의 연장 승부<2013년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패(상대 허윤경, 이정은5, 변현민), ADT캡스 챔피언십 패(상대 최유림), 2017년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패(상대 이정은6)>에서 모두 패한 장하나는 이날은 달랐다.

연장 1차(18번홀)는 버디로 무승부, 연장 2차전 장하나는 이글 찬스와 버디 기회 마저 놓쳐 두 선수 모두 파로 3차 연장에서 하민송의 세컨샷이 워터 해저드에 빠져 위기에 몰린 사이 장하나의 세컨샷은 홀에 근접 이글을 잡으며 승리, 연장 패배의 아픔에서도 벗어났다.

장하나는 국내 복귀 후 18번째 대회에서 우승이자 897일(2년 5개월 13일)만에 달콤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대회를 마치고 장하나와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다.

우승 소감?

마지막 우승이 3년 전이라 복귀하고 우승이 간절했다. 아쉬운 준우승도 두 번 있었고 샷감이 저번 주부터 쭉쭉 타고 올라와서 기대했다. 목표가 12언더였다. 대회 전에 누가 우승 스코어 예상해보라 해서 대회하기 전부터 하루에 4타씩 줄여서 12언더라고 했는데 현실이 돼서 소름이었다. 우승해도 좋고 못해도 좋고 목표를 이뤘구나했다. 얼마 전에 어머니 생신인데(2월 22일) 늦었지만 선물을 한 것 같아서 기쁘다.

18번째 대회 만에 우승인다.
작년에 KLPGA투어 복귀할 때 우승 욕심은 없었다. 가족의 행복을 위해 돌아왔기 때문에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즐기려고 했는데 경기하다 보니 욕심이 났다. 그래서 우승이 늦게 찾아왔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외국에서 뛰다 오면 다 잘 할 거라는 인식이 있고 우승 언제 하냐는 얘기를 주변에서 많이 해서 부담은 많았지만 그 우승이 오늘 우승에 약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우승하고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이글 퍼트를 넣고 파노라마같이 모든 게 다 떠올랐다. 힘들었던 일, 아버지랑 싸운 일, 어머니한테 힘들다고 말하면서 울었던 일, 첫 우승했던 일까지 떠올랐다. 한 장의 필름처럼 스쳐지나갔다.

우승 세리머니 준비는, 싸이의 뉴페이스 춤을 추었다.
연장 승부로 이겼기 때문에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우승 세리머니를 안하려고 했다. 방송 쪽에서 요청해 뉴페이스를 했다. 작년부터 준비했다. KLPGA투어에 복귀했으니 다시 뉴페이스로 등장한다는 의미다. 오늘은 상대 선수를 배려해서 작게 했다. 이글퍼트 넣고 나서는 천주교라서 감사의 기도를 했다.

▶ 3년 전 우승과 다른 것은?
3년 전에는 완벽하게 자리 잡지 않은 상태에서 감으로만 우승했고 지금은 골프에 대해서 이해를 한 상태에서의 우승이라는 점이 다르다. 이제 중견골퍼가 됐고 노련미도 생겨서 돌아갈 때는 돌아가고 공격적일 때는 공격적으로 하는 방법을 알았다. 많이 성숙해진 것 같다. 오늘 우승도 계획대로 물 흐르듯이 이뤄낸 것 같다.

작년과 달라진 것은?
작년에 돌아와서 제일 먼저 걱정됐던 것은 어머니의 건강이었다. 건강이 좋아지면서 마음이 잡혔다. 작년에는 골프보다 엄마와 가족이 우선이었는데 이제는 안정적이어서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 올해는 노력한 만큼 이룰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코치는?
지난주부터 최현 코치에게 배우고 있다. 웹닷컴 투어에서 우승한 임성재 선수도 최현 코치한테 배우고 있다. 시즌 초반에 코치를 바꾼다는 게 사실 도전이지만 호주에서 공이 너무 안 맞아 어차피 안 맞는 거 도전한다는 마음에 소개를 받았다. 도전을 해봐야 실패도 경험하고 성공도 경험한다고 생각한다. 클럽도 바꾸면서 마음가짐이 새로워졌다.

동계훈련의 성과가 있었나?
동계훈련이 작년만큼 성공적이지 못했다. 코치 없이 간 것이 처음이었다. 매일 4시 반에 일어나서 운동을 했는데 뭔가 한 것 같지 않아 불안했다. 새로운 코치 덕분에 한 달 간의 노력이 잘 맞춰진 느낌이다. 전지훈련은 체력훈련과 숏게임 위주로 했다.

