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닷컴투어 바하마 그레이트 엑수마 클래식 우승컵을 들고 있는 임성재

[골프타임즈=문정호 기자] 지난해 12월 PGA 웹닷컴투어(2부 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2위로 통과하며 올 시즌 시드를 확보한 임성재(20)는 2018년 1월 웹닷컴투어 개막전 바하마 그레이트 엑수마 클래식에서 우승하며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이어 출전한 두 번째 대회 바하마 그레이트 아바코 클래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상금순위 1위에 오른 임성재는 다음 시즌 PGA투어 진출 가능성을 높다. 시즌 종료 후 상금순위 25명에게 내년 PGA투어 진출권이 주어진다.

데뷔전 우승 당시 임성재는 “우승할 줄 상상 못했다. 그날 밤 잠을 이루지 못했고 ‘내가 무엇을 한 것일까’ 생각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웃음만 나왔다”고 말했다.

출전 목표는 예선 통과였다. 초반 변덕스런 날씨로 플레이에 어려움을 겪고 3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마치면서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우승을 목표로 나선 최종라운드에서 상상 속에서만 꿈꿔왔던 순간이 현실로 다가왔다. 우승이었다.

2015년 한국과 일본 큐스쿨을 단번에 통과하며 이듬해 한-일 양국에서 동시 투어에 데뷔한 임성재는 지난해 웹닷컴투어 도전에 나섰다.

데뷔 첫해, 한국 선수를 제외하고는 외국선수, 대회 관계자, 경기위원 등이 초면이라 서먹했다. 우승 후에는 달라져 그들이 먼저 ‘성재, 성재’ 부르면서 엄지척하며 알아봐주고 사진도 함께 촬영했다. 지금은 장난도 칠 정도로 친숙해졌다며 웃었다.

웹닷컴투어는 ‘지옥의 레이스’다. 날씨와 코스, 여러 환경에서 쉽게 적응하기 힘든 투어다. 미국, 브라질, 콜롬비아 등 중남미지역을 이동하는 문제, 음식, 숙소 같은 환경적인 어려움이 많다. 다행히 어딜 가든 적응을 잘하는 성격의 임성재는 열악한 부분도 있지만 부모님과 동행하고 있어 심리적으로 편하다고 말했다.

버바 왓슨(40, 미국), 제이슨 데이(31, 호주) 등 실력파 선수들의 웹닷컴투어 과정을 어떻게 보냈는지 등을 면밀하게 분석한 부모님의 내공이 임성재가 웹닷컴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선수들의 성적, 연습방식과 루틴, 식생활, 행동 습관 등은 기본적인 생활에 있어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고 투어 적응에 큰 힘이 되고 있다”며 부모님께 고마움을 표했다.

(이)동환이 형, (이)경훈이 형이 항상 챙겨준다. 대회 전 연습라운드도 함께 하고 코스 조언 등 많은 것을 도와준다. 우승 당시 먼저 경기를 끝낸 형들이 기다렸다 축하 세리머니를 함께 해줘 감동적이었다며 동료, 선배와 스폰서(CJ대한통운)의 든든한 힘이 안정적인 투어 생활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임성재는 지금 국내로 돌아와 고향 제주에서 머물며 숏게임 훈련과 이미지트레이닝, 샷감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웹닷컴투어 상금랭킹 1위 자격으로 PGA투어 진출이 목표인 임성재는 끝까지 자만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후 한국 선수 최초로 마스터즈 챔피언 재킷을 입는 것이며 맏형 최경주(48)의 PGA투어 아시아 선수 최다승 기록(8승)을 넘어 세계랭킹 톱10에 진입하는 것이 임성재가 생각하는 미래다.

꿈이 현실로 다가올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임성재의 드라마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8일부터 나흘 동안 열리는 웹닷컴투어 엘 보스코 멕시코 챔피언십 바이 이노바에 출전 두 번째 우승과 함께 상금랭킹 1위 굳히기에 나선다.

▲ 임성재가 아버지(임지택, 53세)와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 국내에서 휴식하는 동안에도 훈련을 진행했던 임성재

사진제공=KPGA
문정호 기자｜karam@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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