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임즈=문정호 기자] 올 시즌 KPGA(한국프로골프) 코리안투어 준비를 위해 전지훈련에 매진하는 프로들 중에는 골프 이전에 지금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 종목을 먼저 시작한 선수(아이스하키 김태훈, 쇼트트랙 박준섭, 스피드 스케이팅 김지우, 스키 이수민)들이 있다. 그들에게는 평창이 남다를 것 같다.

아이스하키 출신’ 김태훈, 스틱 대신 클럽 올인
초등학교 시절 아이스하키를 시작한 김태훈(33)은 12세부터 2년간 선수활동을 하며 고향 전주(전북)에서 유망선수였다. 중학교 진학 시절 인근에 아이스하키부가 없어 힘든 시기를 보낸 김태훈(당시 14세)에게 야구선수 출신으로 1980년대 해태 타이거즈(現 KIA 타이거즈) 돌풍을 이끌었던 큰아버지(김준환, 원광대 감독)는 골프를 권했다.

“아이스하키를 하면서 기초 체력을 쌓은 덕분에 골프를 배울 때도 많은 도움이 됐다. 하키와 골프의 스윙 매커니즘이 비슷해 골프 습득이 빨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스하키는 재미있는 운동이라며 취미로도 배우고 싶지만 부상 위험 때문에 쉽게 도전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지훈련 중이라 방송을 보면서 평창올림픽을 응원하겠다고 했다.

KPGA 코리안투어에서 2승을 기록 중인 김태훈은 지난 2015년 ‘카이도골프 투어챔피언십 이후 우승이 없다.

현재 베트남 전지훈련 캠프를 차리고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김태훈은 시즌 전 해외 전지훈련은 처음이라고 했다. 그만큼 남다른 각오로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쇼트트랙 출신 박준섭, 빙판 떠나 필드에서 챔피언 꿈
7세 때 처음 쇼트트랙을 시작한 박준섭(26)은 단거리보다 장거리에서 좋은 성적을 보였고 집에 메달이 많은 걸 봐서는 당시 괜찮은 선수였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유망주로 성장하던 13세 때 무릎 부상으로 스케이트를 벗고 골프로 전향했다.

골프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재미있었다는 박준섭은 쉽게 적응할 수 있었고 쇼트트랙을 통해 균형감과 하체 힘을 키울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

국가대표 상비군(2010년~2011년)을 거쳐 2013년 KPGA 코리안투어 데뷔, 아직 우승이 없는 박준섭은 올 시즌 목표는 우승이라며 현재 국내에서 체력 훈련과 스윙 교정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스피드 스케이팅 출신 김지우,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 훈련 동기’
지난해 KPGA 챌린지투어 상금순위 2위에 오르며 4년 만에 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김지우(28)는 7세 때 스케이트와 인연을 맺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매년 전국체전에서 메달을 목에 걸며 각종 대회에서 우승한 횟수만 30번이 넘는다. 미래가 유망한 선수로 13세 때 스피드 스케이팅 주니어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생명이 짧았던 당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였던 선배가 10만원짜리 레슨 시장을 전전하는 것을 보고 충격, 회의감에 빠진 김지우는 인라인 스케이트와 MTB 등 타 운동에 고민하던 중 아버지의 권유로 2006년 골프채를 잡았다.

익사이팅한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절제된 동작과 상대적으로 정적인 골프를 적응하기가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적응하기까지 몇 년 되지 않았지만 골프가 재미있고 매일 또다른 매력을 경험한다고 했다.

평창 동계 올림픽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남다르다. 현재 선수로 출전하고 있는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 등과 어렸을 때 5~6년 동안 함께 숙소 생활을 했던 각별한 사이다.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선수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김지우는 올림픽은 항상 목표였고 꿈이었다. 골프가 하계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된 만큼 꼭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경기 운영과 숏게임을 중심으로 현재 태국에서 전지훈련 중인 김지우는 오랜만에 KPGA 코리안투어에 복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싶다. 시드 유지가 목표지만 우승도 도전해 보겠다는 당찬 의욕도 보였다.

스키 출신 이수민, 강원도 평창 고향
고향이 평창인 이수민(25)은 스키를 먼저 접했다. 스키선수 출신인 아버지 이정열(53) 씨는 대한스키지도자연맹 이사로 평창에서 스키숍을 운영하고 있다.

골프 비전과 아들의 재능을 믿은 아버지의 권유로 초등학교 4년 스키에서 골프로 전향했다.

국가대표 상비군(2009년~2010년)과 국가대표(2011년~2014년)를 지낸 이수민은 2013년 군산CC오픈에서 아마추어(20세) 신분으로 우승했다. 2015년 코리안투어 데뷔 그해 군산CC오픈 정상에 올라 아마추어와 프로로 동일 대회 우승자가 됐고 KPGA 코리안투어 명출상(신인상)을 수상했다.

“아버지께서 체력훈련을 많이 시켰다. 특히 하체 트레이닝을 많이 했는데 산도 많이 올랐고 용평스키장 슬로프도 많이 뛰어 다녔다. 스키도 하체가 중요하듯 당시 훈련이 골프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유러피언투어 선전 인터내셔널 우승 이후 유럽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수민은 15일 개최하는 ‘NBO 오만오픈’에 출전 우승에 도전한다.

사진제공=KPGA
문정호 기자｜karam@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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