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골프타임즈=최양수 기자] 국내 유일의 LPGA(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 정규대회인 ‘LPGA 하나·외환 챔피언십’(LPGA KEB·HanaBank Championship·총상금 180만 달러·우승 상금 27만 달러)이 지난 21일 끝났다.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GC 오션코스(파72·6364야드)에서 열린 이번 대회는 수잔 페테르손(31·노르웨이)이 카트리나 매튜(43·스코틀랜드)와 최종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동타를 이룬 후 3차 연장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2007년에 이어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마무리됐다.
◇현장 기록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갤러리들의 관람 문화는 여전히 문제점을 드러냈다.
‣친절한 하늘 씨! 이날 김하늘의 매너가 관람객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카트리나 매튜(43·스코틀랜드), 아사하라 뮤뇨즈(25·스페인)와 같은 조에서 경기를 펼치며 두 선수를 챙겨주고 경기할 때 주변 갤러리들에게 두 선수가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조용히 해 줄 것을 부탁하는 등 한국인의 매너를 선보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김하늘도 12번홀 그린에서 홀아웃을 한 후 이동하면서 갤러리의 카메라 셔터 소리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13번홀에서 세계 여자 골프 랭킹 1위로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인 청야니(23·대만)가 세컨드 샷을 하려는 순간 그린 쪽으로 음악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Boney M’의 ‘Sunny’라는 80년대 추억의 팝송이 흘러나왔는데 이 노래는 2011년 영화 ‘써니’의 주요 장면 배경 음악으로 등장한 바 있다.
‣스카이72GC 오션코스에는 바위 절벽이 많이 있다. 자칫 잘못하면 사고가 발생할 수 있지만 관람객은 선수들을 더 좋은 위치에서 관람하겠다는 욕심으로 바위를 올라가는 모험을 감행했다. 이 모습을 카메라로 찍은 외국 관람객은 “좋은 위치에서 관람하는 것도 좋지만 안전한 관람이 우선이다”며 한마디 했다.
‣청야니 캐디가 14번홀에서 카메라에 대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14번홀 티잉 그라운드에서 갤러리를 향해 "No Camera Please"를 외치며 반응을 보이기 시작해 14번홀 세컨드 샷 지점에서 행사 자원 봉사에게 관람객들이 카메라 찍는 걸 막지 않는다며 제스처와 함께 강력하게 어필하는 모습을 보였다.
‣16번홀부터 18번홀까지 갤러리 통제가 사실상 무너지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안전 요원들이 선수들의 플레이를 위해 관람객을 통제했지만 많은 인원이 몰리며 안전 요원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선수에게 영향을 미쳤다.
‣16번홀 티잉 그라운드 왼쪽에 위치한 호수 바위에서 관람객이 휴식을 취하는 등 선수의 플레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16번홀 그린에서 안전 요원과 갤러리가 언성을 높이며 실랑이를 벌였다. 사건은 사진을 찍는 갤러리를 안전 요원이 제지하자 갤러리가 사진 찍는 자율권을 내세운 것. 두 사람은 언성을 높였지만 안전 요원이 물러나며 더 큰 싸움으로는 번지지 않았다. 안전 요원은 뒤돌아서며 “갤러리 매너도 모르는 사람들은 입장을 금지해야 한다”고 말하며 물러났다.
‣17번홀 입구에서 남자 2명이 막걸리를 마시고 있었으며 알람소리, 전화벨소리에 그치지 않고 선수가 플레이를 하는 상황에서 전화 통화를 하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바람이 장난치는 18번홀! 이날 18번홀에서는 강한 바람 탓에 트러블 샷을 경험한 선수들이 있었다. 청야니, 2002년 초대 대회 챔피언 박세리(35·KDB금융그룹) 등은 바람으로 인해 그린을 넘어 VIP라운지 건물까지 굴러가는가 하면 산드라 갈(27·독일), 렉시 톰슨(17·미국) 등도 어려운 벙커샷을 경험해야했다.
또한 18번 홀에서 진행된 연장전에서도 수잔 페테르손(31·노르웨이)과 카트리나 매튜도 그린 앞, 뒤에 위치한 좌, 우측 모든 벙커의 지옥을 경험했다.
‣18번홀 관람석에서 대회를 관전하던 관람객들이 K방송 카메라에 대해 ‘공공의 적’이라는 표현을 썼다.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고 싶은 관람객들 앞에 카메라를 들고 나타나서는 선수들의 모습을 가리면서 ‘공공의 적’ 표현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행사 관계자들이 2차 연장이 끝나고 3차 연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번만 더 연장 가면 아무거나 집어 던질거야”라고 경박함을 나타냈다. 3차 연장에서 수잔 페테르손이 이기는 순간 행사 관계자들이 우승한 선수보다 더 기뻐했다.
최양수 기자｜pluswater@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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