코치에게 중요한 포인트를 배웠다고 들었다.
어떤 것인지는 말할 수 없지만 그 하나로 막혀 있던 게 펑 뚫린 기분이다. 완전히 달라졌다.

코스와는 잘 맞았나?
첫날은 티샷으로 고생을 많이 했다. 페어웨어 적중률이 40%도 안 된다. 아이언샷과 퍼트가 안됐다면 오버파 스코어가 나왔을 것이다. 잔디와 코스 상태가 좋았다.

경기하면서 스코어를 봤나?
16번홀 보기하고 한 번 봤다. 주변에서 스코어를 자꾸 말해줘서 후반에 지키려고 하다 보니까 버디도 많이 안 나왔다. 17번 티에서 스코어를 보고 16번홀 보기가 정말 큰 실수였다는 것을 알았다.

연장 승부 때 심정은?
작년에 연장에서 패해 안 좋은 기억이 많다. 프로가 되고 나서는 연장전에서 이겨본 적이 없다. 하지만 그 걱정이 무색할 만큼 자신감이 넘쳤다. 샷이 너무 좋아서 나가면 무조건 버디를 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장 2차전에서 퍼트 욕심을 내다가 실수한 것 같다. 하지만 그 3퍼트가 3차 연장에서는 도움된 것 같다.

이번 시즌 목표는?
골프 인생 목표가 통산 20승이다. 올해 목표는 4~5승으로 잡았다. 호주대회에서 이 샷으로 우승할 수 있을까 불안했지만 목표는 크게 잡자는 생각으로 4~5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18번홀 하민송 선수 경기를 기다리면서 연장 승부를 예상했나?
18번홀이 버디가 많이 나오는 홀이기 때문에 무조건 연장 갈 거라고 생각했다.

마지막 연장, 그린으로 걸어오면서 무슨 생각을 했나?
상대 선수가 몇 번째 샷이라는 걸 그린에 올라와서 알았다. 일단 내 공을 잘 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연장은 운이 중요한 것 같다. 상대 실수를 바라지도 않고 치던대로 쳐서 운이 좋으면 우승하는 거고 안 좋으면 2등을 하는 것 같다. 그냥 잘 쳐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LPGA 무대에 진출을 바라는 선들에게 조언한다면...
LPGA 진출은 확신이 없을 때 가는 게 좋다. 그래야 더 집중을 하게 되고 방심을 하지 않는다. 어린 나이의 선수들은 도전해볼 만 한 것 같다. 다른 선수의 플레이 볼 기회도 많아 노련미가 생긴다. 도전을 하고 싶다면 따지지 말고 도전했으면 좋겠다. 나는 좀 늦게 가서 힘들었지만 20대 초반이라면 도전해볼 만하다.

장하나 주요 홀별 상황
1번홀(파4) 3W->우측 러프 151야드->그린에지 2야드 PW->핀 앞 3m 2퍼트 보기
2번홀(파4) 3W->104야드 52도->핀 우측 1m 1퍼트 버디
4번홀(파4) D->173야드 5i->핀 우측 3m 1퍼트 버디
5번홀(파3) 8i->핀 뒤 1.5m 1퍼트 버디
7번홀(파4) 5W->101야드 52도 웨지->핀 뒤 2.5m 1퍼트 버디
8번홀(파4) D->124야드 PW->핀 우측 4m 1퍼트 버디
9번홀(파4) 3W->143야드 9i->핀 좌측 뒤 1m 1퍼트 버디
11번홀(파5) 5W->3W->103야드 52도 웨지->핀 우측 1m 1퍼트 버디
16번홀(파4) D->우측벙커 172야드->좌측 벙커 40야드 52도 웨지->핀 우측 5m 2퍼트 보기
18번홀(파5) D->168야드 7i->핀 좌측 7m 2퍼트 버디
연장 1차(18번홀) D->167야드 7i->그린 뒤 1m 48도 웨지->핀 우측 2.5m 1퍼트 버디
연장 2차(18번홀) D->164야드 8i->핀 뒤 7m 3퍼트 파
연장 3차(18번홀) D-> 161야드 8i->핀 앞 1m 1퍼트 이글

장하나 국내 대회 우승 현황(9승)
ㆍ2012년(1승) KB 금융 STAR 챔피언십
ㆍ2013년(4승)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러시앤캐시 행복나눔 클래식, 제14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2013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ㆍ2014년(1승) 2014 채리티 하이원리조트 오픈
ㆍ2015년(2승)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5, YTN-볼빅 여자오픈
ㆍ2018년(현재 1승) 한국투자증권 챔피언십

사진제공=KLPGA
문정호 기자|karam@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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