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정노천 기자] 올림픽 공원 나들이를 하면 꼭 들러봐야 할 명소가 있다. 올림픽공원에서 조각공원‧한성백제박물관을 둘러본 후 길 건너편에 있는 보헤미안(COFFEE 보헤미안 사람들)에 들러 커피 한잔의 진가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다른데서는 맛보기 힘든 핸드드립 커피의 진가를 그대로 재현해 커피마니어들에겐 더없는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들어서는 순간 커피를 직접 볶고 핸드 드립 하는 곳이라 그윽한 거피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언제부턴가 강릉이 커피 명소로 부각되면서 커피 마시러 강릉에 가는 사람들이 많다. 강릉에 가면 커피를 마셔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강릉 커피가 유명해진 것은 강릉 경포대, 안목 해변, 또는 사천에서 저 멀리 바다를 바라보며 마시는 환경적 요인이겠지만, 그래도 가시지 않은 궁금증은 커피와는 전혀 상관없을 강릉이 왜 커피 명소가 된 걸까?

여기엔 우리나라에 커피 문화를 형성한 일등공신 재일교포 박이추 대표(보헤미안 커피 설립자)가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서울 올림픽 공원 인근에도 박이추 보헤미안 커피에 매료되어 커피숍을 낸 사람이 있다. 올림픽공원 내 한성백제박물관 건너편에서 커피숍 ‘보헤미안 사람들(서울 송파구 위례성대로 58번지)’을 운영하는 배용기 씨가 그 주인공이다.

커피하면 강릉의 보헤미안 커피가 떠오르듯 직접 그곳에서 전수받고 일본에까지 가서 커피 기술을 쌓은 배용기 씨가 무려 3년 동안 가게를 직접 꾸미고 명가의 비법대로 커피를 우려내는 문화공간을 마련했다.

배용기 씨가 운영하는 이 커피숍에 들어서면 일반 커피숍과 다른 문화가 형성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커피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커피의 신선도다. 갓 로스팅한 커피에 바리스타의 손맛이 플러스 된다. 커피 한잔에 온갖 정성을 담는 그의 모습도 진지하다. 로스터리 커피숍을 찾아다니던 커피마니아들의 마음이 가는 이유다.

이곳에서 취급하는 커피는 21개 나라 생산지에서 온 원두다. 케냐 더블에이를 비롯 이디오피아의 예가체프, 코스타리카, 파나마 SHB 등 고급 원두다. 그렇기 때문에 한잔을 마셔도 커피 맛을 제대로 느끼고자 하는 마니아들이 물어물어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이곳 ‘보헤미안 사람들’에 커피는 이것저것 섞는 브랜딩 커피가 아닌 싱글 오리진이다. 전날 들여온 커피를 로스팅하고 여기에 주인장인 배용기 씨가 직접 손으로 드립해 낸다. 보헤미안 커피의 박이추 씨를 연상케 한다. 배용기 씨 역시 박이추 씨에게 커피를 전수받고 일본에 가서 바리스타 공부를 했다.

커피가 좋아 커피숍을 차린 만큼 본인이 즐기는 커피여서 자부심이 대단하다. 커피 품종이야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리베리카로 대두되지만 케냐를 비롯 수많은 생산지에서 나오는 원두가 바리스타 손끝에서 재창조되는 맛이 다르기 때문에 가슴이 설렌다고 한다.

‘사업자를 낸지 3년이 넘도록 오랜 수련의 시간을 갖고 공부를 했다. 커피를 알수록 커피의 세계는 무진장해서 같은 재료를 사용해서도 추출방식에 따라 다른 맛을 창출한다’고 말하는 그는 커피 매니아 위주로 보헤미안의 전통적인 커피 맛을 창출해가고 있다

“근래 보기 드문 추출과정으로 시중에서 기계로 다량 내리는 커피와는 확연히 다른 커피의 본래 맛을 예술품처럼 우려내는 몇 안 되는 집이다. 보헤미안을 찾는 이의 입맛을 맞춰주고 있는 이곳은 신맛, 단맛 등은 물론 바디감을 한껏 살려내어 커피 애호가들이 좋아할 것 같다” 일찍이 ‘커피데이’를 운영했던 국내 1세대 커피 전문가 조명해 씨는 ‘보헤미안 사람들’의 커피를 평가하고 있다.

‘보헤미안 사람들’에선 누구든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커피숍임에는 틀림없지만, 누구나 마실 수 없는 커피가 이곳에 있다.

정노천 기자｜jnc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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